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화성산업, '3세 시대' 더 강해진 총수일가 지배력이종원 사장에 과도하게 쏠린 경영권, 이홍중 회장과 사내이사 나눠 갖기
고진영 기자공개 2022-01-18 07: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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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4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구 토종’ 건설사인 화성산업은 소유와 경영이 미분리된 소규모 이사회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인중 명예회장이 물러나고 아들 이종원 사장의 3세 경영이 본격화한 뒤론 총수일가 2인으로만 사내이사진을 유지 중이다. 일명 '오너기업' 중에서도 유독 총수에게 경영책임과 권한이 집중된 구조다.사외이사를 과반으로 꾸려 얼추 균형을 맞추는 형식은 취하고 있다.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비중이 25% 수준에 불과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개선된 부분이다. 다만 이사회가 워낙 소규모여서 총수에게 권한이 쏠려 있다는 점은 별반 차이가 없다.
화성산업은 고(故) 이윤석 명예회장이 인수한 삼용사를 모태로 한다. 1958년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출발했는데 동아백화점을 운영하면서 유통과 건설업을 병행했다. 1988년 8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으며 10여년 뒤 장남인 이인중 명예회장이 가업의 바통을 넘겨받았다.
초기에는 오너일가와 사외이사를 비롯한 등기임원이 10명에 달했다. 회사 규모에 비하면 이사회가 상당히 거대했던 셈이다. 그러다 2000년대 다소 숫자가 줄어 사내이사 6명과 사외이사 2명의 8명 체제를 구축, 2016년까지 같은 구조가 이어졌다.
2017명에는 사외이사가 5명으로 줄어든 반면 사외이사는 3명으로 확대되는 조정이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19년이다. 애초 이인중 회장과 동생인 이홍중 회장이 형제경영을 했으나 오너 3세인 이종원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기 때문이다.
당시 이인중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되면서 등기임원에서 이름이 빠졌고 이홍중 회장, 이종원 사장은 각각 사장과 전무에서 승진했다. 이홍중 회장이 공동 경영을 통해 조카 이종원 사장의 연착륙을 돕는 형태로 볼 수 있다.
이종원 사장은 1972생으로 이인중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오너 3세들 중 유일하게 회사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1998년 화성산업에 입사해 상품본부장, 영업본부장, 기획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2008년 처음 이사진에 합류했다.
그의 이사회 진입 십여 년 만에 3세 시대가 시작된 뒤로 경영진도 물갈이가 일었다. 기존 사내이사였던 이원옥 전 토목본부 전무, 재무본부장이었던 임성웅 상무가 2020년 3월 임기만료를 끝으로 퇴임했다. 이후 이홍중 회장과 이종원 사장으로만 사내이사 명단이 단촐하게 유지되고 있다. 미등기임원 중에도 전무급 이상의 임원은 없기 때문에 오너일가의 영향력이 강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사회 내부 위원회를 보면 경영위원회와 사외이사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다. 이중 경영위원회는 2009년 설치됐으며 이홍중 회장과 이종원 사장 등 사내이사 2명으로만 구성됐다. 주주총회의 승인을 요하는 사항의 제안, 대표이사의 선임 및 해임, 위원회의 설치와 그 위원의 선임 및 해임 등을 다룬다. 사실상 오너일가가 경영과 관련한 모든 결정권을 가지는 셈이다.
사외이사가 3명으로 사내이사보다 많기는 하다. 현재 화성산업의 사외이사는 회계·경제·토목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공인회계사인 최성호 안진세무회계사무소 대표, 산업연구원(KIET) 책임연구원을 지낸 권업 계명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한국강구조학회 감사와 대한토목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한 권영봉 영남대학교 공과대 건설시스템공학과명예교수 등이다.
이 가운데 최성호 안진세무회계사무소 대표의 경우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감사위원회는 회사의 회계, 업무에 대한 감사 기능을 수행하는데 이사에게 영업에 관한 보고를 요구하거나 회사 재산상태 등을 조사할 수 있다. 지원조직인 기획감사팀에서 업무를 보조한다.
감사위원회는 당초 사외이사 2명, 사내이사 1명이었으나 2017년 사외이사를 3명으로 늘리면서 사외이사만 참여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3명 이상의 규모 △사외이사가 위원의 3분의 3 이상 △위원 중 1명은 회계 또는 재무전문가 △감사위원회 대표는 사외이사일 것 등 상법에서 요구하는 선출 기준을 모두 충족하고 있다.
다만 이사회 규모가 작다는 점은 지배구조상 여전한 약점이다. 기업지배구조 연구소 관계자는 "이사진 숫자가 반드시 기업가치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나 이사회 내부 위원회가 전문성이나 독립성을 확보하려면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하다"며 "“충분하지 않은 이사회 규모는 위원회 활동이나 설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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