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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센터 풍향계]펀드 판매사, 금소법 가이드라인 불구 고충 '여전'PB들 "가이드라인 변화 체감 못해"…최소가입액 높은 사모상품 권유 심화

김진현 기자공개 2021-10-07 07:28:33
"여전히 기본 한시간은 예사입니다.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곤 하는데 바뀐 걸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이후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판매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고충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프라이빗뱅커(PB) 등 금융상품 담당직원들은 금소법 시행 이후 '쉴 틈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금소법을 도입했다. 이후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들은 금융소비자보호사항을 안내하고 이를 녹취·녹화 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판매사들은 금융상품 판매 과정에서 적합성, 적성정, 설명의무, 불공정 영업행위, 부당권유 금지, 허위·과장광고 금지 등 이른바 6대 판매원칙을 위반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반할경우 과태료, 과징금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설명의무를 위반할 경우 입증 책임이 금융상품판매업자(판매사)에게 있다는 내용이 명시되면서 은행, 증권사들이 방어적인 판매 절차를 도입했다. 녹취 등 절차를 의무화하면서 은행, 증권사 PB들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금융상품 투자 절차를 진행할 때마다 투자설명서 등에 기재된 내용을 전부 읽고 동의여부를 고객이 답하도록 하는 과정을 반복해야했기 때문이다.

도입 초기에는 한 투자 상품 설명에 2시간도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한다. 그나마 직원들이 익숙해지면서 1시간 내외로 시간이 줄었지만 여전히 피로도가 높다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 시중은행 PB는 "고객들의 투자 의사가 많은 상품이 출시되는 시기에는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며 "한 고객과의 상품 설명, 녹취 절차가 끝나면 곧바로 다음 고객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숨 돌릴 틈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출시 이후 초기 5영업일 정도 자금 모집을 받는 사모상품 출시 시기에 고객이 몰리면 업무 강도가 더욱 높아진다고 입을 모은다. 최대 49인까지 투자가 가능한 사모펀드의 자금 모집 기간에 사람이 몰리면 고객들의 일정과 PB 일정을 조율하는 일이 더욱 힘들어진다는 거다.

이러한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지난 7월 '금융상품 설명의무의 합리적 이행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한 증권사 PB A씨는 "가이드라인 이후에도 여전히 상품 안내에 소요되는 시간은 체감상 차이가 없다"며 "고객이 상품에 투자하려고 마음을 먹어도 한시간 넘게 스케줄을 빼고 센터에 방문해야하기 때문에 난색을 표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PB B씨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로 인해 고객들이 비대면으로 상품 투자를 원하는 경우에도 녹취, 녹화를 진행해야한다는 점 때문에 지점 방문이 필수가 됐다"며 "상당수 업무가 비대면, 온라인으로 바뀌는 추세와도 동떨어진 현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금소법상 설명 의무에 관한 내용이 자본시장법상 금융소비자 안내를 위한 서류에 기재돼 있을 경우 중복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권했다. 또 설명 스크립트의 효율화를 주문했다. 판매사들이 민원이나 분쟁 등의 우려로 인해 반드시 설명해야하는 내용이 아닌 경우에도 스크립트에 삽입해 불필요하게 설명 과정이 길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금소법상 설명 의무 입증 책임이 판매사에 있는 한 가이드라인으로 현장 업무 강도를 낮추긴 어려울 것이라 보고 있다. 실제로 판매사들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에도 기존 설명절차를 유지하거나 일부 완화하는 데 그쳤다.

판매 절차를 간소화한 뒤 민원, 분쟁 등이 발생할 경우 판매사 입장에서는 득보다 실이 크기 때문이다. 또 분쟁이 심화돼 소송 등이 이뤄질 경우에도 판매사 입장에서는 증거가 되는 내용을 확보해놓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판매 절차를 간소화할 유인이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현장에서 PB 등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직원들이 공모상품보다는 사모상품에만 집중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상품 가입에 소요되는 시간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이왕이면 최소 가입 금액이 높은 사모상품 권유를 선호하는 것이다. 직원들은 온라인 등으로 투자가 가능한 상품의 경우 웬만하면 지점 가입 대신 온라인 투자를 권하고 있다.

A씨는 "당연히 모든 고객에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우리의 일이지만 공모펀드에 월 10만원씩 적립식으로 투자하려는 고객과 3억원 이상 투자하려는 고객이 있다면 후자를 택할 가능성이 높은게 현실이다"며 "금소법 도입 이후로 공모펀드 투자를 원하는 고객은 웬만하면 온라인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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