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여세 숙제 조현범 회장, 주담대 추가 동원하나 1200억 이상 예상, 7월 말까지 신고해야…2년 전 주담대로 한국앤컴퍼니 지분 취득
유수진 기자공개 2022-05-11 07:40:32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9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부친 조양래 명예회장으로부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지분 전량을 수증했다. 2020년 6월 조 명예회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을 블록딜로 확보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 지 약 2년 만이다.두 차례의 지분 취득으로 조 회장은 그룹 경영권에 이어 지분구조에 따른 지배력까지 모두 갖추게 됐다. 다만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증여세 문제가 남았다. 이번에도 주식담보대출(주담대)로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한국앤컴퍼니 지분 매입 당시 활용했던 방식이다.
조 회장은 지난달 27일 조 명예회장의 한국타이어 주식 701만9903주를 수증했다. 당일 종가(3만4550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2425억원 어치다. 지분율이 2.07%에서 7.73%로 단숨에 높아졌다. 최대주주 한국앤컴퍼니(30.67%)에 이은 2대주주가 됐다.
재계에서는 조 명예회장이 이번 증여로 2년여간 이어온 승계작업을 매듭지었다고 본다.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청구한 한정후견 심판(1심)이 최근 기각된 만큼 지금이 마침표를 찍을 적기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후계자로 지목받지 못한 장남 조현식 전 부회장은 이미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가족회사나 다름없는 엠더블유홀딩을 설립해 독자행보를 걷고 있다. 해당 법인은 자회사 엠더블유앤컴퍼니를 통해 투자사업을 한다. 등기부등본상 사업목적이 신기술 사업 관련 투자,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에 대한 투자업, 신기술사업금융업자에 대한 투자업 등이다.
이제 조 회장에게 남은 유일한 숙제는 자금 이슈다. 지분 매입이 아닌 수증인 만큼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최고세율(30억원 초과)이 50%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계산으로 1200억원 이상을 납부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방식으로 증여세 마련에 나설 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4월에 지분을 넘겨 받았으니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 7월 말(증여받은 달의 말일로부터 3개월 내)까지 신고를 마치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통상 재계 인사들은 상속·증여세 이슈 발생시 주담대와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해결하곤 한다. 연부연납이란 증여세가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5년동안 총 여섯번에 걸쳐 세금을 나눠내는 제도다. 아무리 오너일가라 하더라도 단번에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세무서에 담보를 제공해야 한다.
앞서 조 회장은 2020년 6월 한국앤컴퍼니 지분(23.59%) 매입 당시 주담대를 활용한 바 있다. 당시 전체 취득금액 2447억원 중 거의 대부분인 2220억원을 주담대로 조달했다. 자체 자금은 227억원에 불과했다. 사실상 이때 경영권 이양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조 회장은 형인 조 전 부회장(19.32%)을 제치고 지주사의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보유주식(3990만1871주)의 74.59%인 2976만1906주를 금융권에 담보로 맡겼다. 이후 수 차례 계약을 갱신하고 조정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꾸준히 대출금을 상환해 현재는 담보 주식수가 2년 전 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줄었다. 보유주식 중 50.66%(2021만3229주)만 담보로 묶여있다. 증여세 마련을 위해 추가로 주담대를 받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의미다.
한국타이어 지분 역시 보유량의 20.54%(196만8370주)만 담보로 제공돼 있다. 무엇보다 이번에 수증으로 보유 주식수가 늘어나 한층 여유가 많아졌다.
다만 추가로 주담대를 받을 경우 이자부담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 회장이 현재 양사 주식을 맡기고 대출받은 금액은 한국앤컴퍼니 1900억원, 한국타이어 350억원 등 모두 2250억원이다. 이자비용을 단순계산해 보면 연간 80억원 수준이다.
근로소득과 배당 등을 동원한다 하더라도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조 회장이 지난해 한국앤컴퍼니에서 받은 연봉은 15억3000만원이다. 한국타이어에선 따로 급여를 받지 않는다. 물론 올해부턴 회장 승진에 따른 직급 변화 등이 연봉에 반영된다. 다만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조 회장을 포함해 전계열사 임원 임금을 20% 삭감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증여세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앤컴퍼니나 한국타이어 지분을 활용한 주담대로 자금 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스튜디오산타클로스ENT, 주주권익 보호 '구슬땀'
- 이에이트, AI 시뮬레이션·디지털 트윈 기술 선보여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한인이 설립한 RCE, 세계 첫 ‘중장비 온라인 중고거래’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베트남의 지오영 '바이메드'·전기오토바이 '셀렉스' 눈길
- 지아이에스, 코스닥 상장 위한 예비심사신청서 제출
- '910억 CB 발행' 아스트, 경영 정상화 속도 낸다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2030년까지 20개 유니콘 탄생, 지금이 투자 적기"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1억 인구, 평균연령 32세…증시 대세 상승 초입"
- [2024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지역별 강력한 세제 인센티브 매력 '인수합병 활발'
- '자사주 소각' 한미반도체, 주주가치 제고 재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