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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조합 인식 변화의 양면 [thebell note]

이민호 기자공개 2022-05-02 08:13:05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9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반사모운용사의 신기술사업투자조합 활용은 수탁업무 위축이 계기가 됐다. 옵티머스펀드 사태 이후 대부분 수탁은행이 시장성 없는 자산을 편입하거나 설정규모가 1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펀드에 대한 수탁을 거부하고 나서자 대안으로 부상한 비히클이 신기술조합이다. 일반사모운용사들은 소규모 메자닌 딜을 중심으로 신기술조합 공동운용(Co-GP)에 적극 나섰다.

그때까지만해도 신기술조합은 고유 비히클인 사모펀드의 한시적인 대안에 불과했다. 비히클을 제공하는 신기술사업금융회사와 운용보수를 절반씩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소싱 네트워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탁업무 정상화를 기다리면서 울며 겨자먹기로 신기술조합 비히클을 빌리는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신기술조합에 대한 일반사모운용사들의 인식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줄어드는 운용보수보다 신기술조합 공동운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용을 더 크게 느끼는 경우가 많아졌다. 일반사모운용사의 신기술조합 공동운용이 올해 들어서만 벌써 13건에 이른다.

최근 운용업계에서 소소하게 회자된 사건이 있었는데 비상장투자 명가로 이름난 DS자산운용이 투자 비히클로 일반사모펀드도 PEF도 아닌 신기술조합을 하우스 내부에서는 처음, 그것도 2월과 4월에 잇따라 2건을 조성한 것이었다. 블라인드펀드나 PEF 등 자체 비히클로도 투자 여력이 충분함에도 굳이 신기술조합을 선택한 것을 두고 외부에서는 의외라는 시선이 많았다.

DS자산운용이 주목한 것은 신기술조합 특유의 유연함이었다. 투자대상기업에서 신속한 자금집행을 원하는데 설정 절차를 밟아야 하는 펀드나 금융감독원 출자승인을 받아야 하는 PEF보다 조성과 투자에 제약이 거의 없는 신기술조합이 더 적합했다. 신기술조합은 판매사나 수탁사를 확보할 필요가 없다.

비히클 고유의 특성 외에도 클럽딜이 각광받으면서 신기술조합의 매력은 더 부각되고 있다. 비상장주식이나 메자닌 투자로 전략을 다변화하려는 일반사모운용사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 자산의 소싱 여부는 사실상 네트워크 확보 여부에서 갈린다. 각자 비히클로 진입할 수도 있지만 공동운용 형태를 취하면 소싱뿐 아니라 리스크 검토나 엑시트 수단 확보까지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다. 신기술조합은 공동운용이 가능하지만 일반사모펀드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신기술조합에 대한 최근의 인식 변화를 시장의 한계를 극복한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 여전히 손 밖으로 흘러나가는 절반의 운용보수는 아깝고 개인전문투자자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일부 일반사모운용사의 전유물에 그칠 뿐이다. 이렇게 보면 극복보다는 적응의 결과에 가깝다. 판매사와 수탁사가 위축된 현재 시장 상황이 완화돼 일반사모운용사가 고유의 비히클인 사모펀드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날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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