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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금융권 新경영지도]신사업·디지털 조직 키운 한화생명, 정체된 성장 타개할까컨설팅사·금융위 화려한 임원진 영입…'한화 3세' 김동원 부사장, 신사업 관심 집중

이은솔 기자공개 2022-01-17 07:08:01

[편집자주]

새해를 맞아 금융사들은 조직에 크고 작은 변화를 줬다. 해마다 반복되는 과정이지만 매년 그 의미는 다르다.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경영전략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신년 조직재편 방향성과 규모도 천차만별로 갈린다. 2022년을 맞이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은 조직에 어떤 변화를 줬는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4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보험은 지난해 조직의 큰 변화를 겪었다. 1만9000명에 달하는 전속 설계사를 자회사형 독립보험대리점(GA)으로 떼어내는 제판분리를 단행했다. 본부에서는 보험부문보다 신사업·경영혁신·전략 등 미래를 고민하는 조직의 비중이 훨씬 커졌다.

한화생명의 제판분리에는 하락하는 수익성을 타개하기 위한 절박함이 담겨 있었다. 가벼워진 조직을 바탕으로 사업비 효율성을 높이고, 절감한 비용을 자산운용과 디지털에 투자해 혁신 성장을 이루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핀테크에 꽂힌 '한화 3세' 김동원 부사장과 외부에서 영입한 화려한 임원진들이 올해 그 작업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보험보다 덩치커진 신사업·디지털 조직‥…외부인재에 '문 활짝'

한화생명은 지난해 조직 구성에도 여러 변화를 줬다. 한 해 동안에만 두 번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는데, 두 차례 모두 신사업과 디지털에 방점에 방점을 찍었다. 연초에는 신사업부문과 전략부문을 신설해 보험을 포함한 '3부문' 체제를 만들었다. 연말 또 한 번의 개편을 통해서는 경영혁신부문과 투자부문을 신설해 '5부문'으로 확대했다.

조직개편 이전 한화생명에 존재하는 유일한 부문은 '보험부문'이었는데 개편 이후에는 전략, 투자 등 보험 이외 부문이 전체 조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2월 제판분리를 통해 영업 기능을 자회사에 이관한 것과도 맞물린다. 한화생명의 핵심 축이 보험영업·상품 판매 등에서 신사업과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화 3세'인 김동원 부사장은 전략과 신사업 등 신규 설립된 부문에 관심을 갖고 있다. 김 부사장은 2014년 한화생명에 입사한 이후 신사업과 전략부문을 꾸준히 지원해왔다. 김 부사장은 블록체인, 가상화폐거래소 등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업 부문은 헬스케어, 빅데이터 등 디지털 신기술 기반의 사업과 전략적 투자를 추진한다. 전략 부문은 비전 수립, 사업포트폴리오 개선 및 인수합병(M&A) 등 한화생명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담당한다. 결국 지난해 연이어 이어진 조직개편은 김 부사장의 관할 부문을 키우는 방향으로 이뤄진 셈이다.

인사에서는 외부출신 임원진도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하반기 신설한 대표이사 직속 조직인 경영전략실 실장에는 AT커니 대표 출신의 컨설팅 전문가 하상우 부사장을 선임했다. 그 아래 경영전략실 담당 임원으로는 금융혁신 등을 담당했던 이한샘 금융위 서기관을 영입했다. 이들은 한화생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며 핀테크, 신사업 등의 청사진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순이익 '빅3' 중 3위…자본적정성 제고도 과제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채비는 마쳤지만, 당장 실적과 자본적정성 개선은 과제로 남아있다. 지난해 순이익은 개선됐지만 대면영업의 악화로 영업 성장성의 가늠자인 보장성 신계약 APE(연납화보험료)는 정체됐다. 코로나19 효과에도 불구하고 손해율도 상승하며 보험이익도 축소됐다.

사업비 절감과 처분익 증가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은 개선됐다. 제판분리를 통해 고정비를 줄이면서 사업비가 줄었고 대체투자 자산 등을 처분하면서 운용자산이익률을 끌어올렸다. 2021년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3540억원으로 전년 동기(2410억원)보다 47% 증가했다.

경쟁사들과의 차이는 크게 벌어졌다. 자산 기준으로는 국내 2위 규모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성에서는 생명보험사 '빅3'라는 말이 무색했다. 한화생명이 354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동안 삼성생명은 1조2940억원을, 교보생명은 6570억원을 벌었다.

업계 평균을 하회하는 자본적정성도 과제다. 작년 3분기말 기준 지급여력(RBC)비율은 194%로 감독당국의 최저기준선은 상회하지만 업계에서 적정선이라고 보는 200%에는 미치지 못했다. 금리 상승으로 자본항목에 포함되는 채권평가익이 하락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의 RBC비율은 310%, 교보생명은 283%였다.

2023년 도입되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도 한화생명이 당면한 과제다. 부채를 시가평가하는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는 보유 자산의 규모가 크고 고금리 장기 부채가 많은 생명보험사에 타격이 크다. 국내 대형 생보사 중에서는 한화생명의 자본적정성이 가장 낮은 만큼 제도 도입 전 마지막 해인 올해 자본확충과 채권재분류 등을 통한 대응 방안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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