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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디지털 시프트 전략]홈플러스의 역발상, 오프라인서 이커머스 원천 찾는다대형점포 '온라인 물류거점' 활용, 연내 17개 점포 리뉴얼 신선식품 확대

이우찬 기자공개 2022-01-07 07:12:34

[편집자주]

유통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거세게 불어 닥친 디지털 바람은 업계 지형도를 바꿀만큼 파장이 컸다.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선택이 아닌 숙명으로 인식되면서 접근 전략도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실무자들의 압박도 가중되고 있다. 2022년 임인년 새해를 맞아 국내 유통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현주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6일 16: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마트 3사 중 1곳인 홈플러스는 이커머스 플랫폼에 드라이브를 거는 신세계 이마트, 롯데마트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백화점사업을 겸하는 신세계, 롯데쇼핑과 달리 대형마트에 치중하는 홈플러스는 업종의 본질인 '점포'에 집중한다.

홈플러스는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이커머스 사업을 시작했지만 경쟁력은 결국 오프라인 점포에서 나온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소비자 발걸음을 점포 안에 오래 머물게 해야 이커머스 사업도 확장된다는 개념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오프라인에서 이커머스 강화를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집중한다. 오프라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온라인 고객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올라인(Online+Offline)' 전략을 키워드로 삼고 있다. 점포 신선식품을 늘리는 등 오프라인 마트의 경쟁력인 식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그동안 거리두기 강화와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인해 이커머스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면 올해 다시 오프라인에 재투자해 점포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이커머스 사업도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라인' 전략…점포 자산 활용으로 이커머스 사업 강화

홈플러스의 이커머스 사업 진출은 업계에서 가장 빠른 축에 속했다. 2000년대 초반 대형마트 최초로 이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다. 신선식품 온라인 배송도 홈플러스가 2002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서비스다. 2011년 스마트 가상 스토어 서비스를 론칭했고 최근에는 온라인몰을 리뉴얼하며 대형마트 중 처음으로 네이버페이 간편결제시스템을 도입했다.

홈플러스의 이커머스 사업을 총괄하는 모바일사업부문의 연간 매출은 2017년 약 5000억원에서 2021회계연도 기준(2021년 3월~2022년 2월) 1조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 이커머스 사업의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20%에 이른다.

홈플러스의 이커머스 강화 전략에는 오프라인 자산 활용이라는 키워드가 있다. 오프라인 점포를 이커머스 배송 기지로 활용하는 게 대표적이다.

홈플러스는 이마트와 롯데마트보다 점포 면적이 큰 점을 적극 활용했다. 대형마트 점포를 지역별 고객 밀착형 온라인 물류센터로 탈바꿈시켰다. 경쟁사들이 수도권 물류의 경우 별도의 온라인 물류센터를 확보했던 것과 대비된다.

비결은 홈플러스 점포 크기에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점포의 영업면적은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넓다. 경쟁사로 분류되는 이마트, 롯데마트보다 점포 평균 면적이 2배 이상 넓은 것으러 알려져 있다.

홈플러스는 대형점포를 소비자들의 쇼핑 공간 이외에 이커머스 배송을 위한 물류거점으로 활용했다. 재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점포의 특징은 쇼핑 이외에 물류와 하역 등 후방작업이 가능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쇼핑 이외 물류가 가능한 공간이 있다보니 이커머스 주문, 상품 적재, 보관, 운송, 배송 등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대형점포는 풀필먼트센터(FC) 구축으로 이어졌다. 인천 계산점, 안양점, 수원 원천점 등에 FC 3곳을 설립해 피커(picker, 장보기 전문사원) 수를 기존 26명에서 5배 수준으로, 배송 반경을 점포당 6km에서 3배로 각각 늘렸다. 고객 주문 수는 4배 규모로 커졌다. 2019년 대비 2020년 3개점 모바일사업부문 매출은 평균 67% 이상 성장했다. 홈플러스는 향후 풀필먼트센터를 지속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수원 원천점 점포 안에서 피커가 상품을 분류하고 있다. 원천점은 풀필먼트센터로 구축돼 온라인 배송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된다>

현재 홈플러스 대형마트 121곳,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253곳 등 총 374개 점포를 물류거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체 467개 점포 중 약 80%가 물류 기능을 갖춘 셈이다. 대형마트 한 점포에서만 하루 최대 1600건의 온라인 장보기 주문을 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연내 17개 점포 리뉴얼…오프라인 재투자

홈플러스는 전국 각지 '마트'의 물류기지 역할을 대폭 강화해 2025년까지 하루 이커머스 배송 건수를 현재 8만건에서 13만건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프라인 점포 경쟁력 강화와 이커머스 사업 매출 확대를 위한 핵심 자산은 전용 피커와 배송차량이다. 홈플러스는 2024년까지 이커머스 전용 피커를 현재 1980명에서 4870명으로, 배송차량은 1550대에서 3830대로 늘릴 예정이다.

장보기 전문사원을 의미하는 피커는 각 점포에 진열된 상품을 직접 골라 담는 역할을 한다. 피커들은 온라인 주문 접수-오프라인 장보기-배송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DPS(Digital Picking System)는 피커에게 물건을 담을 트레이를 선정하고 상품 위치와 최종 검수결과를 알려준다. 약 3분 동안 점포 내 컨베이어 한 바퀴를 모두 돈 트레이는 배송 트럭에 실려 마트를 떠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동네 마트에서 전통적인 장보기와 온라인 피킹이 만나는 O2O 매장이 구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가 올해 17개의 점포를 리뉴얼하는 것도 결국 이커머스 사업 강화와 맥이 닿아 있다. 대형점포 리뉴얼의 얼개는 식품과 비식품 비중을 기존 5:5에서 6:4로 식품부문을 확대하는데 있다. 이달 리뉴얼 오픈 예정인 간석점의 경우 2년 연속 매출이 신장한 한우, 수입육, 초밥 등 품목을 확대하고 식품 매대 구성을 늘린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0월 시범 운영한 '홈플러스 세븐오더'를 전국 주요 도시 22개점에 확대할 예정이다. 세븐오더는 당일배송 예약 마감 시간을 오후 2시에서 7시로, 배송 시간을 자정까지 늘린 서비스다. 세븐오더는 홈플러스 점포의 물류 경쟁력에서 파생되는 서비스로 평가된다.

<홈플러스 세븐오더는 당일배송 주문 마감 시간을 오후 2시에서 오후 7시로 늘리고 배송 시간은 자정까지 확대한 서비스다>

홈플러스는 올해 온라인몰의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먹거리 품목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을 이끌면서 관련 신선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2% 신장했다. 홈플러스는 마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신선식품'이라는 강점에 이커머스 채널을 입혀 경쟁사와 매출 격차를 벌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오프라인에 재투자해 고객들을 오프라인 점포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게 중요하다"며 "오프라인 점포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곧 이커머스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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