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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재다능' 프랙시스, 폭넓은 투자 스펙트럼 '과시' 콘텐츠부터 로봇 제조사까지…6곳 그로스캐피탈 투자 눈길

서하나 기자공개 2022-01-04 08:00:21

이 기사는 2021년 12월 31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올해 다양한 산업 군의 기업에 투자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JTBC스튜디오 지분 투자를 시작으로 건강기능식품 기업 엔라이즈(구 승명), 바이오 기업 디앤디파마텍, 음악 저작권 기업 비욘드뮤직, 로봇 제조사 두산로보틱스 등 6개의 딜이 모두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프랙시스는 올해 블라인드펀드를 80% 가까이 소진한 만큼 내년 하반기께 신규 펀딩 작업에 착수한단 계획이다. 또 인수 후 통합(PMI)과 볼트온 등 작업을 통해 번개장터 등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의 가치를 제고하는 일에도 계속해서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설립 후 최대 규모 JTBC스튜디오 투자 '쾌거'

프랙시스는 올해 3월 JTBC스튜디오 지분 약 19%를 확보해 2대주주에 올랐다. 지난해 말 JTBC스튜디오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한 30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를 매입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2013년 설립 이래 단일 투자 건 중 가장 액수가 큰 거래였다. 또 그동안 주로 프라이빗딜(수의계약)에 집중해온 프랙시스로서 경쟁입찰에서 승기를 쥔 흔치 않은 성과기도 했다.

프랙시스는 투자금 3000억원 가운데 1000억원을 블라인드펀드에 출자했던 기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LP코인베펀드를 조성해 충당했다. 국민연금이 앵커 LP 역할을 맡아 500억원을 출자했고 산업은행과 신한금융투자 등 총 6~7곳의 기관들이 투자에 참여했다. 나머지 1700억원은 자체 블라인드펀드와 인수금융을 통해 채웠다.

JTBC스튜디오는 '스카이캐슬'을 비롯해 '이태원클라쓰', '부부의 세계' 등 드라마 제작 사업과 콘텐츠 유통업을 하는 중앙미디어그룹 계열사다. 프랙시스는 해당 투자로 JTBC스튜디오의 기업가치(EV)를 1조2000억원으로 평가했으며, 3~5년 내 기업공개(IPO) 조건을 보장 받았다.

두번째 딜의 주인공은 건강기능식품 기업 엔라이즈(구 승명)이다. 7월 건기식 시장의 성장성과 글로벌 경쟁력에 주목해 총 580억원을 투자해 엔라이즈 경영권을 인수했다. 승명은 2008년 8월 설립된 건기식 기업으로, 네추럴라이즈(Naturalize), 더리얼(The REAL) 등 대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3대 상품 카테고리는 오메가3, 프로폴리스, 감마리놀렌산 등이다.

프랙시스는 건기식 구매가 대부분 네이버나 쿠팡과 같은 플랫폼에서 상품군 단위의 검색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 착안했다. 엔라이즈는 주요 채널에서 상위 입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또 엔라이즈가 빠른 매출 상승세에 비해 마케팅 지출이 과하지 않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

프랙시스는 마케팅 중심의 건기식 경쟁구도에서 벗어나 상품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키는데 힘쓸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신제품(first-in-Class)을 꾸준히 개발하고, 400개 이상의 SKU를 기반으로 유통 업체의 취향에 맞는 맞춤형 상품기획 및 소싱을 더욱 고도화할 예정이다. 건기식 시장은 2020년 연간 약 6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엔라이즈의 최근 3년간 연매출 평균 성장률은 50%, 지난해 매출은 약 300억원을 기록했다.

◇바이오·로봇부터 음원 저작권까지 '종횡무진'

프랙시스는 하반기 바이오와 로봇, 음원 저작권 등 새로운 산업에서도 성장성 높은 기업을 발굴하는데 주력했다. 10월 디앤디파마텍에 300억원 규모로 투자했다. DS자산운용, 큐더스벤처스,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총 590억원 규모의 상장전 투자 유치(프리IPO)에 앵커 투자자로 참여하는 형태였다.

