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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광풍 속 '당첨'의 필요조건 [thebell note]

최석철 기자공개 2022-01-07 13:15:32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5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해 첫 로또복권의 1등·2등 당첨자가 무려 104명이나 쏟아졌다.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던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로또 명당’이라 불리는 곳을 중심으로 길게 줄이 늘어선 결과다.

새해 첫날의 기운을 받아 운수대통을 꿈꾸다 정말 ‘대박’을 경험한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하루였을 테다. 하지만 대다수가 평소와 다름없이 구깃구깃 꾸겨 쓰레기통에 넣었을 터.

IPO 시장 역시 새해를 맞이했다. 말 그대로 ‘IPO 광풍’이 몰아친 한해가 지나고 2022년이 밝았다. 그리고 로또복권과 마찬가지로 ‘대박’을 노리는 이들은 여전히 연초부터 곳곳에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다. 많게는 수십조원, 적게는 수백억원의 공모자금을 모집하려는 IPO 예비기업이나, ‘따상’, ‘따따상’을 기대하는 투자자나 마찬가지다.

‘유동성 장세의 끝물’이라거나 ‘금리인상’ 등 한파 요인이 곳곳에 산적해있지만 굴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미 예정된 빅딜만 공모액이 30조원에 육박한다.

새로운 유망업종이 떠오를 때면 이를 테마로 삼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는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IPO 예비기업 상당수가 아직 스스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시중에 유동성이 넉넉할 때야 성장성이 높은 유망업종이라는 이유만으로 풍부한 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 투자자 역시 산업 변화에 발맞춰 높은 수익률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유동성 축소 국면에선 얘기가 다르다. 확실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이 아니라면 제때 자금을 모집하기도, 투자자에게 수익률을 약속하기도 어렵다. 마냥 시장 분위기에 편승하던 때와는 다르다. 장밋빛 미래가 아닌 현재의 개별 기업 역량에 따라 평가받는 환경이 다가오는 셈이다.

반대로 자체 역량을 갖추고 수익을 현실화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지금이 오히려 시장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여느 때보다 투자자에 대한 비대칭 정보를 없애고 적극적인 IR이 필요한 시기인 이유다.

투자자 역시 마찬가지다. 로또복권과 IPO 공모주 시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분석 가능성에 있다. 난수 조합에 기댄 '로또 당첨 번호 맞추기' 같은 막연한 기대가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구조다.

올 한해도 새해벽두 로또복권처럼 공모주 ‘대박’을 거머쥐는 ‘당첨자’가 쏟아질까. IB업계의 의문부호 속에서도 여전히 복권을 살려는 줄은 길게 서있다. 구깃구깃 꾸겨 쓰레기통에 넣지 않기 위해선 한파 속 줄을 서는 인내심보단 판단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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