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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기인사 앞서 '원 포인트' 수소에 힘실은 이유는 연료전지 조직, 22년만 사장급 '격상'...수소사업 키우겠다는 정의선 의지 반영 풀이

양도웅 기자공개 2021-11-22 10:16:05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9일 1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앞둔 현대자동차가 연료전지사업 부문에서 먼저 '원 포인트'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전 세계 수소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인 현대차는 2040년 수소에너지 대중화를 목표로 관련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대차는 19일 연료전지사업부를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와 수소연료전지사업부로 분리했다.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장엔 기존 연료전지사업부장인 김세훈 부사장을, 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엔 임태원 전무를 앉혔다. 김 부사장과 임 전무 모두 연료전지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다.

더불어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와 수소연료전지사업부를 총 책임지는 수소연료전지담당엔 박정국 사장을 임명했다. 박 사장은 기존에 맡고 있는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 업무와 함께 회사의 연료전지사업과 개발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박 사장이 신설되는 수소연료전지담당을 맡아 연료전지 개발의 최고 사령탑으로서 수소연료전지 개발과 사업을 직접 이끌 것"이라며 "연료전지의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연구소 내의 자원을 집중하고 지원을 더욱더 체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박정국 사장, 김세훈 부사장, 임태원 전무.
이번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는 연말 정기 임원인사 전에 나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현대차 내부에서 연료전지사업 조직의 위상이 한층 더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인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보통 연말 인사는 '성과주의'와 '신상필벌', '세대교체' 등 여러가지 측면을 고려한다"면서 "정기 인사에 앞서 수소연료전지 조직에 사장을 앉히는 인사를 단행한 것은 성과에 상관 없이 향후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 수소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정의선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연료전지사업 조직의 역사는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회사는 남양 기술연구소에 수소연료전지개발팀을 신설했다. 책임자는 임원이 아니었다. 연구개발은 그 이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지지만 관련 전담 조직을 만든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설립 첫해에 2kW(전력량)의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하며 기대를 모았다.

2001년 회사는 관련 조직을 상무급이 책임자인 개발실로 격상하며 힘을 실었다. 하지만 2003년 비임원급이 책임자인 조직으로 지위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2008년 다시 이사급 임원이 책임자인 개발실로 높인 뒤 한두 차례 지위에 변화를 주었다. 이러한 변화는 현대차의 미래차 개발 우선순위의 변화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부침 아닌 부침에도 관련 조직은 꾸준히 역량을 고도화하며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투싼ix)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차량에 탑재된 수소연료전지의 전력량은 100kW였다. 14년 만에 50배의 전력량을 가진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한 것이었다. 높은 가격으로 판매량은 적었지만 회사 안팎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연료전지사업 조직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성과를 낸 때는 2018년이다. 현대차는 그해 초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했다. 가격과 디자인, 주행거리 등에서 모두 진일보한 모델이었다. 이 무렵 관련 조직도 개발실에서 '사업부'로 변화했다. 첫 사업부장은 기존 개발실장이던 지금의 김세훈 부사장(당시 상무)가 맡았다.

책임자가 이사와 상무 등 임원급인 경우에 한해 정리. (출처=현대자동차 사업보고서)

넥쏘 출시 이후 현대차는 전 세계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M/S) 51.2%(올해 1~7월 기준)를 차지하는 1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수소전기차 세계 최초 양산'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경쟁을 벌인 토요타를 제친 성과였다. 회사는 2023년에 넥쏘 후속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차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에서도 수소전기차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2028년엔 글로벌 완성차 업계 최초로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할 계획이다. 2040년 수소에너지 대중화를 목표로 한 '수소비전 2040' 전략의 일환이다.

이처럼 연료전지사업은 이제 엄연한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변화가 상징적으로 드러난 게 이번 사장급 조직으로의 격상이라는 분석이다.

회사 측은 "조직 개편 이후 연료전지 개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설계 강화와 신공법 적용 등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수소사회' 구현을 위해 경쟁력 있는 사업화 전략 구상도 새롭게 가다듬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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