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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권 포기? 포스증권, 정체성 훼손 놓고 '의견분분' Ae·Ce 판매 확대…중소운용사 판매지원·간접투자 활성화 명분 희석

이민호 기자공개 2022-05-03 08:09:49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2일 16: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포스증권의 펀드 판매전략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독점적인 사용을 인정받고 있는 S클래스뿐 아니라 은행이나 다른 증권사들도 판매하는 Ae나 Ce 클래스의 판매를 늘리는 형태다. 수익성 개선 노력으로 볼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의 판매를 지원하고 개인투자자들의 간접투자를 활성화는 기존 설립취지와 어긋난 행보라는 의견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포스증권은 주력인 S클래스 외에도 Ae와 Ce 클래스 펀드의 판매를 늘리고 있다. 펀드판매사인 한국포스증권은 펀드 판매계약을 체결할 때 자산운용사와 개설 클래스를 협의하는데 이때 Ae와 Ce 클래스도 함께 개설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국포스증권이 업계 최저 판매보수를 내걸고 고유 클래스인 S클래스 판매에 주력하던 기존 행보와 다른 움직임이다. 펀드 클래스는 판매 수수료 및 보수 구조에 따라 A, C, E, S 등으로 구분한다. A클래스는 선취판매수수료를 징수하는 대신 연간으로 수취하는 판매보수가 낮고 C클래스는 선취판매수수료가 없는 대신 판매보수가 높다. E클래스는 A나 C 등 각 클래스의 구조를 기본적으로 따르되 온라인 전용으로 가입할 수 있어 판매 수수료나 보수가 이보다 낮다.

S클래스는 한국포스증권이 2014년 4월 펀드온라인코리아로 영업을 개시할 때부터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독점적인 사용을 인정받은 클래스다. S클래스는 선취판매수수료가 없고 판매보수도 주식형 0.35% 등 다른 오프라인 클래스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환매금액의 0.15% 이내에서 차등 적용되는 후취판매수수료가 있지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한국포스증권 측은 Ae와 Ce 클래스 판매 확대의 이유로 다른 증권사 고객을 한국포스증권으로 유입하려는 영업전략을 들고 있다. 특정 펀드 수익자가 판매사를 변경하려면 이동하려는 판매사에 현재 가입하고 있는 클래스와 동일한 클래스가 존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우선 Ae나 Ce 클래스를 이용해 한국포스증권으로 이동한 이후 판매보수가 낮은 S클래스로 변경하는 경우도 다수 있다는 것이 한국포스증권 측 설명이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국포스증권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치로 보는 시선이 많다. S클래스는 다른 클래스보다 판매보수가 낮기 때문에 수익 기여도를 높이려면 펀드 가입자수를 그만큼 많이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한국포스증권 출범 이후 이용자수 확대가 더뎌 S클래스는 수익성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판매보수가 높은 Ae나 Ce 클래스 판매를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포스증권은 설립 이후 수익 악화에 시달려왔다.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연간으로 8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 12월 한국증권금융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되기 직전에 기존 자산운용사 중심 주주단은 보통주 10% 무상감자를 감수해야 할 정도였다. 최근 3년간 영업손실만 봐도 2019년 67억원, 2020년 84억원, 지난해 75억원으로 부진하다. 2020년 개인형 퇴직연금(IRP) 사업을 신규로 개시했지만 시장 포화에 수익 기여가 가시화되지는 않은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특히 한국포스증권의 수익성 개선 부담이 파운트가 2대 주주로 참여를 결정한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파운트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는 자산관리 업체로 올해초 400억원 규모 한국포스증권 유상증자에 참여해 그중 200억원 규모를 책임졌다. 금융당국 승인이 완료되면 파운트는 약 28%의 지분율로 한국증권금융에 이은 2대 주주에 올라설 예정이다.

자산운용사나 증권유관기관 이외의 투자자가 한국포스증권의 주요지분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첫 사례다. 수익성 개선 요구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지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앞서 2018년 데일리금융그룹(현 고위드)이 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와 전환우선주 인수로 일부 지분을 확보했지만 이를 합산하더라도 5%에 미치지 못해 지배력을 보유한 주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Ae와 Ce 클래스 확대를 두고 한국포스증권의 애초 설립 취지와 어긋난다는 비판적인 시선도 있다. 한국포스증권은 47개 자산운용사가 공동출자해 출범했다. 출범 당시만 해도 집합투자증권에 대한 투자매매업 및 투자중개업 라이선스만 보유한 온라인 펀드판매 플랫폼이었다.

소형 자산운용사들의 판매채널 확보를 지원하고 여기에 개인투자자들이 저렴한 보수로 펀드에 가입할 기회를 제공해 간접투자를 활성화하는 설립됐다. 금융감독원이 S클래스라는 사실상 특혜를 보장한 것도 이런 공익적인 성격 때문이다. 하지만 Ae와 Ce 클래스 비중이 높아지면 다른 경쟁 증권사와 다를 바가 없어져 판매 지원이나 펀드 활성화라는 설립 명분을 잃을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Ae클래스는 선취판매수수료를 수취할 수 있고 Ce클래스는 판매보수가 S클래스의 두 배나 되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을 고려하면 한국포스증권이 이들 클래스의 판매를 늘릴 유인은 있다”며 “하지만 사실상 특혜를 받는 S클래스의 보수율을 인상하는 등의 형태가 아니라 Ae나 Ce 클래스의 판매를 확대하는 것은 한국포스증권의 설립 취지에서 벗어난 행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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