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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군 많은 하이브, 국민연금·운용사 반대 '일방통행' 사외이사 스톡옵션 부여 강행, '주가하락' 덕에 이전 사외이사들보다 행사가격 유리

원충희 기자공개 2022-05-24 13:35:11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0일 07:16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가 지난 1월 임시주주총회에 이어 3월 정기주총에도 국민연금과 자산운용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외이사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부여안건을 통과시켰다. 기관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음에도 넷마블, 두나무 등 우군들 덕에 탄탄한 지배력을 갖춰 완력으로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

이번 사외이사 2명에 주어진 스톡옵션은 앞서 사외이사 3명에게 준 스톡옵션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산정됐다. 이전 사외이사들이 받은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은 35만원대인데 반해 신임 사외이사들은 28만원대다. 두 달 사이에 주가가 대폭 하락하면서 7만원가량의 차이가 벌어졌다.

◇사외이사 견제기능 차질 우려, 주총마다 계속 부딪혀

하이브의 3대 주주(7.4%)인 국민연금은 지난 3월 말 열린 정기주총에서 사측이 올린 사외이사 스톡옵션 부여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와 조백규 국민대학교 기계공학부 부교수 등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 2명에게 각각 1500주씩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안건이다.

국민연금 뿐만 아니라 미래에셋, KB 등 13개의 자산운용사도 반대표를 행사했다. 사외이사들에게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것도 드문데다 퇴직 전에 행사·매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측과 유착 위험이 있고 경영진 견제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이들에 반발에도 안건은 통과됐다. 방시혁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 지분이 33.1%, 방 의장과 인척관계에 있는 방준혁 의장의 넷마블(18.2%), 지난해 11월 상호 지분투자를 통해 새로 들어온 주주 두나무(5.6%) 등 우호지분이 최소 56.9%에 이르고 있다. 반대 측인 국민연금과 운용사들의 의결권을 합쳐도 10% 남짓한 수준이다.


하이브는 앞서 1월에도 임시주총을 열고 사외이사 3인(박영호·임수현·함윤식)에게도 각각 1500주씩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때 역시 국민연금은 반대했다. 지난해 5월에는 BTS 등의 앨범사업 담당 레이블인 빅히트뮤직 물적분할 안건에서도 부딪혔다.

국민연금과 운용사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기준이 엄격해지고 특히 지배구조(G) 이슈를 중점적으로 보는 가운데 하이브는 계속 대척점에 서있는 상황이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 하이브는 걸그룹 멤버 논란, BTS 병역문제, 주가하락 등 여러 이슈가 불거지고 있는데 이 문제들의 근간에 지배구조가 엮여 있다는 시각이 점점 짙어지고 있다"며 "얼마 전 SM엔터 주총 표 대결도 결국 경영진 견제기능이 부족한 게 기업가치에 부정적이라는 운용사의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35만원 대 28만원, 두 달 사이 행사가격 7만원차 벌어져

이미경·조백규 사외이사가 받은 스톡옵션은 이사회 결의일(3월 30일)로부터 2년 이상 재직한 경우에만 행사 가능하며 행사기간은 2024년 3월 30일~2027년 3월 29일로 설정됐다. 2024년 3월 30일~2025년 3월 29일은 67%, 2025년 3월 30일부터는 부여량의 100%를 행사할 수 있다.

행사가격은 28만6036원으로 책정됐다. 상법과 자본시장법에 따라 스톡옵션 부여일 전일부터 과거 2개월간의 거래량 가중산술평균 종가와 과거 1개월간의 거래량 가중산술평균 종가, 과거 1주일간의 거래량 가중산술평균 종가의 산술평균 가격으로 산출됐다.


이는 앞서 부여된 박영호·임수현·함윤식 사외이사의 스톡옵션보다 행사가격 측면에서 다소 유리한 조건이다. 이들은 행사기간(2023년 12월 16일~2026년 12월 15일), 행사가능 비율 등은 유사하지만 행사가격은 35만7052원으로 훨씬 높게 책정됐다.

스톡옵션은 기본적으로 행사한 뒤 매각해 차익을 남기는 권리라 행사가격이 낮을수록 주가가 높을수록 유리하다. 하이브의 주가는 작년 11월 40만원대를 웃돌았다가 12월에는 35만원대를 넘나들었다. 이를 가중 평균하다보니 박영호·임수현·함윤식 사외이사의 스톡옵션 행사가격이 35만원대에 걸렸다.

그러나 1월부터 하이브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더니 2월 들어선 24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미경·조백규 사외이사의 스톡옵션을 이때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하이브 사외이사들은 두 달 간의 시간차이로 인해 행사가격이 7만원이나 벌어진 셈이다.

하이브 측은 "사외이사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취지에서 지속적으로 스톡옵션을 부여해 오고 있다"며 "스톡옵션 행사가 산정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으며 단기간의 주가 변동에 따른 시세차익 및 손실을 따지는 것은 중장기적인 성장에 기여한 핵심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보상책이라는 스톡옵션의 본질과도 거리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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