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제닉, 단기차입금 '제로'…재무 건전성 '고삐' 죈다중국 법인 자산 처분 금액 차입금 상환에 활용…'스타트업' 투자 신사업 예고
정유현 기자공개 2022-05-17 07:57:32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3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스크팩 판매 등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제닉'이 재무건전성 강화에 고삐를 쥐고 있다. 지난해 중국 상해 공장 관련 자산을 처분하며 유입된 현금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신사업 진출 등 변신을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몸만들기에 나섰다는 평가다.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닉은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총계 169억7800만원, 자본총계 169억6761만원으로 100%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제닉의 부채 비율은 100~130%대를 오갔지만 1분기들어 30%포인트(p) 하락했다.
부채비율 하락을 주도한 것은 단기차입금 계정이다. 2021년 말 100억원(단기리스부채 제외)이었는데 모두 상환하며 연결 기준 단기차입금은 0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현금이 생길 때마다 차입금 상환에 나선 모양새다. 이번에 상환한 금액은 운영자금 목적으로 KDB산업은행에서 2.01%의 이자로 빌린 금액인 것으로 파악된다.
제닉은 최근 대규모의 외부 자금 조달이 없었던 만큼 보유 현금을 통해 단기차입금을 상환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닉의 2021년 말 현금성 자산은 171억9315만원이었는데 올 1분기 말 71억7769만원으로 감소했다. 단기차입금 100억원과 단기리스부채 4996만원을 갚았는 데 대략 그 금액만큼 현금성자산이 줄었다.
적자 지속으로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 유입이 제한적인 제닉이 현금성자산을 170억원 가까이 쌓아둘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중국 상해 공장 관련 자산을 매각한 영향이다. 제닉은 지난해 '제닉(상해)화장품유한공사'의 토지 및 건물을 상해가빙기업발전유한회사에게 총 125억원에 매각했다. 지난해 11월29일 이 법인은 청산됐다.
해당 자산은 2015년 12월에 제닉이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99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하지만 인수 5년여 만에 다시 이를 되팔았다. 재무 건정성 강화와 생산 효율성 개선이 목적이었다. 자산을 매각하며 제닉은 그간 한국공장과 중국 현지공장 생산체제에서 한국공장 생산과 중국 현지 외주 생산으로 전환하게 됐다.
단기차입금을 갚으며 금융 비용 부담도 소폭 줄었다. 2021년말 7억5603만원이었던 금융 비용은 올해 1분기 1억4687만원으로 감소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이자 비용을 6억원가량 줄이며 1분기 말 순손실 확대를 방어했다.
제닉이 재무 안정성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실적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2016년까지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2017년부터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으로 중국 매출이 줄었다. 주 수입원이었던 홈쇼핑 매출도 감소하면서 2017년 매출액 647억원, 영업손실 83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까지 영업적자를 지속했던 제닉은 2020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국내 마케팅 투자를 줄이고 북미, 러시아,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진출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다. 적자 품목 정리, 글로벌 고객사 등을 확보한 노력이 밑바탕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 영향 및 비경상적 우발 부채 때문에 2021년에는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올해 1분기까지 실적 부진세가 이어졌다. 2022년 1분기 매출액은 78억519만원, 영업손실 25억5190만원, 당기순손실 23억4504만원으로 집계됐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둔화됐다. 2021년 1분기 23억1904만원에서 올해 1분기 3760만원으로 감소했다. 순이익이 감소하며 현금 유입으로 이어지지 않은 영향이다.
연이은 사업 악화로 부담이 크지만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 것은 신사업을 위한 체력 만들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제닉은 2020년 코스닥 상장 이후 처음으로 사업 정관을 신규로 추가하고 의료기기와 기계 제조 등의 신사업 준비에 나선 바 있다. 올 주주총회에서는 스타트업 육성 관련 사업,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 관련 사업을 추가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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