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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시장, 2025년 빅뱅 온다" [thebell interview]에피톤 홍성훈 대표 "기업·디바이스 경계 허물고, 잇는 플랫폼 운영체제 개발"

김혜란 기자공개 2022-01-28 13:37:20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6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전자·정보기술(IT)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메타버스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다. 이는 기업들의 사업 화두를 소비자에게 어떤 콘텐츠를 파느냐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로 바꾸고 있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의미해지는 경험, 그리고 이 같은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는 메타버스가 거대한 변화의 물결처럼 산업계 전반에 몰려오고 있다.

메타버스 대전환 시대에 맞춰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창출하고 유니콘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스타트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운영체제' 전문기업을 표방하는 에피톤이 그중 하나다.

인천 송도에 있는 에피톤코리아 사무실에서 홍성훈 대표(사진)와 이현석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를 만났다. 홍 대표는 2016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증강현실(AR) 기술 개발부문을 이끌었던 임원 출신이다.

그는 작년 11월 메타버스 열풍의 중심지 미국에서 홀로서기를 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에피톤 본사를 세우고 한국에는 본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에피톤코리아를 설립했다.

홍 대표는 "내년부터 획기적인 메타버스 디바이스가 쏟아져 나오는 등 시장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2025년엔 메타버스 기업 간 인수·합병(M&A)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미국 현지에선 그런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변화가 확 느껴지는데 국내는 아직 조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서 디바이스란 메타버스 속 가상현실 플랫폼을 생생하게 구축하는 기기 등을 말하는데 예를 들면 가상현실(VR) 헤드셋, 안경 등이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자동차도 하나의 첨단 디바이스가 된다.

◇7개 해외기업과 파트너십 맺고 빅테크 등을 고객으로

홍 대표는 "미국에서 글로벌 빅테크(대형 IT기업)나 스타트업들은 이미 '콘텐츠'라는 개념을 '경험'이란 단어로 대체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의 임원들을 만나보면 메타버스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이 내년부터 2025년까지 20개에서 200개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공통되게 얘기한다"고 말했다. 이후엔 M&A가 활발하게 이뤄져 다시 20~30개의 소수 기업만 살아남는 격변의 시기가 올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 입사 전 미국에서 오랜 기간 사업을 했던 홍 대표는 메타버스 혁명 속에서 어떤 새로운 사업모델이 필요할지 연구했다. 그 결과물이 에피톤이다. 메타버스를 지탱하는 생태계의 중심에 서자는 것, 그것이 에피톤의 출발점이자 지향점이다.

메타버스는 통신 등 인프라와 플랫폼, 디바이스, 응용 프로그램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돼 작동하기 때문에 단일 기술만으론 안 된다. 에피톤은 이 모두를 통합한 운영체제, 즉 메타버스 토탈 패키지 솔루션을 글로벌 빅테크나 자동차 기업 등에 제공한다.

이를 위해 에피톤은 확장현실(XR) 구현에 꼭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광학기술을 내재화했다. 이는 다양한 분야 파트너들과 기술 개발 협력관계를 맺으면서 가능했다. 초소형 광학기술 전문기업 Ceyeber, 소프트웨어 개발사 유니티(Unity),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한 크라운스털링(Crown Sterling)등 7개 해외 기업과 파트너십을 형성한 상태다.

홍 대표는 "에피톤은 여러 파트너사와 공동 기술개발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디바이스 운영체제를 만들 수 있다"며 "메타버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 사업자에 메타버스 개발환경(플랫폼) 솔루션으로 제공하면 이들 사업자가 플랫폼을 활용해 응용제품을 만들어 팔아 수익을 내고 에피톤은 수수료나 구독료를 분배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에피톤 홍성훈 대표(왼쪽), 이현석 CFO.

◇메타버스 세상이 가져올 변화들

메타버스는 VR에서 AR을 거쳐 궁극적으로 XR로 진화한다. 현실과 단절돼 가상세계를 경험하면 VR, 가상물체를 현실에서 볼 수 있으면 AR이다. XR은 VR과 AR을 아우르는 기술로 미러월드(Mirror World), 라이프로그 등이 있다. 라이프로그는 일정 시간과 공간에서 대화하는 경험을 3차원(3D) 정보로 저장하고 다른 공간에서 필요할 때 재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광학기술의 결합으로 가능하다.

홍 대표는 "지금 메타버스 기술은 VR에 머물러 있는데 VR에서 AR을 거쳐 XR로 가는 것이 모든 기업의 목표"라며 "VR에서 AR로 가려면 여섯 단계의 기술 진화를 거쳐야 하는데 에피톤은 단기간 최종단계(가상과 현실을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단번에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는 플랫폼과 디바이스가 연결돼 구현된다. 홍 대표는 "스마트폰이나 안경, 데스크탑, 태블릿, 자동차를 넘어 지금까지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디바이스가 앞으로 계속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에피톤은 다양한 메타버스 디바이스를 통합적으로 핸들링해 사용자에게 최적의 성능을 보여줄 수 있는 플랫폼 운영체제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나 메타(옛 페이스북) 등 빅테크 기업, 삼성전자 등 세트(완성품) 업체, BMW와 폭스바겐,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전문기업들이 에피톤의 고객사가 될 수 있다. 모빌리티는 메타버스 플랫폼과 결합하면 운전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이동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개발하는 메타버스는 3D 공간이 눈 앞에 펼쳐지고 여행지에선 가상의 현지인 3D 가이드가 길을 안내하는 등 일상을 완전히 바꾸는 경험을 하게 해준다.

여기에서 에피톤은 회사 간, 디바이스 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간 경계를 없애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애플 아이폰으로 메타버스를 즐기다 현대자동차를 탔을 때, 아이폰에서 봤던 메타버스가 차 안에서도 그대로 구현될 수 있게 만들려면 통합 운영체제가 작동돼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게 에피톤의 플랫폼 운영체제다. 홍 대표는 "대부분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든 빅플레이어들이 단일 부품이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에 특화돼 있다"며 "에피톤처럼 토털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는 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효성은 왜 투자했나…플랫폼 넘어 소재·부품 산업까지 연결

에피톤은 이제 설립된지 3개월도 채 안 된 신생기업이지만 출범과 함께 효성이라는 굵직한 대기업을 전략적 투자자(SI)로 유치했다. 효성그룹의 지주사와 효성의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 전문계열사 신화인터텍이 총 2000만달러(약 239억원)를 투자했다.

현재 역시 2000만달러 규모로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 중이다. 언뜻보면 메타버스와 상관없을 것 같은 효성그룹이 에피톤에 투자한 이유는 뭘까.

세계 시장에서 손꼽히는 소재 기업인 효성은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맞춰 미래성장동력을 찾다 메타버스 시장에 눈을 돌렸다. 메타버스 제품에 들어가는 소재 사업 진출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에피톤과의 전략적 협업을 결정했다.

메타버스 디바이스에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소재가 필요하다. 에피톤이 BMW나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과 손잡고 디바이스를 제품화한다면 에피톤 SI인 효성에선 이 디바이스에 들어가는 스마트 소재와 부품 등을 공급하는 식으로 사업 관계를 가져갈 수 있다.

이현석 CFO는 "미국 본사에 80명, 한국엔 20명 정도로 직원을 총 100명 정도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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