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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케미칼 첫 해외 진출지는 왜 '중국'일까 2018년 포스코 현지 기업 합작사 '주춧돌'...LGES 의존도 높은 양극재 매출처 다변화 포석

박상희 기자공개 2021-10-08 07:49:03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6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의 배터리 소송 분쟁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 전기차 시장을 놓고 벌인 각축전이었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빅3 중 하나인 삼성SDI도 미국 진출을 선언하는 등 미국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수요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배터리 4대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면서 핵심 소재 기업으로 부상한 포스코케미칼은 첫 해외 진출지로 미국이 아닌 중국을 선택했다. 국내 배터리 3사 이외에 중국 배터리 업체를 겨냥해 매출처 다변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 양국 간 전기차 배터리 패권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쪽에 먼저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여기에는 모기업인 포스코가 앞서 2018년에 중국 업체와 합작사를 설립해 주춧돌을 쌓아둔 것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케미칼은 8월 이차전지소재사업의 첫번째 해외 거점을 세계 최대 배터리 시장인 중국에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그룹과 화유코발트가 중국에 운영중인 양극재 및 전구체 합작법인의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총 281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그룹이 중국에 배터리 소재 합작 공장을 설립한 것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체는 포스코그룹의 핵심인 포스코였다. 포스코와 화유코발트(Huayou Cobalt)는 2018년 3월 중국 저장성 퉁샹시에 양극재 생산법인 절강포화(浙江浦華)와 전구체 생산법인 절강화포(浙江華浦)를 설립했다. 절강포화의 출자 비율은 포스코가 60%, 화유코발트가 40%였다. 절강화포는 반대로 화유코발트의 출자 비율이 60%, 포스코가 40%였다.

절강포화와 절강화포의 연 생산능력은 각각 5000톤(t) 수준이었다. 합작법인은 각각 유상증자를 통해 연 3만톤 규모의 양극재와 전구체 생산라인을 건설해 생산능력을 3만5000톤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증자에는 포스코그룹과 화유코발트가 모두 참여해 출자비율은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이번 증자에는 포스코를 대신해 포스코케미칼이 참여한다. 이로써 포스코그룹 출자비율이 60%인 절강포화의 경우 1대 주주는 포스코에서 포스코케미칼로 바뀌게 된다.


이같은 변화는 포스코그룹 차원의 2차전지 소재 사업 영역 교통정리 차원으로 풀이된다. 당초 음극재만 생산하던 포스코케미칼은 2019년 포스코 EMS와 합병하면서 양극재 생산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포스코그룹 내 2차전지 소재사업을 포스코케미칼로 일원화 한 포스코가 해외(중국) 소재 사업도 포스코케미칼로 몰아주기로 한 것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은 포스코케미칼에서 담당하고 포스코는 리튬과 니켈 등 이차전지 원료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인 SNE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주요 배터리 기업은 올해 상반기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43%를 점유했다. 중국은 포스코케미칼이 작년 한 해 동안 이차전지소재 매출의 48%를 거둘 만큼 중요한 전략 시장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포스코케미칼이 중국 내 생산능력을 키우는 것은 매출처 다변화 전략과도 맞물린다. 포스코케미칼이 생산하는 음극재는 국내 배터리 3사에 모두 공급되지만, 양극재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에 치중돼 있다. 포스코케미칼이 미국에 진출할 경우 양극재 매출처는 LG에너지솔루션에 더욱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합작법인에서 생산한 양극재는 중국 현지 배터리 기업과 중국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 기업 등에 공급된다. 중국 현지 배터리 기업을 상대로 한 매출이 늘어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양극재 매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대형 배터리사가 밀집한 중국에서 양극재를 직접 생산하고 판매함으로써 수요 적기 대응과 고객사 확대의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중국에선 양극재와 전구체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현재로선 음극재 생산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포스코케미칼은 앞서 모기업인 포스코가 다져놓은 중국 현지기업 화유코발트와의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중국 현지기업과의 합작사이기 때문에 단독으로 진출했을 때보다 중국 배터리 업체를 공략하기에 더 용이하다. 화유코발트는 글로벌 코발트 1위 회사로 다수의 이차전지소재 원료 광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약 4만톤의 코발트를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3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 유럽 투자를 동시다발적으로 검토했는데 우선적으로 중국에 투자를 진행하게 됐다”면서 “포스코가 먼저 인큐베이팅을 통해 기반을 닦아놓았고 합작사의 배터리 소재 사업이 일정 수준 궤도에 오른 이후에 포스코케미칼이 추가로 투자에 나섰기 때문에 투자 위험 부담을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극재 공장뿐만이 아니다. 포스코케미칼은 중국 흑연 가공 회사인 청도중석 지분 13%를 인수하는 등 배터리 소재 관련 중국 투자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청도중석으로부터 2022년부터 음극재 생산에 필요한 구형흑연을 공급받기로 했다.

2010년 음극재 사업에 진출해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포스코케미칼은 현재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해 미국 얼티엄셀즈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향후 중국 이외에도 미국과 유럽 등에서 진출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는 미국, EU 등에도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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