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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 실패' 한탑, 투자부동산으로 급한 불 끈다 구주주 청약률 26.5%, 주가 하락으로 발행가 높아져…자금조달 경고등

황선중 기자공개 2022-05-17 08:20:46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3일 09: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곡물 제분업체 '한탑'의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향후 자금조달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한탑은 투자부동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운영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된다. 한탑의 차입금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급한 불을 끄는 수준의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코스닥 상장사 한탑은 지난 9~10일 진행한 주주배정 유상증자 구주주 청약에서 26.5%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기존 발행예정주식수는 총 650만주였지만, 주주들의 저조한 참여로 172만4829주만 발행됐다. 실권주 477만5171주는 미발행 처리됐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도 44억5000만원에 머물렀다. 최초 목표가(약 71억원)의 62.8% 수준이다.

주주들이 유상증자를 외면한 이유는 높은 발행가액 탓이다. 이번 유상증자의 확정 발행가액은 2580원이었다. 청약 직전 거래일 종가(2500원)보다 높은 금액으로 책정됐다. 청약을 앞두고 한탑의 주가가 크게 오른 탓에 발행가도 덩달아 높아졌다. 주주 입장에서는 시장가보다 비싼 금액으로 진행되는 유상증자 청약에 굳이 참여할 이유가 없었다.


유상증자가 예상과 달리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 한탑의 자금조달 계획에 경고등이 켜졌다. 당초 유상증자를 추진한 이유는 부족한 운영자금 때문이다. 통상 운영자금 확보 목적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자금난에 처한 기업이 영업활동이나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주주에게까지 손을 벌린다는 부정적 신호로 통용된다.

한탑은 투자부동산을 처분해 모자란 운영자금을 충당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탑이 보유한 투자부동산 규모는 지난해 말 공정가액 기준 211억원이다. 다만 시장에선 회의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매매는 큰 액수의 자금이 오가는 만큼 실제 인수의향자가 나타나고, 거래가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설령 투자부동산을 매각한다고 해도 유동성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한탑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607억원, 현금성자산은 19억원이었다. 유동성을 확보해도 온전히 운영자금으로만 쓸 수 없는 환경이다. 실제로 한탑은 지난해 대전 중구 대흥동 토지 매각대금 55억원을 차입금 상환에 썼다.

게다가 투자부동산 일부는 차입금 담보로 묶여 있는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한탑의 총차입금(688억원)의 98.9%(681억원)는 담보를 제공하고 빌린 자금이다. 한탑은 차입을 위해 투자부동산뿐 아니라 유형자산, 장기성예금까지 담보로 맡겼다. 담보로 맡긴 투자부동산 매각을 위해서는 차입금부터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한탑의 유동성 위기는 장기 영업손실에서 비롯됐다. 한탑은 2019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겪고 있다. 2019년 7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2020년 100억원, 2021년 3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는 잠정 실적상 영업이익 10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당기순손실은 여전히 이어지는 양상이다.

한탑 관계자는 향후 자금 조달 계획과 관련해서 "유휴자산 매각 외에 드릴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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