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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삼성 금융계열 지배력 커진다 이서현 지분 정리로 영향력 강화 기류, 자매간 교통정리 '완료'

이은솔 기자공개 2021-10-13 07:40:21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2일 16:4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총수 일가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지분 정리에 나서면서 그룹 내 지배구조가 보다 명확해지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3세가 처음으로 지분을 매각하는 것으로, 어떤 회사 지분을 팔고 어떤 회사를 유지했는지가 향후 지배구조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계열사의 핵심인 삼성생명의 경우 장녀와 차녀의 보유 지분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고 이건희 전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을 때부터 두 사람의 몫에 차이를 뒀지만 이번에 일부 지분을 매각하면서 존재감은 뚜렷하게 달라졌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그룹 총수 일가는 이달 초 은행과 처분신탁 계약을 맺고 보유 지분의 정리 작업에 착수했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삼성전자 지분 0.33%,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삼성SDS 지분 1.95%,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삼성SDS 지분 1.95%와 삼성생명 지분 1.73%를 각각 매각하기로 했다.

이번 처분신탁이 주목받는 이유는 삼성 그룹 3세들이 물려받은 경영권을 매각하는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일가가 지분을 법원에 공탁한 적은 있지만 주식을 시장에 처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총수 일가는 이건희 전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지분에 대한 상속세를 5년간 분할 납부하는 연부연납을 위해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S·삼성생명 등 보유 주식의 일부를 법원에 공탁했다.

이들이 상속받은 계열사 지분 중 어떤 회사를 팔고 어떤 회사를 팔지 않는지를 보면 삼성 그룹이 그리는 지배구조 청사진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공탁은 상속세의 연부연납을 허가받기 위해 유가증권을 담보로 맡기는 개념이다. 향후 재원을 마련하면 지분은 유지된다.

그러나 매각을 하면 해당 지분에 대한 지배력을 잃게 된다. 향후 계열분리나 지배구조 개편의 가능성도 고려해 결정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를 맡은 이재용 부회장은 유족 중 유일하게 주식 처분을 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주식 1.63%와 삼성전자 최대주주인 삼성생명 주식 10.44%를 통해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삼성 금융 계열사의 핵심인 삼성생명의 경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존재감이 완전히 벌어졌다. 지분 정리 후 차녀인 이 이사장의 지배력은 1%대로 떨어지는 반면, 장녀인 이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을 잇는 '2대 주주'로서의 존재감을 굳히게 된다.

두 자매가 부담해야 하는 상속세의 규모는 크게 다르지 않다. 재계에서는 이 사장이 2조6000억원, 이 이사장이 2조4000억원의 상속세를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분 정리 방식은 달랐다. 이 이사장은 삼성SDS와 삼성생명 지분을 상당수 매각해 5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반면 이 사장은 삼성SDS 지분만 매각해 이 이사장의 절반인 약 2400억원 내외의 현금만 얻는다. 생명 지분은 건드리지 않고 보유중인 전자와 물산 지분을 공탁해 상속세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다.


삼성 금융 계열사 내에서 장녀인 이 사장의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강화되는 모양새로 읽힌다. 이는 지난 4월 상속 시점부터 예상됐다. 당시 고 이건희 전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삼성생명만 유일하게 자녀들 사이 '서열'대로 나누는 방식을 택했다.

전자와 물산은 홍 전 관장을 포함한 유가족 네 명이 법정비율대로 분할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이 부회장이 전체 상속분의 절반을 받고, 이 사장이 1/3을, 막내 이 이사장이 1/6을 가져갔다.

당시 시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상속 방식을 두고 이 사장이 향후 생명을 비롯한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카드, 증권, 자산운용 등의 지분을 생명이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 향후 전자는 이 부회장이, 금융은 이 사장이 맡는 구조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삼성생명 내 이 사장의 상징적인 영향력은 더 커졌다. 이전에는 이 사장과 이 이사장의 보유 지분이 2배 차이였는데, 매각 이후에는 4배 차이로 바뀐다. 이 사장의 절대적 지분율에는 변화가 없지만, 개인 2대주주로서 존재감은 더 막중해진 셈이다. 동시에 자매 간 지배력 다툼의 가능성도 일축되면서 내부 '교통정리'도 완료됐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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