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1월 07일 07: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한국물(Korean Paper) 이슈어인 한국수출입은행이 최근 30억달러의 달러채를 발행했다. 정부채를 제외하면 한국물 시장 역사상 가장 큰 딜인 이번 발행은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외 하우스 초미의 관심사였다.특히 국내 하우스들이 이례적인 관심을 가졌다. 전례를 살펴봤을 때 수은이 한국물 발행을 할 때 주관사 참여를 희망한 토종 IB는 2~3곳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딜은 분위기가 180도 달랐다. 접점이 없던 국내 하우스들이 먼저 이슈어 측에 물밑 접촉을 시도했다. 결과적으로 무려 8곳이 줄을 섰다고 한다.
지금까지 한국물 시장을 바라보는 국내 하우스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한국물 시장에서 토종 IB의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지도 모르겠다.
이유는 간단했다. 유럽·아시아·미국 등 글로벌 무대에서 영업을 해야 하는 한국물 시장에서는 '네트워크'가 생명이다. 전 세계에 퍼져있는 글로벌 IB에 비해 토종 IB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사실 상대가 안 될 정도다. 국내 하우스들도 대부분 인정하는 사실이다. 토종 IB 입장에서는 경쟁력도 없고 돈도 안되는 한국물에 굳이 전투력을 쓸 이유가 없는 셈이다.
다만 상황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한국물 시장의 사이즈가 점차 커지고 있다. 수은 같은 국책은행은 물론 여전사와 사기업의 한국물 발행이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작년은 SK그룹 3사(SK E&S,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가 동시에 한국물을 발행하는 등 사기업의 조달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시장 파이가 커지면서 국내 IB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커진 모습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심지어 한국물 시장을 '블루오션'이라고 까지 표현했다.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화로 현지 조달 사례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나름의 경쟁력을 발휘해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 증권사 한 곳을 주관사로 반드시 선정해오는 국책은행의 육성책도 토종IB에게는 '단비'와 같다.
국내 하우스들이 이구동성 외치는 중장기 목표가 '글로벌화'인만큼 토종 IB들이 한국물 시장을 더는 방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 결국 국내 소수 IB들만이 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으로 내다본다. 국내 하우스들이 한국물 존재감을 이어갈 수 있는 '골든 타임'이 어쩌면 바로 지금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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