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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의 변화, ‘구조조정 전담’ 꼬리표 떼기 속도 CB·IB 수익성 강화, 업무 중심 ‘혁신성장 지원’으로 이동

김규희 기자공개 2021-11-24 08:00:5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3일 16: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이 상업금융(CB), 투자금융(IB) 등을 강화하며 수익구조 다변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동걸 회장이 취임 때부터 밝혀왔던 기업 구조조정 중심의 정책금융기관 역할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적이다. 이를 토대로 혁신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19일 홍콩 금융당국으로부터 홍콩지점 신설 인가를 획득했다. 홍콩에 신규 영업점을 설립한 건 1986년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후 35년 만이다.

기존 홍콩법인과 신설 지점을 ‘더블 포스트(Double Post)’로 구축해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각 점포별 특화전략을 추진하고 협업 시너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홍콩법인은 'IB 전문' 점포로 육성할 계획이다. 아시아 금융 중심지인 홍콩에서 투자금융 수행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디케이트론 주선, 펀드 투자 및 운용 업무 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신설 지점은 자금조달 및 기업금융에 집중하도록 할 방침이다. 홍콩 및 중화권에 진출하는 한국계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원활한 영업활동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과거 산업은행 전략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모습이다. 그동안 산업은행은 기업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정책금융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산업은행법은 기업 구조조정 외에도 △산업의 개발 및 육성 △중소기업 육성 △기업·산업의 해외진출 △신성장동력산업 육성과 지속가능한 성장 촉진 등을 목표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조선업·항공업 등 국가기간산업의 부진으로 약화한 한계기업을 떠맡아왔다.

규모가 큰 기업이 무너질 경우 고용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어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졌고, 정부는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을 통해 운영자금 대출이나 지분 인수 등으로 대응해왔다. 이에 산업은행은 한 때 출자전환 등으로 비금융 자회사 132개를 소유하며 ‘국내 최대 구조조정 전문기관’으로 통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속도감 있게 구조조정 현안을 해소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STX조선, 대우조선해양,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에 이어 최근에는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앞두고 있다.

이동걸 회장의 의지가 담겨 이뤄진 변화다. 2017년 부임 당시부터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역할 탈피를 외쳐왔던 이 회장은 지난해 연임 이후 그 속도를 보다 높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연임 당시 임직원에 보낸 서신에 그 의중이 잘 담겨 있다. 그는 당시 임직원들에게 “혁신성장, 구조조정, 조직의 변화와 혁신 등 세 개의 축을 기반으로 정책금융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결국 혁신성장과 신산업·신기업 육성으로 완성되기 때문에 혁신성장과 4차 산업혁명 금융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홍콩지점 신설도 그 변화 속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홍콩 법인·지점을 통해 과거에는 집중하지 않았던 CB, IB금융 업무를 강화하기로 했다는 점을 봤을 때다. 이를 통해 마련된 자금은 혁신산업에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혁신산업 지원 성과를 높이기 위한 특별한 움직임도 있다. 산업은행은 혁신 창업기업 육성을 위한 ‘KDB 넥스트라운드’에 이어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캐피탈 자회사를 세웠다. 스타트업 투자유치 플랫폼을 통해 국내 벤처기업에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미국에 네트워크를 구축해 현지 진출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목적이다.

앞서 16일 개소한 KDB Silicon Valley LLC(KDB실리콘밸리)는 이달 말 9500만달러 증자를 통해 전체 자본금을 1억달러 규모로 늘린 뒤 연말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예정이다. 실리콘밸리 생태계 안에서 현지 스타트업 및 투자자와의 네트워킹 활동을 통해 현지 한국계 창업기업에 대한 직접투자 실시 등 실리콘밸리 내 한국계 위상 강화를 위해 활동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중심이 기업 구조조정에서 혁신성장 지원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이 회장의 의지가 강한 만큼 산업은행 내부에서도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 지원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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