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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유상증자로 투자등급 방어 '청신호' [Rating Watch]연말 정기평정 시 'BBB-, 부정적' 탈출 가능성, 펀더멘탈 개선 '아직'

이지혜 기자공개 2021-12-02 13:58:51

이 기사는 2021년 11월 30일 07: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중공업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질 위기를 벗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다. 이미 3분기 말 기준으로도 신용등급 ‘안정적’ 복귀 요건을 달성했다. 여기에 대규모 유상증자까지 진행하고나면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리에서 졸업하면서 영업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인고의 시간이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를 발판으로 수소와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발전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 발전사업 전망도 밝지 않다.

◇유상증자 효과 '톡톡', 재무구조 개선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 소식에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신용도 재검토에 들어갔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12월이 기업어음(CP) 정기평가 기간인 만큼 두산중공업의 신용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며 “유상증자는 신용도 상향에 긍정적 요소”라고 말했다.
*출처: 한국기업평가
두산중공업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발행예정가액은 주당 1만8100원이다.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키움증권, 신영증권이 대표주관업무를 맡았다. 총액인수로 계약을 맺었기에 실권주가 발생하면 주관사가 모두 인수한다.

조달자금 가운데 7000억원은 채무를 상환하는 데 투입한다. 또 2026년까지 수소터빈 분야에 3000억원, 해상풍력에 2000억원 등을 쓸 계획이다. 이밖에 소형모듈원전(SMR), 연료전지, 수력, 태양광 등에도 자금을 투입한다. 다만 이 자금은 수년 에 걸쳐 사용되기에 두산중공업의 유동성에 큰 부담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중공업이 유상증자를 진행하고나면 신용도 상향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 신용등급 ‘안정적’ 복귀요건을 이미 모두 충족한 데 이어 재무구조를 한층 더 개선하는 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올 3분기 별도기준으로 두산중공업의 부채비율은 149.5%다. 유상증자를 마치고나면 108.2%가 될 것으로 추산됐다.

3분기 말 기준 EBITDA/금융비용은 2.15배, 영업이익률은 6.5%를 기록했다. 자본이 7조원대로 불어나고 금융비용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총액인수 조건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이기에 안정적으로 자본을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 경쟁력이 개선되는 효과도 볼 것으로 예상됐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국책은행에서 3조원의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채권단 관리 아래 놓였다. 이때문에 해외 수주 등에 부정적 영향을 받아왔는데 앞으로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다만 최종적으로 신용등급이 결정되는 시기는 내년 3월 신주 상장 이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연말까지 등급전망 ‘안정적’을 회복하거나 등급상향에 대해 ‘긍정적 검토’가 부여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뒤 올해 연간실적과 내년 1분기 실적, 유상증자 추이까지 모두 확인된 뒤 신용도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본원적 경쟁력 회복 ‘아직’, 신사업 결실 시간 필요

두산중공업의 신용도 상승을 가를 핵심적 요소는 펀더멘탈이다. 매출 감소기조를 끝내고 신규수주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 신재생에너지발전 등 신사업 성과가 절실하지만 갈 길이 먼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전세계적 탄소규제가 강화하면서 두산중공업이 기존사업으로 수주환경을 개선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석탄화력발전 수주를 지양하고 가스터빈, 풍력 등으로 사업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신규사업이 실적에 기여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 하락세는 가파르다. 탈원전과 탈석탄 정책과 글로벌 에너지시장의 친환경기조에 타격을 받았다. 2014년 상반기까지 A+였던 신용등급이 2017년 BBB+, 지난해에는 BBB-로 떨어졌다.

내리막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신용평가 3사는 지난해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 전망에 일제히 ‘부정적’을 붙였다. 이번 유상증자는 투기등급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 마지막 방어선인 셈이다. 신용도를 끌어올리려면 실적과 수주 증가가 절실하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두산중공업은 올 들어 3분기까지 연결기준과 별도기준 매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22% 증가하고 별도기준으로도 흑자전환했지만 사업경쟁력이 회복됐다기보다 구조조정 효과를 본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신규수주가 이뤄지고 있지만 신사업에서 성과를 본 것은 아니다. 올 들어 10월 말까지 두산중공업은 약 5조707억원 규모의 신규수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이 분기보고서에 밝힌 주요 신규수주에서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관련 수주는 2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파악된다. 여전히 석탄화력발전, 원자력발전 등이 주요 수익원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영업실적이 개선되긴 했지만 실적안정화로 보기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실적 회복세를 유지하려면 신재생에너지발전 등 신사업에서 성과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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