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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과 에디슨모터스의 간극

감병근 기자공개 2022-01-07 08:03:24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6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발명왕’으로 유명한 토마스 에디슨은 발명가보다는 사업가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이미 발명된 물건을 조금씩 개량해 상용화하거나 이를 활용해 회사를 만들어 수익을 내는 데 뛰어난 수완을 보여줬다.

대표적 발명품으로 알려져 있는 백열전구도 실은 영국의 조지프 스완이 먼저 제작에 성공했다. 에디슨은 스완과 특허 소송에서 패소했지만 이후 합의금을 주고 합작회사 ‘에디스완(Ediswan)’을 세우는 방식으로 백열전구 판매권을 확보했다.

이후 백열전구를 널리 보급할 치밀한 사업계획을 짰다. 우선 기존 백열전구를 개량한 뒤 대량 생산, 유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후에는 백열전구에 전기를 직접 공급하기 위해 발전, 배전사업 등을 담당할 ‘에디슨전기회사’도 세웠다.

지금의 기업 경영활동으로 치자면 하나의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후속 사업계획을 잇달아 실행해 시너지를 낸 셈이다. 에디슨의 치밀한 사업계획은 전설적인 투자은행가 J.P.모건도 움직였다. 에디슨의 전기 사업에 주요 투자자로 나섰다.

하지만 100년 뒤 에디슨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에디슨모터스는 엉성한 계획으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쌍용자동차를 인수하겠다고 나섰지만 자금조달 등 주요 사업계획의 증빙이 부족해 재무적투자자(FI)가 떠나고 있다. 야심차게 시작했던 쌍용차 인수가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에디슨모터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마련한 쌍용차 인수 계획을 FI들이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가장 객관적으로 사업의 가치를 판단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투자자를 치밀한 사업계획으로 설득하는 것이 사업가의 숙명이다.

에디슨모터스는 FI의 자금 지원을 약속 받은 덕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는 반대로 FI가 등을 돌린다면 쌍용차 인수를 계속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에디슨을 몰아낸 뒤 에디슨전기회사를 ‘제너럴일렉트릭(GE)’으로 바꾼 인물도 J.P.모건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에디슨모터스의 인수가 실패하면 쌍용차 임직원 4800여명과 협력업체 직원 등 총 2만여명이 또 한번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위기로 몰린다. 부디 이런 점을 고려해 FI를 설득할 치밀한 사업계획을 준비하고 있기를 바란다. 쌍용차 인수를 통해 테슬라를 뛰어넘는 전기차 업체가 되겠다는 꿈도 이룰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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