프랙시스는 디앤디파마텍이 국내 기업이지만 미국에 자회사를 두고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존스홉킨스대와 협력하는 모델 등을 눈여겨봤다. 디앤디파마텍은 자회사를 통해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 등 뇌질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당시 투자로 디앤디파마텍은 최소 6000억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다. 2019년 시리즈B 투자 유치 때 인정 받은 약 3800억원과 비교하면 두배 가까이 상승했다.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 재도전을 앞둔 디앤디파마텍은 상장시 기업가치가 최소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프랙시스는 12월 음원 저작권 기업 비욘드뮤직에 1000억원 규모로 투자해 지분 60%가량을 확보했다. 비욘드뮤직의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자회사 등을 통해 추가로 IP를 인수하는 형태다. 인수 자금을 전액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조달했다. 내년 상반기에 추가로 1000억원을 더 투입할 계획이다.

비욘드뮤직은 자회사 케이앤씨뮤직을 중심으로 2만여곡의 저작인접권을 보유한 음원 유통사다. 프랙시스는 음원IP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했다. 저작인접권의 최대 강점은 롱테일 비즈니스(Longtail business)적 특성을 지녔다는 점이다. 음악 발매 수익은 발표 직후가 가장 크지만, 이후 시간이 흐르더라도 수익이 뚝 끊기지 않고 꾸준히 창출된다. 발매 1차 년도 수익을 최고점이라고 봤을 때 20~30년 뒤에 최고점 대비 약 5~20%가량의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저작인접권 사업은 인프라 투자와 그 성격이 유사하다. 최초 투자로부터 시간이 흘러도 꾸준히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어 자산의 규모를 늘리면 수익도 늘어나는 구조다. 리캡(자본재구조화)를 하면서 무한히 성장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올해 마지막 딜의 주인공은 두산로보틱스였다. 프랙시스는 12월 두산로보틱스에 약 300억원 규모로 투자했다. 자금은 전액 블라인드펀드로 충당했고, 딜 클로징은 1월 21일로 예정돼 있다.

프랙시스는 두산로보틱스의 대표 제품인 협동로봇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확신 아래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 두산로보틱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지속, 최종적으로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15년 설립된 두산로보틱스는 사람과 같이 일하는 협동로봇을 만드는 회사다. 뛰어난 안정성이 두산로보틱스 제품의 강점으로 꼽힌다.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 TUV SUD의 기능 안전 평가에서 업계 최고 수준인 PLe, cat4를 획득했고, 2017년 첫 제품 출시 약 3년만에 미국·유럽 등 25개국에 진출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업계 후발주자임에도 빠르게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이미 전체 매출의 약 7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 앞으로도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최종적으로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관련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32%를 기록하고 있다. 2025년 1772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번개장터 가치제고 주력·신규 펀딩 예고

번개장터에 대한 추가 자본 확충과 인수 후 통합(PMI) 작업도 올해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프랙시스는 11월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20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신한금융그룹, 벤처캐피털(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 등 외부 투자자들의 투자금까지 포함하면 약 830억원대의 자본을 확충했다.

2019년 말 번개장터를 인수한 프랙시스는 수차례에 걸쳐 자본확충을 진행하고 PMI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는 특히 번개장터가 인기 한정판 제품 등을 되파는 '리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서울 여의도와 코엑스에 오프라인 신발 리셀 전문 매장인 '브그즈트랩'을 열었다.

앞서 2019년 8월 빅데이터 스타트업 '부스트'를 인수해 상품 추천 알고리즘을 고도화했다. 지난해 10월엔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 12월 중고 골프용품 거래 플랫폼 '에스브릿지', 중고 의류 유통업체 '마켓인유', 착한텔레콤의 중고폰 사업 부문 등도 줄줄이 인수했다.

당근마켓, 중고나라와 함께 빅3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불리는 번개장터는 2011년 설립돼 2017년 기존 퀵켓(Quicket)이던 사명을 바꿨다. 올해 거래액 1조4000억원, 가입자 수 1600만명을 웃돌며 외형적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프랙시스는 내년에도 꾸준히 볼트온 등을 통해 번개장터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일을 지속해나간단 계획이다.

프랙시스는 내년 하반기 신규 펀딩 작업에도 착수한다. 지난해 초 네번째 블라인드펀드인 프랙시스밸류크리에이션펀드 2호를 총 4905억원 규모로 조성했다. 번개장터와 베트남 세인트폴 국제학교(St. Paul American School), JTBC스튜디오, 엔라이즈, 디앤디파마텍, 비욘드뮤직, 두산로보틱스 등 투자를 마무리하면 펀드 소진율은 80%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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