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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디지털 시프트 전략]CJ제일제당, AI '스마트팩토리' 비용감축 안전성 효과CJ올리브네트웍스와 협업 '예지보전 솔루션', 원재료 구매시스템 자체개발

문누리 기자공개 2022-01-26 07:13:14

[편집자주]

유통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거세게 불어 닥친 디지털 바람은 업계 지형도를 바꿀만큼 파장이 컸다.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선택이 아닌 숙명으로 인식되면서 접근 전략도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실무자들의 압박도 가중되고 있다. 2022년 임인년 새해를 맞아 국내 유통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현주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5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스마트팩토리와 원재료 구매 시스템 등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등 자동화를 활용한 디지털 전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차질을 줄여 비용 절감과 안전 확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향후 이 같은 시스템을 국내 사업장 전역으로 확대하고 해외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하반기 인천 냉동식품공장에 '예지보전' 솔루션을 도입했다. 예지보전 솔루션은 인공지능이 감지기를 통해 공장설비 상태를 감시하고 데이터를 분석해 수명과 고장 여부를 예측하고 유지보수하는 시스템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전문가가 따로 없어도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기계 설비를 진단할 수 있다. 빅데이터가 축적된 상태에서 AI 모델링을 적용하기 때문에 빠른 예지 진단이 가능하다. 발생한 결함에 대한 원인과 대처 방법을 제시해 사고 발생률 감소 및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인천 냉동식품공장 사진.

◇예지보전 솔루션, 국내외 86곳 사업장 확대

기존에는 작업자들이 주기적으로 설비의 고장을 예측하기 위해 진동센서 장비로 데이터를 수집한 다음 이를 전문가가 분석해 진단해왔다. 해당 솔루션 적용 후에는 설비에 사물인터넷(IoT)센서를 부착하고 AI 모델이 실시간으로 집계된 데이터를 분석한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기의 이상 패턴을 미리 인지하게 되면 부품을 교체 수리하고 보전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진동센서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 패턴이 이상하다는 판단이 나오면 미리 부품을 교체할 수도 있다.

기름이나 중장비를 다루는 석유화학회사와 발전소 등은 특히 인명사고가 크게 날 수 있는 업종으로 일찍부터 예지보전 솔루션을 도입해왔다. 식품 등을 다루는 소비재 업종은 상대적으로 솔루션을 늦게 도입하는 셈이지만 제조자동화를 강화하고 비용을 줄이는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활용 결과 시스템에서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사전 인식하는 경우도 있지만 진동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문제를 파악해 해결하는 경우도 많았다. 솔루션을 개발한 CJ올리브네트웍스에 따르면 공장 부품 80%의 고장 패턴이 비주기적이라 문제가 갑자기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CJ제일제당은 예지보전 솔루션을 통해 공장설비가 예상치 못한 시점에 멈추는 문제를 급격히 줄였다. 갑작스러운 생산차질을 없애고 인명피해도 예방하는 등 '1석2조'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적용중인 인천 비비고 만두 공장 외에도 국내 12개, 해외 74개 각 사업장으로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 관계자는 "솔루션 적용 확대로 향후 설비 고장율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며 "가동률이 개선되면 생산성도 높아지고 작업자들의 효율성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체 개발 '곡물구매 시스템', 30년 빅데이터 활용 효과

CJ제일제당은 AI를 스마트팩토리뿐 아니라 곡물(원재료) 구매 시스템에도 적용했다.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글로벌 MI룸'(Global Market Intelligence Room) 가격예측 시스템에 반영했다.

전문적인 분석 시스템을 자생적으로 갖추기 위해 금융사 시스템을 벤치마킹했다. 월 또는 계절 단위 데이터를 축적하고 머신러닝을 통해 AI를 학습시켰다.

글로벌 MI룸의 모니터와 전광판을 통해 원당·원맥·대두 등 국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식품 원재료 가격뿐 아니라 국내 농산물 가격과 환율 유가 등 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국내외 날씨 정보와 가축 전염병, 작황 뉴스도 바로 살필 수 있다.

이를 통해 CJ제일제당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가격 예측 로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예컨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유가와 증시를 비롯해 식품 원료 가격까지 모두 폭락한 시기에 곡물을 가격 저점에서 대량 매수할 수 있었다.

30여년간 축적된 CJ제일제당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식품의 일반적인 가격변동 추이와 메르스, 사스 등 전염병 시기의 추이를 비교 분석한 결과였다. AI 알고리즘이 축적되고 학습을 거듭할수록 정교해지는 장점도 활용했다. 이 때문에 구매 직무 직원을 채용할 때에도 거시경제 및 빅데이터, 기상학 전문가 등을 우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제조업체 특성상 제조와 구매 위주로 AI 등을 적용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다년간 축적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에 특화된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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