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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느가 코로나 시국에 상장 택한 이유 [thebell note]

이경주 기자공개 2021-10-21 08:09:57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8일 07: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PO(기업공개) 최적의 타이밍은 내년인데 올해 상장을 추진한 이유가 뭘까요.“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이하 시몬느) IPO 기업설명회에서 대형기관들이 창업주 박은관 회장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다. 시몬느는 18일부터 기관수요예측을 진행한다. 11월 초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계획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성장 과실을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닌 공모주주와 나눠야 한다는 박 회장 지론에 기인한 시점이다. FI인 블랙스톤은 2015년 말 시몬느 지분 30%를 3000억원에 매입했다. 이번 IPO를 통해 지분 상당수를 구주매출 한다.

시몬느는 글로벌 명품백 ODM(제조자개발생산) 1위사다. 사치품인 명품백은 고가라 싸게 살 수 있는 면세점에서 여행객들에 의해 가장 많이 팔린다. 그런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올 연말까지도 글로벌 여행과 면세품 소비는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이 탓에 지난해 실적 타격을 받았고 올해는 소폭 반등했지만 평시 수준엔 이르지 못했다. 반면 포스트코로나 시대 본격화가 예상되는 내년은 평시를 웃도는 실적이 예상된다.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여행 재개와 함께 분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FI 입장에선 올해보단 내년 IPO가 유리할 수 있다. 보유 지분을 보다 비싼 값으로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기준으론 기업가치(밸류)가 평시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 밸류를 결정짓는 당기순이익이 낮다.

시몬느는 공모가 기준 밸류가 1조3123억~1조6036억원이다. 적용 순이익을 올 상반기까지 순이익(345억원)을 연환산한 690억원으로 정한 결과다. 반면 시몬느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엔 연간 순이익이 1061억원이었다.

박 회장이 공모주주에게 유리한 시점을 택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간 배당을 통해 블랙스톤에 상당한 이익(약 1019억원)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블랙스톤은 이번 구주매출까지 합하면 원금을 상당히 웃도는 자금회수(엑시트)가 가능하다.

때문에 지분 시세차익(캐피털 게인)은 새로운 동반자인 공모주주 몫으로 돌리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박 회장은 기관들 질문에 “내년에 상장하는 것은 FI에게만 유리하기 때문에 그 시점을 택할 이유가 없다. 공모주주와 성장과실을 공유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박 회장의 지론은 순수성이 있다. 박 회장 등 최대주주측은 지분율이 70%에 달하지만 구주매출은 한 주도 하지 않는다. 이번 IPO를 통해 '평판'과 '영속성'을 얻고자 한다.

박 회장은 자녀는 있지만 가업승계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훗날 후배 전문경영인들이 시몬느를 글로벌 ODM 1위를 넘어 자체 브랜드를 보유한 명품백 업체로 키워내길 바란다. IPO는 기업 경영에 투명성과 지속성을 불어 넣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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