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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리픽싱 상향 조정 이슈에 운용사 전략 조정 불가피 발행사 펀더멘털 우선시…하이브·일진머티리얼즈 사례연구

이민호 기자공개 2022-01-14 08:11:20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3일 13: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 전환사채(CB)에 대한 상향 리픽싱(Refixing)이 도입되면서 발행사 펀더멘털에 기반한 투자로 전략을 변경하려는 메자닌 전문 투자사들의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 이벤트에 따른 주가 자체의 상승 가능성을 우선시 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흐름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모 CB의 전환가액 상향조정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중소형 메자닌 투자전문 운용사와 자문사를 중심으로 근본적인 투자전략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가 한계기업이 발행한 CB에 대한 투자를 줄이려는 것이다. 상향 없이 하향 리픽싱 조건만 존재했던 과거에는 재무상태와 현금흐름이 열악한 기업의 CB에도 투자를 감행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CB 투자는 하향 리픽싱을 통해 매입단가를 최대한 낮추고 주가가 전환가액을 웃돌 때 보통주로 전환해 차익을 거둬들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 때문에 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이벤트에 따른 주가 자체의 변동이 사실상 수익폭을 결정한다. 그린에너지나 메타버스 등 테마주로 엮인 소형 코스닥 상장사의 CB에 투자수요가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상향 리픽싱 조건이 추가되면 매입단가가 최초 수준으로 되돌아오면서 하향 리픽싱 조건만 존재할 때보다 수익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향 리픽싱은 최초 전환가액의 70%까지 가능한데 상향 리픽싱에 따라 이 하락한 30%에 해당하는 수익을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일부 메자닌 투자사들은 전환가액 상향조정이 의무화된 CB의 대안으로 하향 리픽싱 조건이 삽입된 전환우선주(CPS)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고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CPS는 상환조건이 없어 손실 위험이 크고 RCPS의 경우 배당가능이익으로만 상환해야 하는 특성상 한계기업이 발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주류 전략으로 채택하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CB로 주류 전략을 유지하되 리픽싱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펀더멘털이 우수한 기업에 투자를 집중하자는 의견이 투자사들 내부적으로 힘을 얻고 있다. CB는 조기상환(풋옵션)과 만기상환 조건이 붙어있기 때문에 이들 조건만 고려해도 보통주 투자보다 유리한 점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취지다.

이러한 의견은 지난해 5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 입법예고를 통해 전환가액 상향조정 의무화 계획이 처음 발표됐을 때부터 일부 투자사들에서 근본적인 체질 개선 필요성의 일환으로 제기돼왔다.

기업 펀더멘털에 무게를 싣는 투자사들이 눈여겨보고 있는 사례가 지난해 하이브와 일진머티리얼즈가 발행한 CB다. 하이브가 11월 발행한 3회차 CB는 리픽싱 조건이 없으면서도 오히려 전환가액을 기준주가에서 10% 할증해 발행됐다. 일진머티리얼즈가 12월 발행한 1회차 CB도 하향 리픽싱 한도를 최초 전환가액의 90%까지로 좁게 두면서 전환가액을 기준주가에서 20%나 할증해 발행됐다.

전환가액을 할증 발행할 경우 할증폭만큼 투자사가 위험을 더 떠안는 셈이 된다. 이 때문에 기업 펀더멘털을 철저히 분석하고 이에 따라 향후 주가도 할증폭보다 높은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강한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

다만 이들 사례에서 투자성과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달 12일 종가 기준 하이브 주가는 29만7000원으로 3회차 CB 전환가액(38만5500원)을 약 23% 밑돌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 주가는 11만3000원으로 1회차 CB 전환가액(16만5500원)을 약 32% 하회하고 있다. 이들 CB의 전환청구 가능일은 발행일로부터 1년 이후로 아직은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메자닌 투자업계 관계자는 “CB에 상향 리픽싱 조건이 추가되면서 내부적으로 더 이상 리픽싱에 미련을 둬서는 안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며 “지난해 하이브와 일진머티리얼즈의 CB 발행 사례처럼 기업 펀더멘털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수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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