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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넘어온 애니플러스 [thebell note]

김형락 기자공개 2021-11-25 07:00:15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3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재즈에 빠졌다. 재알못(재즈를 알지 못하는 사람)을 그루브의 세계로 인도한 건 유튜브다. 1시간 안팎 러닝 타임으로 올라온 플레이리스트(Playlist) 콘텐츠를 틀어놓으면 끊이지 않고 재즈가 흘러나온다. 제목, 아티스트를 몰라도 상관없다. 알고리즘이 알아서 다음 곡을 골라준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음악 감상법마저 바꿨다. 멜론, 지니 등 음악 플랫폼을 켜고 일일이 재생 목록에 음악을 옮겨 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장소, 기분에 맞는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채널을 찾아 구독하는 시대다. 조예가 깊지 않아도 재즈 마니아가 될 수 있다.

애니메이션도 시청 형태가 바뀌었다. 애니메이션은 재즈처럼 평소 관심이 없으면 접하기 어려운 장르였다.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경로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인기 애니메이션을 언제든 정주행할 수 있다. 국내에서 OTT 각축전이 벌어지면서 나타난 변화다.

국내 유스(Youth) 애니메이션 선구자인 코스닥 상장사 애니플러스는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증가한 149억원이다. 넷플릭스, 왓챠, 쿠팡플레이 등으로 OTT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애니메이션 주문형비디오(VOD) 수요도 늘었다.

애니플러스는 업계 이단아였다.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키즈 애니메이션 대신 유스 애니메이션을 핵심 콘텐츠로 선택했다. 주 시청자는 15~30세 마니아층이다.

애니메이션 강국인 일본에서 콘텐츠를 수입해 번역 등 가공과정을 거쳐 방송, VOD 유통, 극장 개봉사업 등으로 매출을 올렸다. 2009년 개국한 '애니플러스(ANIPLUS)'는 국내 유스 애니메이션 전문 TV 채널로 자리 잡았다. TV 방송 후 익일 인터넷TV(IPTV), OTT 등에 프로그램을 공급해 VOD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올해 컨벤션 효과를 누렸다. 여러 OTT에서 애니메이션 카테고리를 채울 콘텐츠를 가져간 덕분이다. 입점 효과에 머물지 않으려면 엄선한 작품을 지속해서 공급해야 한다. OTT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을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마니아층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에서도 벗어났다. 자회사에서 전개하는 미디어아트 전시, 드라마 제작사업은 대중성을 지향한다. 애니플러스는 지난해 드라마 제작사 위매드를 인수해 K드라마시장에 뛰어들었다.

지금껏 애니플러스가 뛴 운동장은 마이너리그에 가까웠다. 별다른 라이벌 없이 국내 유스 애니메이션시장을 독주했다. 드라마시장은 다르다. 스타 작가 군단과 자본력으로 무장한 거대 제작사들과 겨뤄야 한다.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인 셈이다.

리그별로 전략은 나눴다. 마이너리그에서는 시청 저변 확대, 메이저리그에서는 흥행 돌풍을 일으켜야 한다. 마니아와 대중을 모두 사로잡는 콘텐츠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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