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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텍 1세대 성과 평가]서정선의 마크로젠, NGS 업적에도 수익성 지속 과제로빅데이터·헬스케어 솔루션 등 신사업 염두…소액주주와 분쟁 해소도 현안

최은수 기자공개 2022-05-09 10:05:15

[편집자주]

국내 바이오 산업의 호황기를 이끌던 바이오텍 창업 1세대가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이사회에서 완전히 손을 떼거나 최대주주 지위를 넘겨주는 사례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더벨은 제약바이오 시장 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 바이오텍 창업 1세대의 성과를 따져보기로 했다. 자유로운 의견 취합을 위해 이름, 소속, 특정 직책은 밝히지 않는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6일 07: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은 국내 바이오벤처 1세대로 유전체분석(NGS)시장을 개화한 인물이다. 2000년 마크로젠의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고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을 수 차례 역임하면서 국내 바이오벤처 업계의 성장에 일조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서 회장의 대외적 업적과 맨파워는 인정하면서도 그가 일군 마크로젠의 사업 성과엔 물음표를 던지기도 한다. 가깝게는 빅데이터·헬스케어 솔루션·DTC(Direct To Consumer, 맞춤형 유전 정보 분석)·마이크로바이옴 등 신사업을 연착륙하는 것이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2020년 회사의 투자주의환기종목 지정 이슈로 불거진 소액주주와의 갈등을 봉합하고 포스트 서정선 체제를 완비하는 것도 과제로 떠오른다.

A : 전, 증권사 IB / 현 상장 바이오텍 CEO
B : 전 증권사 애널리스트 / 현 바이오 컨설턴트
C : 전 바이오텍 C레벨 / 현 비상장 바이오텍 CEO
D : 변리사, 바이오섹터 VC


-국내 바이오벤처와 유전체분석(시퀀싱) 시장에서 서 회장의 족적은

C: 서 회장은 국내 바이오벤처 1세대 CEO이자 교수 출신 1호 창업가다.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을 여러 차례 역임했으며 마크로젠으로 코스닥 바이오벤처 상장 1호 타이틀을 보유중이기도 하다. 2001년 1월 국내 최초로 생쥐 복제에 성공한 것도 서 회장의 업적으로 꼽힌다.

D: 마크로젠이 코스닥에 상장한 지 20년이 넘었다. 그 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마크로젠을 거친 많은 NGS나 DTC 관련 업체 C레벨이 됐다. R&D 바이오텍의 사관학교를 옛 LG생명과학으로 꼽는데 NGS 쪽의 사관학교 역할은 마크로젠이 담당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B: 서 회장이 앞서 여러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것과 대비해 마크로젠 자체 사업 성과 측면에선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인재들이 업계로 많이 나가 '사관학교'라는 별칭을 얻은 것 도 마크로젠 내 직무만족도가 높지 않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A: 마크로젠은 2000년 코스닥 상장 후 적잖은 기간 동안 정부 국책과제 수주가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안정적인 매출 확보는 가능하지만 성장 모멘텀은 약했다는 뜻이다. 작년 코로나19 진단키트 등을 내놓으며 창립 20여년 만에 매출액 1000억원 고지를 넘어섰다. 다만 앞으로도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신사업 발굴이 필요해 보인다.

-NGS 해외진출·유전체 관련 사업 확장을 두고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데

A: 수익성은 줄곧 마크로젠의 발목을 잡은 요인이다. 유전자 정보 분석으로 인류 질병 예방과 치료에 공헌한다는 NGS의 취지는 좋지만 사업성은 명료하지 않았다. 마크로젠이 처음 코스닥 상장에 도전할 때도 매출액이 너무 적다(1999년 매출액 7억원)는 이유로 한 차례 예비심사에서 제동이 걸렸었다. 이후 서 회장이 직접 NGS사업의 중요성과 미래 가치 등을 설명하는 IR을 진행해 코스닥 진입엔 성공했다.

C: 개인을 대상으로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DTC 사업 또한 많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초기엔 검사단가가 비싸 진입장벽이 만들어졌다. 반면 지금은 단가는 합리적인 수준까지 왔지만 비슷한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이 시장에 속속 진입을 했다. 국내 상장사 가운데선 테라젠바이오도 DTC 사업에 진출한 상태다.

D: 서 회장도 국내 NGS와 DTC 시장의 명암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외에선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 전략에 주력했고 스페인과 일본 NGS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최근엔 사내에 마크로젠을 헬스케어 솔루션 제공업체, 데이터 회사로 키우겠다는 메시지를 내는 것으로 확인된다. 송도와 세종에 지놈(Genome) 센터 완공을 기점으로 추가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소마젠·쓰리빌리언 등 마크로젠의 스핀오프에 대한 전망은

C: 미국 관계사인 소마젠이 코스닥에 입성하면서 마크로젠의 사업 포트폴리오 또한 다양해졌다. 소마젠은 2019년 미국 마이크로바이옴 업체 유바이옴(uBiome)을 인수하면서 마이크로바이옴 신사업 기반도 마련했다. 이에 발맞춰 마크로젠 내부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 신사업을 시작하며 시너지를 내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B: 마크로젠은 소비자(Consumer)를 지향한 마이크로바이옴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었다. 이에 2020년 글로벌 바이오텍 출신 마케터를 영입하기도 했다. 다만 해당 인사가 최근 외국계 바이오텍 대표로 이직하며 맨파워에 변동이 생긴 만큼 사업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D: 마크로젠 출신인 금창원 대표가 스핀오프한 쓰리빌리언은 희귀질환 진단을 앞세워 코스닥 입성을 노리고 있다. 마크로젠과 쓰리빌리언은 희귀질환 유전자 진단 서비스를 함께 론칭했다. 전 세계 희귀질환 진단 시장은 약 8조원에 달하는데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업체와 견줄 수 있는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승계 문제, 포스트 서정선 체제는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는지

A: 당분간은 지분 증여를 통한 승계 밑작업보단 경영 안정을 도모할 가능성이 높다. 서 회장의 자녀(서수현 씨)는 현재 마크로젠에 적을 두고 있지 않다. 더불어 서 씨가 보유한 지분율은 0.6% 가량이라 승계까진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다만 지분을 승계하더라도 2004년부터 이어온 전문경영인 체제는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B: 2020년 마크로젠은 재무제표 오류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투자환기 유의종목으로 지정됐고, 소액주주들이 이에 반발해 경영권 분쟁이 일어났다. 서 회장은 작년 KB증권을 대상으로 발행한 CB에 걸어둔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행사해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콜옵션 행사를 위한 자금 대부분은 주식 담보와 은행 차입으로 마련했다. 이런 과정에서 지분 증여 등을 고려할 만한 여유는 없어 보인다.

C: 서 회장이 1952년생인 점을 고려할 때 후계에 대한 고민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 회장은 아직 회사에 독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태고 본인이 직접 글로벌 헬스케어 솔루션에서 회사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서 회장의 그간 행보와 성품을 고려했을 때 비전을 완성하기 전에 후계를 논하는 건 시기상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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