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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물적분할 바로보기]'20년 만의 분할' 한국정보통신 지배구조 개편 불씨 댕기나②박헌서 회장 아들 스티픈 박, 기타비상무이사→사내이사 변경…경영권 승계 본격화 전망

박상희 기자공개 2022-05-10 07:53:20

[편집자주]

물적분할이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1998년 외환위기 여파 속에 부실 사업을 정리하는 수단으로 도입됐던 물적분할은 이후 성장 가능성이 큰 신사업부문을 떼어내 손쉽게 외부 투자를 유치하거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변했다. 물적분할은 기업을 쪼개는 행위 그 자체보다는 분할 이후 기업이 상장이나 투자유치, 매각 등 어떤 수순을 밟느냐에 따라 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 지배구조, 재무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물적분할을 예고한 기업의 목적과 향후 움직임을 더벨이 쫓아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6일 11: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정보통신이 종합 ERP(전사적자원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이지샵을 설립했다. ERP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한 결정이라는 게 한국정보통신 측의 설명하지만 2002년 이후 20년 만의 물적분할이라는 점에서 향후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영권 승계 작업과도 무관치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정보통신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창업주인 박헌서 회장으로, 21.54%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그밖에 미국계 프리맥스매니지먼트(21.2%)와 스위스계 드웨이(26.6%), 뱅크프로필(13.7%) 등이 박 회장의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된다. 박 회장이 개인 지분과 우호 세력 지분을 합쳐 과반이 훌쩍 넘는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는 셈이다.


박 회장은 1938년생이다. 2013년 경영 전면에서 물러났지만 구체적인 경영권 승계 움직임은 아직까지 없었다. 박 회장의 아들인 스티픈 박 이사(1970년생)는 직접적으로 한국정보통신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다만 스티픈 박 이사가 한국정보통신의 주요 주주인 프리맥스매니지먼트에 재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결고리 지점을 찾을 수 있다.

프리맥스매니지먼트는 2015년 한국정보통신에 빌려준 대물을 출자 전환하면서 박 회장과 특수관계를 구축했다. 스티픈 박 이사는 2010년대 초반부터 비상근 등기이사로 한국정보통신 경영에 참여했다. 프리맥스매니지먼트와 한국정보통신 간 징검다리 역할을 스티픈 박 이사가 한 셈이다. 스티픈 박 이사가 프리맥스매니지먼트 주주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주목되는 것은 올해부터 스티픈 박 이사가 한국정보통신 경영에 보다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까지 한국정보통신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렸는데, 올해부터 사내이사로 직책이 변경됐다.

한국정보통신 관계자는 "스티픈 박 이사는 지난해까지 비상근으로 근무했기 때문에 기타비상무이사였다"면서 "올해부터는 상근 이사로서 회사로 출근하고 있기 때문에 사내이사로 변경된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픈 박 이사의 업무는 신사업 기획이다. 2010년대 초 한국정보통신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한 이후 담당 업무는 줄곧 신사업이었다. 한국정보통신은 이번에 물적분할한 이지샵의 ERP 사업을 2013~2014년쯤 시작했다. 신사업을 담당하는 스티픈 박 이사 주도로 ERP 사업을 시작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박 이사가 한국정보통신 상근이사로 업무를 본격화한 올해 ERP 사업 담당부문을 물적분할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오너일가의 의지가 반영돼 ERP 사업에 힘을 싣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다만 한국정보통신은 이지샵의 물적분할은 박 이사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한국정보통신 관계자는 "스티픈 박 이사는 이지샵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면서 "이지샵 신임 CEO로는 KB국민은행 출신인 강의중 대표를 선임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향후 한국정보통신의 경영권 승계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물적분할 한 이지샵이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ERP 사업이 기대처럼 쑥쑥 성장한다면 해당 사업을 영위하는 이지샵의 기업가치도 덩달아 상승한다. 투자 재원 마련 차원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오너일가 자금이 이지샵으로 유입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이지샵은 한국정보통신의 100% 자회사로 출발했지만 오너 개인 회사로 변모해 승계 재원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향후 한국정보통신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수도 있다. 이 경우 물적분할이나 인적분할 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분할 이후 오너2세인 스티픈 박 이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지샵과의 합병을 통해 박 이사의 지분율을 끌어올리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한국정보통신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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