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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PMI 포럼]"밸류에이션의 뉴노멀, 발상의 전환 필요"김이동 삼정KPMG 부대표 "재무제표서 벗어나 무형 가치 주목"

조세훈 기자공개 2021-11-19 09:13:53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8일 1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플랫폼, 이커머스 등 이른바 '뜨는'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의 패턴도 변모하고 있다. 특히 산업별 가치평가와 투자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 툴도 바뀌고 있다. 적합한 가치산정 기준을 만들어 세심하게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는 전망이 나왔다.

1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더벨 사모투자포럼(Private Market Investment Forum)에서 김이동 삼정KPMG 부대표(사진)는 '새로운 밸류에이션 트렌드의 도전'이라는 내용으로 주제 발표에 나섰다. 그는 "전기차 테슬라가 한때 PER(주가수익비율) 1000배를 넘어섰고 영업손실 5800억원인 쿠팡이 나스닥 시장에서 10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며 "이제는 재무제표에 담을 수 없는 무형의 가치들을 제대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이동 삼정KPMG 부대표
M&A 시장에서 통상 사용되는 전통적인 기업가치 산출 방식은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EV/EBITDA(에비타멀티플) 등이다. 투자 기업의 수익을 통해 투자금을 몇 년만에 회수할 수 있는지가 핵심 평가 기준이다.

이 기준에 따라 전통 제조업은 멀티플 7~8배, 성장성 높은 제조업은 9~10배를 인정받는다. 그러나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재무제표로 담을 수 없는 무형의 요소가 등장하고 있다. 김 부대표는 "고객(traffic), 데이터, 시장지배력,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대표적 유형으로 꼽았다.

최근 핫섹터로 부각된 이커머스는 총거래액(GMV)을 기준으로 멀티플이 결정된다. 쿠팡, 마켓컬리, SSG, 위메프 등 유통 플랫폼과 W컨셉, 지그재그, 무신사 등 온라인 편집 편집숍이 GMV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산출했다. 평균 총매출액의 1~2배 가량에서 기업가치가 책정됐다.

지난 2년 간 거래가 활발한 폐기물 산업 역시 기존 밸류에이션 책정 방법론에서 벗어난 경우다. EMC홀딩스, ESG, 코엔텍, EMK 등 국내 대표적인 폐기물 기업은 EV/EBITDA 기준으로 평균 16배 가량의 멀티플로 몸값이 책정됐다. 기준 제조업 기준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됐다. 김 부대표는 "캐시플로우 가치 뿐만 아니라 희소성이 또 다른 밸류에이션의 구성 요소"라며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허가가 필요한 폐기물 섹터를 진입하는 것은 희소성이라는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시화 되지 않은 미래 가치를 평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정이다. 바이오 산업이 대표적인 분야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제약 등은 에비타멀티플 기준으로 100배가 넘는다. SK바이오팜, 에이치엘비, 알테오젠, 제넥신 등은 적자를 기록하며 측정조차 불가하다.

이 분야는 현재 실적이 아닌 10년 후 성과가 중요하다. 기대감과 스토리, 연구 인력의 평판 등이 중요 가치 척도다. 이런 분야는 산업 이해도가 높을수록 적절한 가치를 산출할 수 있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산업 전문성을 쌓거나 풍부한 네트워크를 확보해 투자 적절성을 평가해야 한다.

플랫폼 기업도 미래가치 추정이 중요하다고 김 부대표는 강조했다. 네이버, 카카오는 현재 PER이 수십배에서 수백배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 대다수는 이들 기업이 고평가 됐다고 쉽사리 진단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사업적 성과와 성장률을 꾸준히 보여준 '스토리' 때문이다.

이런 무형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고는 투자에 이를 수 없다는 것이 김 부대표의 주장이다. 그는 "2012년 카카오가 카카오톡이라는 이름으로 벤처캐피탈(VC)에 투자금 유치를 진행했지만 굉장히 많은 곳이 투자를 포기했다"며 "무료문자서비스라는 플랫폼이 어떻게 수익으로 귀결되는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플랫폼 고객 대상으로 금융, 게임, 모빌리티, 헬스케어를 접목해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김 부대표는 "전통적 분석론은 미래를 분석하는데 유효하지 않다"며 "회사의 재무제표 외에 시장, 사람, 기술 등 정보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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