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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최초 ESG인증, 신평사 '그린워싱' 파수꾼 눈독 베스타스 부동산 73호 한기평 ESG 인증 'G1 취득'

양정우 기자공개 2021-10-12 07:32:49

이 기사는 2021년 10월 07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기업평가가 국내 최초로 펀드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증평가를 수행하면서 자산운용업계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쏠린다. 펀드의 ESG 인증 시대가 본격화되면 '그린워싱(green washing)' 기류가 한결 완화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첫 펀드 ESG인증, 주식형 공모펀드도 타깃…대세시 코스피 탈피 흐름 '압박'

한기평은 최근 국내 최초로 집합투자기구(펀드)인 '베스타스 유럽물류 전문투자형 사모 부동산투자신탁 제73호(베스타스 부동산 73호, 약 3000억원 규모)'에 대해 ESG 인증평가를 실시했다. 베스타스 부동산 73호엔 녹색수익증권의 최고 등급인 'G1'이 부여됐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회사채 발행사의 신용등급을 매기는 게 본업이다. 하지만 국내외 시장에서 ESG가 핵심 트렌드로 부상하자 ESG 인증평가를 새로운 비즈니스로 삼고 있다. 한기평뿐 아니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평사 3사가 모두 뛰어들었다. 핵심 타깃은 아무래도 기존 업무와 관련성이 높은 채권(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 등)이었다.

그러나 이제 수익증권인 집합투자기구로 ESG 인증평가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기평이 처음으로 소화한 베스타스 부동산 73호는 부동산 블라인드펀드다. 자금 모집 후 투자 집행이 시작되는 블라인드펀드(blind fund)이지만 투자 콘셉트는 이미 확정돼 있다. 한기평은 이 투자 가이드라인이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와 환경부의 녹색채권 기준에 부합한 것으로 진단했다.

신평사의 ESG 인증평가 방법론은 국내 집합투자기구의 대부분을 소화할 수 있다. 부동산 펀드와 달리 유니버스가 숨가쁘게 변화하는 주식형 공모펀드도 마찬가지다. △조달자금의 사용 △프로젝트 평가 및 선정 절차 △조달자금의 관리 △사후보고 등의 틀을 잣대로 진단하는 게 가능하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업계에서는 ESG 펀드 시장의 화두인 그린워싱 논란이 인증평가 시스템을 통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SG를 간판에 내건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마다 '위장 ESG'라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유니버스 구성이 삼성전자로 시작해 하이닉스로 끝나는 여느 펀드와 별반 차이가 없다. 코스피(KOSPI) 지수를 추종하면서 종목 비중만 다소 변화를 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운용 전략은 ESG 인증평가에서 후한 점수를 얻을 수 없다. 신평사는 조달자금의 사용처인 투자 종목이 ESG 가이드라인과 무관할 경우 매우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종목 선정의 프로세스(투자심의위원회, ESG위원회 역량)와 자금 관리 시스템, 사후 보고 체계 등도 따지겠으나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셈이다.

현재 국내 ESG 펀드가 일반 주식형 펀드와 차이가 없는 건 벤치마크 때문이다. 국내 ESG펀드는 대부분 코스피 지수를 비교지수로 활용하고 있다. 큰손인 연기금이 코스피를 벤치마크로 제시할 뿐 아니라 제대로 공인된 ESG 지수가 없는 탓이다. 이렇게 구조적 여건상 코스피를 비교지수로 삼으니 시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자 ESG와 무관한 대형주를 담고 있다.

그러나 ESG 인증평가가 주류로 자리잡으면 이런 시장의 흐름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기관과 개인투자자가 ESG 인증평가를 투자의 전제 조건으로 삼으면 공모펀드 운용사도 벤치마크 탈피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 기존 ESG 펀드 중에서도 코스피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으나 인증평가 시스템이 대세로 굳어질 경우 탈피 압박이 이어질 전망이다.


◇베스타스 부동산 73호, 친환경 물류센터 투자…녹색금융 최고 'G1' 취득

베스타스운용은 베스타스 부동산 73호를 통해 유럽 14개국 소재 친환경 물류센터에 투자할 예정이다. 향후 현지관리회사(Savills Investment Management)와 투자 대상 프로젝트를 선정해 적격 프로젝트에 자금을 전액 투입한다. 한기평은 이 가이드라인의 투자 대상이 ICMA의 녹색채권 원칙과 환경부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조달자금의 관리에도 힘을 실었다. 국내 펀드 자금은 신탁업자를 통해 포트폴리오 일괄 계좌로 관리된다. 프로젝트별 투자금액에 해당하는 자금은 현지 별도 계좌로 관리될 예정이다. 분배된 자금의 사용처를 포함한 펀드 회계원장을 통해 펀드 자금을 지속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사후보고의 경우 투자자에게 펀드의 만기시까지 반기별 운용보고서를 전달하기로 했다. 펀드의 투자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공해 자금 집행의 투명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이런 보고 체계 역시 ICMA의 GBP와 환경부의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에 부합한 것으로 진단됐다.

베스타스운용은 부동산 전문 자산집합투자업자다. 전문사모 집합투자업과 투자자문업을 영위하고 있다. 오피스와 리테일, 물류, 호텔 등 다양한 자산으로 구성된 부동산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총 운용자산이 약 7조원으로 집계됐다. ESG위원회 등 ESG 전담 조직을 추진하면서 발행사로서 ESG 역량도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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