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운용, 이사선임 요건 완화…ESG 행보 가중치 [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이사회 출석률 낮은 천보 이사 선임 찬성 "개선 의지 중요"
이돈섭 기자공개 2022-05-09 08:00:19
[편집자주]
한국형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12월 제정됐다.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주체는 자산운용사들이다. 자금을 맡긴 고객들의 집사이자 수탁자로서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다짐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을까.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개별 운용사들의 조직체계와 주주활동 내역을 관찰·점검하고 더벨의 시각으로 이를 평가해본다.
이 기사는 년 월 일 theWM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자산운용이 사외이사 선임 요건 강도를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 임기 내 모든 기간 출석했다는 사실보다는 비교적 최근연도 기록에 비중을 둬 허들을 낮췄다. 최근 시장 내 ESG 트랜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점에 착안, 개선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들의 경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운용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1년간 95개 피투자기업 주주총회 698개 안건에 찬성과 반대, 중립 등으로 의결권을 행사했다. 이 기간 우리운용이 행사한 찬성 의결권은 618개, 반대 의결권은 80개로 각각 집계됐다.
우리운용의 의결권 반대율은 1년전에 비해 소폭(2.2%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1년 반대 의결권 80개 중 34개(42.5%)가 이사 및 감사 선임 관련 안건이었다. 이 밖에 정관변경 승인과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재무제표 승인 안건 등에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운용은 우리금융지주 편입 전 2018년 동양자산운용 시절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고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은 의결권 행사 요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대표이사가 직접 위원장으로 참여하는 수탁자 책임 위원회가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한다.
최근에는 비교적 완화된 움직임을 보였다. 코스닥 상장기업 천보 정기주총이 대표적이다. 우리운용은 지난 3월 24일 개최된 천보 정기주총에 참석, 이사회가 상정한 9개 안건 모두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우리운용은 주식 1만1813주(0.12%)를 보유하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다. 천보 이사회는 강동욱과 김평열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을 주총에 올렸는데, 이들의 임기내 이사회 출석률은 평균 53%에 불과했다. 두 이사 모두 2019년 41% 2020년 33% 2021년 85% 출석률을 기록했다.
우리운용 의결권 행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하우스는 이사회에 4분의 3 이상 출석하지 못한 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표를 행사해야 한다. 우리운용과 비슷한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유리자산운용 경우 이들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 실제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찬성 의결권 행사 사유로는 '가이드라인에 의거, 주주이익에 반하는 사항이 없다고 판단해 찬성했다'고 밝혔다. 강동욱과 김평열 사외이사 후보는 임기 3년 이사로 재선임됐다.
강동욱 후보는 대구가톨릭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티에이치 대표직을 겸직하고 있다. 김평열 후보는 국가정보원 전문위원으로 활약했다. 천보 이사회는 2019년 회계사 출신의 최형호 이사와 이들 이사를 임기 3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후보로 올렸고 당시 주총은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우리운용 관계자는 "최근 1년 이사회 출석률만을 고려한 결과"라면서 "일반적으로 임기 내 평균 출석률을 고려하지만, 우리운용의 경우 가장 최근의 정보를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운용은 지난해 2월 말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직전 연도 출석률을 참고하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그는 이어 "최근 ESG 활동을 강화하는 추세 속에서 피투자기업들 역시 이사 출석률 등 문제를 본격적으로 신경쓰기 시작하는 상황"이라며 "해당 내용이 개선됐거나 개선 여지가 보인다면 굳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으려는 것이 하우스의 의결권 지침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코스닥 상장사 대주전자재료 정기주총에 올라온 이안철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서 그간의 출석률을 문제 삼아 반대표를 행사한 것이 회사 측 주장을 뒷받침한다. 우리운용은 이 이사의 지난해 이사회 출석률이 44%에 불과한 점을 문제삼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에 반대했다.
이 밖에도 계열회사와 거래관계가 있거나 다수 기업 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경우 등을 문제삼아 복수의 피투자기업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오스템임플란트 나용천 재경본부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는 재직 시 횡령사고가 발생한 점을 문제 삼아 반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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