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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화장품' LG생건·아모레, 닮은듯 다른 신년사 '혁신' 코로나 악재 속 디지털전환 화두, '글로벌 명품 vs 체질개선' 동상이몽

문누리 기자공개 2022-01-04 08:13:28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3일 1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디지털 전환'을 골자로 한 혁신을 동일하게 새해 전략으로 내걸었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양사 기류가 달라진 만큼 구체적인 실천방안도 엇갈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3대 추진 전략을 그대로 밀고 가는 반면 LG생활건강은 글로벌 명품뷰티회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새롭게 담았다.

특히 8년째 디지털 전환을 추진전략으로 꼽아왔지만 결국 코로나19 타격을 피하지 못한 아모레퍼시픽과 달리 LG생활건강은 구체적인 디지털 전환 방향을 제시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코로나19 역풍 시달린 아모레퍼시픽, 체질개선 지속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 경영 방침을 '위닝 투게더(Winning Together)'로 잡고 '강한 브랜드', '디지털 대전환', '사업 체질 혁신' 등 3대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신년사와 동일한 내용으로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체력을 먼저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면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혹독한 시기를 보냈다. 2016년 중국 사드 사태 당시 매출(6조6976억원)과 영업이익(1조828억원)보다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2020년 매출(4조9031억원)과 영업이익(1507억원)이 훨씬 작았다. 2021년 실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신년사에서 등장했던 '옴니채널 구현' 전략도 위축됐다. 면세 채널과 가두점포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타격이 컸기 때문이다. 중국 이니스프리 매장을 급격히 줄이고 국내도 아리따움과 이니스프리 매장을 최소화했다.

특히 디지털 강화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2014년부터 주요 키워드로 매년 꼽아온 핵심 전략이다. 코로나19 발생 6년 전부터 강조해왔지만 결국 팬데믹 이후 급감한 실적이 디지털 채널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했음을 의미했다. 이를 의식한 듯 서 회장도 "그동안 관성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시도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자"고 나섰다.

이번 신년사에서도 여러 채널 중 디지털 채널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서 회장은 3일 온라인 시무식에서 "디지털 세상 속 커머스, 콘텐츠, 커뮤니티를 쉽고 재미있게 만들어 MZ세대 고객과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강한 팬덤을 구축해야 한다"며 "디지털 기술을 통해 방문판매 등 오프라인 채널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맞춤형과 비대면 솔루션 등 미래 성장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데이터 기반 혁신도 강조했다. 서 회장은 "브랜드 가치를 명확히 하고 성장을 견인할 엔진 상품의 육성에 집중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이해하고 빠르게 반응하며, 더마(Derma)와 웰니스(Wellness) 등 잠재력 있는 비즈니스의 확장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 체질 혁신에 관해서는 "시대에 맞지 않는 상품을 과감히 줄이고 데이터 기반으로 재고관리를 최적화하는 등 비즈니스 전반의 비효율을 점검하고 개선하여 수익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며 구조조정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LG생활건강, '글로벌 명품뷰티' 도약 채비

아모레퍼시픽그룹과 달리 코로나19 여파를 딛고 오히려 실적 선방을 보인 LG생활건강은 글로벌로 뻗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국내 뷰티업계 톱 자리를 쟁취한 만큼 여유가 생겨 해외 시장까지 영향력을 더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도 코로나19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면세점 등 주요 채널의 실적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보다는 디지털 채널 대응 속도가 빨랐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국내 업계 실적 1위를 달성했고 글로벌 화장품기업들 중에서도 코로나19 시국에서 성장한 유일한 업체가 됐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사진)도 신년사를 통해 이를 인정하며 "지난해 끝이 보이지 않는 팬데믹과 글로벌 공급망 위기, 세계경기 둔화 등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고객 감동을 목표로 성장을 이어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초과하는 성과를 이루었다"고 격려했다.

이어 차 부회장은 올해 중점 추진사항 3가지로 '뷰티 사업에 역량 집중', '북미 시장 중심의 해외사업 확장', '디지털 역량 강화'를 제시하며 "집요한 혁신을 통해 고객감동을 실현하는 세계적인 명품 뷰티 회사가 되자"고 강조했다.

사업 확장 가능성이 큰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럭셔리 브랜드를 필두로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구체적으로 대표 브랜드 ‘후’는 천기단 라인에 이어 최상위 환유 라인과 천율단 라인을 집중 육성해 럭셔리 포지셔닝을 더욱 강화해나가고 ‘숨’, ‘오휘’, ‘CNP’를 메가 브랜드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M&A를 통해 확보한 ‘피지오겔’, ‘유시몰’, ‘리치’, ‘알틱 폭스(Arctic Fox)’ 등 글로벌 인지도를 보유한 브랜드를 활용해 세계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포부도 언급했다. 차 부회장은 "진정한 글로벌 명품 뷰티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글로벌 최대 시장인 동시에 트렌드를 창출하는 북미시장에서 확장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며 북미 고객들이 선호하는 향과 용기 디자인을 적용한 신규 라인을 강화하고, 채널 및 사업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디지털 전략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차 부회장은 "디지털 공간에서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고객 데이터를 더 면밀히 분석해 트렌드를 읽어내는 한편, MZ세대가 즐겨 찾는 SNS에서 디지털마케팅 역량을 강화하는 등 고객접점에서 대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처방 개발로 제품 품질을 향상시키는 등 사업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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