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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순의 문명 키움 방식 [thebell note]

남준우 기자공개 2022-01-26 13:35:47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4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때 온라인 세계에서 '3대 악마의 게임'이라는 밈(meme)이 유행했다.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 '풋볼 매니저',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 등을 일컫는 말이다. 마약 중독자조차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에 빠져든다고 해서 붙은 밈이다.

그중 '시드 마이어의 문명'에 빠져 산 적이 있다. 자신의 문명을 선택해 다른 문명과 경쟁하는 턴제 전략 게임이다. 각 문명의 고유 특성 외에는 모두 같은 조건이다. 무작위로 결정되는 것이 많아서 실제 역사와 다른 일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각 턴마다의 선택이 중요한 만큼 플레이어 자신과 선택한 문명의 성향을 잘 파악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플레이어의 성향과 가장 잘 맞는 문명을 골라 승리를 거머쥐기까지 꼬박 1년의 시간이 걸렸다.

최근 키움증권을 취재하면서 시드 마이어의 문명을 반추했다. ECM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내부적인 교통정리를 끝낸 만큼 '문명'의 특성은 결정됐다. 플레이어도 변경됐다. 황현순 대표가 키움증권을 이끈다.

리테일에서 괄목상대한 성적을 낸 키움증권은 비리테일로도 기세를 이어가고자 한다. 다만 ECM에서는 아직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특히 IPO 시장에서 중소 증권사의 주요 먹거리로 부상한 스팩은 세 차례 연달아 합병에 실패했다.

놓치지 말았어야 할 시장을 놓친 탓에 당시 키움증권 사장이었던 이현 다우키움그룹 부회장은 담당자들을 불러 크게 꾸짖었다고 한다. 6호스팩을 추진하겠다고 했을 때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으나 한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ECM을 담당하는 기업금융본부 인력간의 논의 끝에 교통정리에 들어갔다. 인력적인 여유와 IPO 업무 적합성 등을 따져 기업금융2팀에게도 기회를 주기로 했다. 기업금융본부 전체적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합심한 셈이다.

이제 남은 것은 황 사장과의 '케미'다. 돈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는데 막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내부 분위기다. 플레이할 '문명'은 결정된 만큼 플레이어가 전략적인 접근을 시도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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