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사 이사회 점검]NH농협은행, ‘지역 안배’ 전통 유지⑧이사 9인, 광역시도별 1명씩 추천…'ESG·여성·디지털' 새 키워드 등장
고설봉 기자공개 2022-05-13 07:20:00
[편집자주]
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조직이다. 이사회는 CEO 등 최고위 임원 인사권을 행사하며 ‘오너십’을 대체하고 있다. 이런 이사회에 새로운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ESG와 디지털 등에 맞춰 이사회 구성원도 달라지는 추세다. 다만 상장사인 금융지주사와 달리 비상장사인 그 계열사들은 변화의 속도가 더디다. 더벨은 금융지주 산하 비상장 계열사들의 이사회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1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은 과거부터 농협중앙회 추천 인사들을 주축으로 이사회를 구성해왔다. 농협중앙회는 금융·경제·법률·학계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추천해 농협은행 경영에 안정성을 높이려는 시도를 해왔다.농협중앙회가 농협은행 사외이사 추천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지역 안배였다. 사외이사의 출신 지역을 전국 각 광역시도별 1명씩 고르게 추천했다. 농협중앙회가 전국 단위농협 연합체인 만큼 지역 안배는 농협은행 이사회 구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최근 농협은행 이사회 구성에서도 이러한 전통은 이어지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27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개최하고 신임 조용호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앞서 지난달 1일에는 안현실 사외이사를 신규선임했다. 이로써 농협은행은 올해 임기 만료로 퇴임한 하준·이광범 등 2명의 사외이사를 대체할 새 사외이사 선임을 마무리하며 이사회 구성을 완료했다.
이번 사외이사 신규선임은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지켜오고 있는 전국 지역 안배 전통을 그대로 따랐다. 신임 조 사외사는 충남 출신이고, 신임 안 사외이사는 경남 출신이다. 올해 연임한 장원창 사외이사는 대구, 옥경영 사외이사는 부산 출신이다. 4명의 사외이사 모두 각기 다른 광역시도 출신으로 구성됐다.
사내이사들과의 지역 안배도 잘 지켜졌다. 권준학 은행장은 경기, 이익중 상근감사위원은 서울, 신형철 비상임이사는 경북, 김준호 비상임이사는 경기, 임동순 사내이사는 인천 출신이다. 전남과 전북, 충북, 강원 등을 제외한 전국 광역시도 출신들로 고르게 이사회가 구성됐다.
농협은행 이사회는 3명 이상 15명 이하의 이사로 구성할 수 있다. 2020년까지만 해도 8인으로 구성됐었다. 지난해부터 9인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은행장과 상근감사위원인 사내이사 2인, 사외이사 4인, 비상임이사 3인으로 구성된다.
비상임이사의 경우 농협중앙회가 추천하는 인물들로 구성된다. 업력이나 현 소속 등은 모두 농협 조합장이나 농협중앙회, 농협 계열사 관계자들로 이뤄져 왔다. 이들의 임기는 2년으로 1년씩 연임할 수 있다. 최대 근무 가능 기간은 6년이다.
올해 농협은행 이사회 구성의 또 다른 특징은 사외이사들의 전문성이다. 과거 금감원 및 관료 출신 위주로 사외이사들이 추천됐었지만 지난해부터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사외이사 구성에서 여성과 ESG, 디지털 등 과거와 다른 키워드가 등장했다.
농협은행은 고객중심 경영을 위한 중점추진 과제로 ESG 경영 인프라구축과 디지털 전환, 데이터 비즈니스, 금융소비자 신뢰경영 정착 등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임추위는 후보군에 ESG 분야를 추가하는 등 사외이사 후보군을 전면 재정비했다.
신임 조용호 사외이사는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서울고등법원장 등을 역임한 법률전문가다. 그는 건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를 받았다. 법률지식과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은행의 여러 현안에 대한 현실적 대안과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법률적인 리스크를 줄이는 역할을 맡았다.
안현실 사외이사는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을 지냈다. 서울대 경제학 학사를 졸업한 뒤 카이스트 대학원 경영과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3년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비상임이사, 2018년 포스코ICT 사외이사를 거쳐 한국경제신문 AI경제연구소 소장, 연세대 겸임교수 등을 겸직하고 있다. 이사회 내에서 정보통신분야를 담당한다.
올해 연임한 옥경영 사외이사는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다. 한국금융소비자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한 소비자보호 분야의 최고 전문가이다. 농협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법에 적극 대응하고 ESG 경영을 확대하기 위해 옥 사외이사를 영입했다. 농협은행 설립 이후 두번째 여성 사외이사로 상징성이 큰 인물이다.
장원창 사외이사는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금융과 경제 분야에 깊이 있는 식견을 갖춘 경제 전문가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주주인 농협중앙회는 전국 단위농협 연합체로서 전국적 조직망을 보유하고 있는 조직”이라며 “이러한 조직 특성상 이사회 구성에서 지역 안배는 경영 안정화를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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