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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녹색채권 외부 검토기관 기준 세운다 외부검토 비용 지원 목적, 환경산업기술원 등장할 수도

이지혜 기자공개 2022-01-13 07:44:14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1일 15: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환경부가 녹색채권 외부 검토기관의 자격요건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1분기 안에 자격요건을 발표한 뒤 등록제까지 연이어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부검토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신뢰도 높은 기관에서 검토 받아야 인정할 수 있다는 게 환경부의 복안이다.

신용평가사와 회계법인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동시에 새로운 규제에 적응해야 해서다. 회계법인은 2018년부터, 신용평가3사는 사실상 2021년부터 관련 사업을 진행해왔다. 환경부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을 새 외부 검토기관으로 추가할 수도 있다. 녹색채권 외부검토(인증)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생기는 셈이다.

◇외부 검토기관 기준, 1분기 발표 목표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녹색채권의 외부 검토기관 자격요건을 이르면 1분기에 발표하기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녹색채권 외부 검토비용 지원사업과 관련된 사항”이라며 “가급적 1분기 안에 외부 검토기관의 자격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해부터 녹색채권 외부 검토비용 지원사업을 준비해왔다. 녹색채권을 발행하려면 자금 투입 프로젝트가 적격한지, 관리체계가 ICMA(국제자본시장협회)나 환경부의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에 적합한지 등을 외부 검토기관에서 검증·인증평가 받아야 한다.

발행사 입장에서 일반 공모채보다 번거로운 절차가 늘어나는 셈이다. 금리상 혜택(ESG프리미엄)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적, 금전적 비용이 더 든다. 녹색채권 발행 유인이 떨어지는 이유다.

환경부는 기업의 부담을 줄여 녹색채권 발행을 활성화하고자 외부 검토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예산안에 15억원을 배정했다. 현재 사전검증·인증수수료가 15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100건가량 지원할 수 있는 규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까지 녹색채권을 발행한 기관은 모두 64곳, 발행종목은 145건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정부가 비용을 지원하는 만큼 외부 검토기관의 신뢰도는 물론 보고서의 질도 좋아야 한다”며 “시장 신뢰를 위해 자격요건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녹색채권 한 건당 외부 검토비용을 얼마나 지원할지, 올해 예산 15억원 중 얼마를 집행할지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자금 투입 프로젝트가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해당돼야만 지원할지 여부도 논의하고 있다. 녹색분류체계를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에 적용하는 시점이 2023년부터라서다.

◇환경전문가 없는 전문기관?…환경산업기술원 등장 가능성도

쟁점은 외부 검토기관의 환경전문가 인력 보유 여부다. 지난해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녹색채권 전수조사 결과를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발표하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외부 검토기관은 외부검토를 적절히 수행하기 위한 조직체계와 평가 관련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또 외부검토에 필요한 경험과 자격이 있는 인력을 보유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안 의원에 따르면 외부검토 기관의 50%가 환경분야 전공인력 없이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는 간담회 등에서 외부 검토기관으로 하여금 환경전문가를 두도록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반발도 적잖다. 외부 검토수수료로 충분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 규제에 대응하고자 신규 인력을 뽑아야 해서다. 더욱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열풍이 불면서 환경전문가의 몸값이 치솟았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전문가, 환경 분야 전공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인지 모호하다”며 “신용평가사들은 사업성평가 등을 통해 관련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한 데다 회계법인 등은 관련 컨설팅을 주력으로 진행하고 있어 전문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녹색채권 등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 외부검토 사업은 현재 회계법인과 신용평가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2018년 삼정KPMG가 국내에서 처음 시작한 이래 EY한영, 딜로이트안진 등이 뒤이어 참여했다.

신용평가사 중에서는 2020년 한국신용평가가 가장 먼저 평가방법론을 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초부터 사업을 본격화했다.

환경부가 전문성 등을 근거로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을 새로운 외부 검토기관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부 산하의 준정부기관이다. △환경기술 개발사업 기획·평가·관리 △환경신기술 외부 검토, 기술검증 △기업 친화경경영과 저탄소경영 활성화 등을 주요 기능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녹색채권 외부 검토시장에 등장하면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준공기업인 만큼 신뢰성이 큰데다 관련사업을 전문으로 영위하고 있어서다. 다만 시장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녹색채권 외부 검토시장이 자칫 관치 중심으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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