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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국내 바이오텍 창업주였다면

민경문 제약바이오부장공개 2021-11-25 08:18:24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4일 07:2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전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 주식 매각이 화제였다. 2주간 이어진 매도만 10조원에 달했다. 당시 미국 정치권의 억만장자세 논의가 표면적인 이유가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위터 설문조사 결과도 응답자 절반 이상이 매각에 동의한 만큼 머스크가 이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가 만약 국내 바이오텍 창업자라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창업주가 아닌 임원의 지분 매각 공시에도 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감수해야 하는게 국내 주식시장의 현실이다. 창업주를 포함한 경영진이 지분을 매각하면 마치 회사가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말이다.(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처분이라면 당연히 문제겠지만)

요즘에는 IPO 과정에서 창업주가 구주매출을 하는 등 일부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여전히 ‘금기의 영역’이다. 공모 유상증자나 메자닌 발행 과정에서 대주주 참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이상한’ 논리도 같은 맥락이다. 이 때문에 창업주가 주식 담보로 돈을 빌린 이후 ‘울며겨자먹기’로 공모에 참여하는 아이러니도 나타난다.

대주주 지분을 둘러싼 엄격한 규제는 거래소의 IPO 심사 과정에서 매번 되풀이된다. 특히 M&A 경력을 가진 대주주에 대해 색안경을 들이댈 가능성이 높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M&A 자금으로 바이오텍을 재설립하는 이력을 높이 평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상장을 하려면 창업주 지분율이 20%를 넘겨야 한다는 주장 역시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논리라는데 이해하기 쉽지 않다.

결국 국내 바이오텍 창업주는 IPO를 해도 신약성공으로 수익을 내기까지는 ‘엑시트’가 어렵다는 얘기다. 아무리 시가총액이 높아져도 수백 또는 수천억원의 주식 자산가에 그칠 수 있다. 상장하지 않고 해외 빅파마에 경영권을 넘기는 게 차라리 낫지 않겠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천랩 최대주주의 경우 상장한 지 얼마 안돼 대기업에 경영권 지분을 처분했는데 상당수 바이오텍 창업주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문득 서정진 셀트리온 전 회장이 2년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JP모간 컨퍼런스서 한 말이 생각이 났다. 해외 투자자들 앞에서 그룹 회장직 사임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자리였다.

“한국에서는 상장사 대주주가 지분 못파는 구조니깐 (회장직 내려놔도) 염려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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