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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HDC현산]만기사채·부동산PF 익스포저 '2조 이상'현금성자산 1.9조 불구, 중장기 조달 우려에 유동성 '경고등'

성상우 기자공개 2022-01-25 08:04:27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0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광주 화정동 공사현장 붕괴사고로 HDC현대산업개발의 유동성 관리도 경고등이 켜졌다. 국내 금융 및 회사채 시장 등에서 HDC현산에 대한 경계령이 떨어졌다. 당장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 규모만 2000억원, PF유동화증권(ABCP·ABSTB)의 올해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2조원에 육박한다.

HDC현산의 현금화 가능 자산이 2조원 수준이라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이는 현금성자산 보유분을 모두 소진했을 경우다. 신용도 하락 등 대외 여건 악화로 자금 조달 및 차환 사정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금성자산 소진은 치명적일 수 있다.

20일 기준 HDC현산의 회사채 발행 내역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총 2000억원이다. 1500억원 규모의 3-1회 무보증사채와 500억원 규모 147-2회 무보증사채의 만기가 모두 7월에 돌아온다.
HDC현대산업개발 사옥

채권 만기가 돌아오는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쓸 수 있는 선택지는 만기를 연장하거나 새롭게 공모에 나서는 것이다. 다만 HDC현산의 경우 두 방법 모두 어렵게 됐다. 이번 공사 현장 사고처럼 악재가 발생한 경우 만기 연장은 쉽지 않다. 공모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채권 유통시장에서 주요 투자자들 사이에 HDC 계열 채권 '매수 금지령'이 떨어진 상황에서 공모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는 가능성은 낮다.

한 증권사 DCM부문 관계자는 "사채 만기 연장의 경우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잘 해주지 않는데 큰 악재 이벤트가 발생한 경우는 더욱 그렇다"며 "HDC현산의 경우 만기 연장이나 공모에 대한 니즈가 없었고 자체 보유 현금으로 갚을 계획이었던 것으로 안다. 사고 보상액 등 추가 자금 수요로 현금사정이 어려워질 경우 은행권으로부터의 대출 정도가 가능한 선택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PF유동화증권이다. HDC현산이 그동안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한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및 전자단기사채(ABSTB) 등이다. HDC현산의 지급보증을 바탕으로 시행사들이 받은 PF대출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동화증권을 말한다.

'철거 후 재시공' 방침이 확정되면 제때에 분양수익을 얻을 수 없게 된 시행사들은 차환에 나서게 되는데, 이번 사고처럼 발행사 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높아지는 경우 차환은 어려워진다. 이 경우 지급 책임 및 유동화증권 인수 의무가 HDC현산 측에 주어진다.

만기가 돌아오는 PF유동화증권은 1분기에만 1조200억원원 규모다. 2분기 만기 도래액 약 2500억원을 합치면 상반기에만 1조2700억원 규모 익스포저를 감당해야하는 셈이다. 5940억 규모의 하반기 만기 도래액을 합치면 올해에만 1조8600억원 수준의 PF유동화증권 만기가 돌아온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자금보충약정 만기도래 현황 [자료=한기평]

HDC현산의 현금 여력을 감안하면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3645억원)과 단기금융상품(1조4395억원)을 합치면 약 1조8000억원 수준의 현금화 여력이 있다. 지난해 4분기말 기준으로도 2조원에 육박하는 현금성자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F유동화증권 전량에 대한 차환이 불가능하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보유 현금으로 가까스로 막을 수 있는 수준이다.

문제는 사태의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다. 이번 급한 불을 끄려면 현금성 자산 보유량을 대부분 소진해야한다. HDC현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지속될 경우 내년 이후 추가 자금 조달 상황에서 회사채 공모보단 은행권의 고금리 대출에 의존해야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신용도가 하락하거나 브랜드평판 악화 등으로 사업역량이 훼손될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HDC현산의 유동성 관리 역량이 올해 본격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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