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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3.0 리뉴얼]IBK도쿄, 일본 특유의 문화 투영 '변화보다 안정'④기존고객 애로해소·건전성 강화 ‘집중’…현금결제 문화가 주류, DT ‘천천히’

김규희 기자공개 2021-11-23 07:34:35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만난 '코로나19' 사태로 경험하지 못한 환경이 시작됐다. 금융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언택트' 업무 정착에 주력했다. 올해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리뉴얼'에 힘을 쏟은 시기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은 1년 동안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또 어떤 전략을 준비 중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6일 16: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번지자 일본 정부는 현행 법률에 근거해 취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방역대책인 긴급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일본 경제는 급격하게 얼어붙었고 결국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4.8%를 기록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5.7%를 찍은 이후 11년만에 마이너스 성장이다. 올해 성장률은 상반기 4%로 전망됐으나 코로나 재확산으로 지난달 3.4%로 축소됐다.

기업은행 도쿄지점도 한파를 피할 수 없었다. 1991년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을 거듭해왔으나 영업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실적 약화에 직면했다. 도쿄지점은 ‘중소기업 금융지원’이라는 기업은행 설립 취지에 따라 무리한 양적 팽창 대신 기존 거래기업의 금융애로 해소와 대출자산 건전성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 코로나19 여파, 영업환경부터 근무방식까지 싹 바꿨다

IBK기업은행은 일본에서 지점 한곳을 운영하고 있다. 수도에 위치한 도쿄지점이다. 도쿄지점이 위치한 미나토구 도라노몽은 일본의 금융·상업 중심지다. 세계 각국의 상사 및 은행, 증권사 등이 밀집해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관계와 재계를 주무르는 핵심 관청이 밀집한 곳이기도 하다. 재무성과 경제산업성, 중소기업청 등이 자리하고 있다.

올해는 기업은행이 도쿄에 첫 발을 내딛은지 30년이 되는 해다. 기업은행은 1981년 5월 사무소 형태로 도쿄에 진출했다. 도쿄사무실은 진출 10년간 부지런히 쌓은 현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1990년 일본 대장성으로부터 지점 승격 인가를 받아냈고 이듬해 2월 ‘도쿄지점’으로 재출범했다.

기업은행 도쿄지점은 일본 현지에 진출하는 국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다. 일본 내 네트워크는 도쿄지점 한 곳 뿐인 작은 규모지만 직원들의 높은 로열티와 기업은행 강점인 중소기업금융 노하우로 성장을 거듭해왔다. 코로나19로 최악의 영업환경 속에서도 자산규모가 2019년 말 6억5000달러에서 지난해 말 7억4000달러로 13.85% 성장했다.

지난해 영업환경은 ‘지옥’과도 같았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면영업이 불가능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월 1차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현행 법률에 근거해 취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방역대책이다.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도록 하고 대형 상업시설 휴업, 음식점 단축 영업 및 주류판매 제한, 대중교통 운행 감편 등 조치가 이뤄졌다.

도쿄지점은 즉각 대응책을 마련했다. 내점 방문이 어려운 고객을 위해 줌(ZOOM) 화상회의를 통해 각종 상담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소통수단을 바꿨다. 코로나 관련 금융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정기·비정기적으로 영업활동 및 매출현황 등을 화상상담으로 진행했다.

본점에서도 도쿄지점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노력했다. 글로벌영업지원팀은 화상회의와 유선상담 등으로 빠르게 현지 상황을 파악했다. BCP센터(Business Contingency Plan, 비상경영계획)의 점검, 비상 시뮬레이션을 동시에 추진하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대처 방향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직원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겨 한국에서조차 조달이 어려웠던 소독용품 및 마스크를 현지에 전달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도쿄지점은 근무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수도권 지역인 치바현·카나가와현·사이타마현에서 지하철을 통해 도쿄도로 출근하는 유동인구가 많은 점을 감안해 출퇴근시차제와 유연근무제를 활용해 감염 우려를 최소화했다.

임신직원 및 3세 미만 자녀를 가진 직원대상으로는 단축근무도 실시했다. 감염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시기에는 일본 금융청 권고(2020년 4월)에 따라 필수업무를 중심으로 직원의 50%를 재택근무로 전환해 운영했다.


◇ 일본 고유의 문화 특성 반영, 디지털전환 '후순위'

도쿄지점의 주요 고객은 국내 수출기업이다. 현지에 진출하는 중소기업에 자금을 조달하는 부분이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일본 경기가 전반적으로 나빠지자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영업전략을 추구했다.

도쿄도 주요구 공실률 증가는 일본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무라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도쿄 주요구 오피스 공실률은 약 3.4%로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1.46%p 증가했다. 미나토구·시부야구·치요다구·주오구 등 주요 상업핵심지역의 임대료도 0.4%p 하락했다.

이에 코로나19 특별금융지원제도를 실시해 일본 현지 기업은 물론 한국계 현지법인을 대상으로 할부금 유예를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활동을 펼쳤다.

코로나 위기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권유마케팅(Members Get Members, MGM)을 통해 고객으로부터 손소독제 수입·유통기업을 소개받는 등 신규고객을 유치하는 성과도 거뒀다.

국내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금융권 최대 화두로 떠올랐지만 일본 금융시장 분위기는 다르다. 사회 깊숙이 자리 잡은 문화 특성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그러다보니 아직까지도 현금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과 이즈 산사태 등 지리·환경적 영향을 크게 받았다. 통신선 단절 우려 등으로 신용카드가 아닌 현금문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월급날 ATM 앞에 장사진을 이루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현금을 찾아 ‘월급봉투’를 들고 집에 가려는 것이다.

이에 도쿄지점은 디지털 전환을 무리하지 않고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작성서류를 디지털화 해 비용을 절감하고 업무량을 감축하는 수준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무리한 양적 팽창보다 기존 거래기업의 금융애로를 해소하고 대출자산의 건전성을 관리하는 등 고객과의 상생에 방점을 두고 있다”며 “직접 부착하는 수입인지를 전산화하는 등 작은 것부터 디지털화해 나가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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