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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와 나눔의 미학 [thebell desk]

박창현 M&A부장공개 2022-01-21 08:00:03

이 기사는 2022년 01월 19일 07: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 시장은 유독 인력 이동이 잦다. 꿈, 비전, 야망 등 둥지 밖의 희망을 보고 떠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돈 때문인 경우가 많다.

사정이 녹록지 않은 하우스는 오히려 조용하다. 나눌 것이 많은 곳이 진원지가 된다. PEF들은 펀드를 청산하면 투자 성과에 비례해 소위 캐리(Carry)라고 부르는 성과 보수를 받는다. 대박이 터지면 그 규모만 수백억원에 달하기도 한다.

돈 만큼 시장의 이목을 끄는 주제도 없다. 초대박 펀드를 청산한 특정 하우스가 그 성과를 어떻게 나눌지 최고 관심사가 된다. 지난해에도 슈퍼리치 반열에 올라선 운용역들의 이름이 회자됐다. 그 사람의 인품, 투자 성과, 과거 스토리 등이 빠르게 퍼졌다.

창업자나 오너 CEO의 통 큰 결단에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사모투자 시장의 시조새로 불리는 모 대표는 현미경 업무 지시로 운용역의 혼을 빼놓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성과 배분에 있어서만큼은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 경영철학 덕분에 하우스 또한 매년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PE 사관학교로 유명했던 한 하우스도 뜨거운 감자였다. 파격적인 성과 분배로 축제가 벌어졌다. '나도 이제 부자지 않냐'는 회장님의 화답이 잔잔한 울림을 줬다는 후문이다.

반대로 소위 대박이 터진 모 하우스가 성과 보수 문제로 시끄럽다는 소리도 들려온다. 주변의 시기와 질투일 수도 있겠으나 워낙 그 같은 사례가 많은 터라 흘려들을 수만도 없다.

누구보다 숫자에 강한 사람들이 모인 PEF에서 왜 돈 문제로 항상 말이 많을까. 이 또한 사람이 하는 일이라 그렇다는 답변이 가슴에 와 닿는다.

통상 펀드 조성부터 투자, 청산까지의 사이클이 5년 주기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떠나고 들어오고 남는다. 일례로 5년 동안 자리를 지킨 사람과 1년 정도만 펀드에 기여한 사람은 정량 평가에서 갈린다. 하지만 수익률 기여도는 또 다르다. 여기서 정성평가가 이뤄진다. 결국 양(Quantity)과 질(Quality)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PEF는 돈을 담는 그릇이다. 종잣돈을 지렛대 삼아 더 큰 돈을 버는 것이 목표인 비히클이다. 이를 위해 최고의 인력들이 모인다. 돈과 사람이 모여 성과를 내고 궁극적으로는 창출한 성과를 모두 나눈 뒤 펀드를 청산하는 수순을 밟는다.

이 과정에서 웃으면서 이별을 하기도, 다시 안 볼 사람처럼 싸우다 헤어지기도 한다. 물론 계속 같은 배를 타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상황이든 운용사들 스스로 선관주의 정신을 되돌아봤으면 한다. PEF는 기본적으로 남의 돈을 굴린다. 하지만 자금을 관리하는데 있어 자기 재산처럼 최선을 다해야 된다는 원칙을 가져야 한다. 그 정신이 선관주의다. 나눔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나눔 없이 성장은 없다. 결속도 없다. 신뢰도 없다. 주주 자본주의도 환원과 공존이 최신 트렌드다. 자본주의 최첨단에 서 있는 PEF가 모를 리 없다. 올해는 과연 어떤 하우스가 어떤 나눔의 스토리를 써내려갈까.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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