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수 DS운용 회장, 고위드 지분 안판다 회수 대신 장기투자…코인원 매각 대금 활용법 주목
양정우 기자공개 2022-01-18 07:55:12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7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덕수 DS자산운용 회장이 고위드의 매각 이벤트에도 보유 지분을 가져가기로 했다. 과거 DS운용에서 펀드매니저를 맡았던 박상영 대표가 새 주인인 더시드파트너스의 수장인 터라 성장성에 신뢰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최근 고위드가 코인원 지분 매각으로 거둔 540억원의 용처에도 관심이 쏠린다. 투자의 귀재인 장 회장이 중장기 투자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이 대규모 재원이 향후 기업가치를 배가시키는 '키'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신뢰 보낸 장덕수 회장, 주요주주 지위 유지…박상영 더시드 대표와 인연 '눈길'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장덕수 DS운용 회장은 고위드 보유 지분 7.5% 가량을 그대로 보유할 계획이다.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개인 투자자 가운데 최대 규모로 파악된다.
지난해 고위드의 최대주주인 알펜루트자산운용(지분율 52.5%)은 더시드파트너스에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더시드파트너스는 우선 고위드 지분 45%를 약 800억원에 사는 작업을 완료했고 올해 1분기 나머지 소수 지분까지 모두 사들일 방침이다.
그간 고위드의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장 회장은 보유 지분을 처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물론 태그얼롱(tag-along)을 별도로 확보한 여건은 아니었으나 더시드파트너스측에서 장 회장의 의사에 따라 보유 지분을 매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애당초 성장 여력을 확신해 경영권을 인수한 터라 추가 지분 확보가 불리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장 회장은 투자 회수 대신 지분 유지를 선택했다. 아무래도 과거 본인의 하우스에서 일했던 박 대표에 대한 신뢰와 고위드의 본업인 스타트업 금융 플랫폼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관측된다.
더시드파트너스의 박상영 대표는 본래 DS운용의 설립 멤버다. 아직까지 설립 당시 확보한 DS운용의 지분을 그대로 보유할 정도로 장 회장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애당초 장 회장이 고위드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도 박 대표와의 인연이 주효했다. 박 대표는 이제 새 주인인 더시드파트너스의 설립자이지만 고위드의 전신인 옛 데일리금융그룹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고위드는 스타트업 전용 법인카드를 비롯해 각종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스타트업마다 자본 융통이 절실하지만 크레딧(부채상환능력)이 부족한 탓에 신용 서비스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기존 금융의 틀 안에서는 기업가치 1000억이 넘는 스타트업도 신용 조달이 수월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고위드는 자사만의 대안신용 평가모델을 개발해 스타트업의 자금 확보에 숨통의 틔워주고 있다. 카드 발급이 어려웠던 스타트업도 최대 5배의 한도 설정이 가능하다. '고위드카드'는 론칭 1년만에 2000여 곳의 고객사를 확보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WM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대상 금융 사업과 금융 데이터 서비스가 고위드의 핵심 경쟁력"이라며 "빅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처를 냉철하게 진단하는 장 회장이 이런 성장 잠재력에 주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540억 거머쥔 고위드, 뭉칫돈 향방 관심…본사업 투입 이어 M&A 시각도
지난해 말 고위드는 게임빌 자회사 게임빌플러스에 코인원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그 대가로 받은 540억원을 아직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뭉칫돈의 향방이 향후 기업가치의 성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시드파트너스는 일단 이 대규모 현금을 고위드 본연의 비즈니스에 투입하고 있다. 스타트업 전용 법인카드의 발급을 확대하는 재원으로 쓰고 있다. 각종 비용을 자체 현금으로 모두 소화하는 만큼 수익성이 단연 강화될 수밖에 없다.
투자업계에서는 향후 시너지 창출이 예상되는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 고위드는 자체 비즈니스를 영위할 뿐 아니라 일종의 사업 지주사처럼 이미 다양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데일리인텔리전스(AI, 빅데이터 솔루션 개발 및 공급), 뉴지스탁(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크로스파이낸스(소액해외송금업), 디레몬(통합 보험 플랫폼 서비스), 노매드커넥션(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더디자이너스그룹(호텔업), 옐로자산관리(경영컨설팅) 등이 종속기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가파르게 성장한 가상화폐거래소(코인원)의 지분을 매각했다는 건 그보다 큰 사업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뜻"이라며 "당분간 본업 강화에 주력하면서도 대규모 재원의 활용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더시드파트너스는 고위드가 계획대로 성장할 경우 3년 내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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