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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의 '오너 베네핏' [thebell note]

조은아 기자공개 2022-01-19 08:34:22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8일 07: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 리스크'의 반대말은 뭘까. 잊을 만하면 오너 리스크로 몸살을 앓는 기업들이 나오면서 이 단어도 친숙해진 지 오래다. 오너 경영에 따른 위험이 분명히 있다는 데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반대는 없을까. 오너 경영에 따른 이득 역시 분명히 있을 텐데 이를 정의하는 단어는 없다. 유독 오너 경영인 평가에 인색한 우리나라의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일 터다. '오너 베네핏'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봤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시장도 그 어느 때보다 들뜬 분위기다. 유례없는 기록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경' 단위가 등장했다.

누가 가장 기쁠까.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돈방석에 앉을 임직원?, 아마도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이 아닐까. LG에너지솔루션은 구본무 전 회장 뚝심의 결과 그 자체다. 오너의 결단이 없었으면 지금의 LG에너지솔루션은 없었다. 오너 경영인과 '뚝심'이라는 표현이 자주 함께 쓰이지만 말 그대로 맨바닥에서 시작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시작은 1992년이었다. 구 전 회장은 영국의 원자력 연구단지를 방문해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를 처음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귀국길에 샘플을 들고와 연구를 지시한다. 이어 1996년 LG화학에 연구원들을 모아 본격적으로 배터리 개발을 시작했다. LG전자가 아닌 LG화학에서 개발을 시작한 것도 구 전 회장의 의지였다. 단순히 조립을 잘하는 데 그치지 않고 2차전지에 들어가는 물질 자체를 잘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 반영됐다.

성과가 바로 나지 않으면서 내부 반발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건의까지 나왔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포기하지 말고 길게 봐야 한다는 말로 임직원을 다독였다. 그 결과물로 '단군 이래 최대·최초'라는 각종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코스피 입성을 앞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은 LG그룹에게도 변곡점이다. 그룹 차원에서도 소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LG그룹은 외환위기 때 반도체를 빼앗긴 이후 배터리에 사활을 걸었다. 보통 배터리를 '제2의 반도체'라고 부르는데 LG그룹에게 이 말은 단순한 현상이나 전망이 아닌 의지와 집념인 셈이다.

물론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안전 문제에선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경쟁사들은 전열을 가다듬고 가파른 추격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CATL과 격차도 점차 벌어지는 중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쌓아온 도전과 혁신 역량이 IPO라는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상장을 발판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100년 미래를 준비하는 첫걸음을 시작하겠다." 권영수 부회장의 말이다. 그의 말대로 이제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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