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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위원회 중간점검]한국타이어, 이사회와 동일한 멤버구성…역할 커지나사내이사 전원 합류로 실행력 갖춰, ESG경영 관련 심의 등 기능 제한적

유수진 기자공개 2022-05-24 07:40:34

[편집자주]

ESG 열풍 2년차. 이제 주요 기업 가운데 ESG위원회가 없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다만 여전히 그 역할은 물론 구성원의 전문성을 놓고 안팎에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ESG위원회의 설치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위원회의 구성 현황, 안건 상정 범위, 승인 권한 등 기능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더벨이 주요 기업 ESG위원회의 1년 활동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0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ESG위원회 구성원이 이사회와 동일하다.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4명 등 멤버 전원(7명)이 고스란히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ESG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독립성과 실행력을 모두 잡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주어진 역할 자체가 많지는 않은 편이다. ESG경영 관련 심의 및 의결로 범위가 정해져 있다. 최근 'ESG모범생'이라 불리는 기업들은 이사회 안건에 대한 사전 검토를 맡기거나 재무적 요소에도 손을 뻗치게 하는 추세다. 한국타이어가 2010년부터 ESG 추진 체계를 수립해 관리해오고 있는 기업인 만큼 향후 위원회의 권한이 더 커질 지 주목된다.

한국타이어 이사회 산하에는 현재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감사위원회 △ESG위원회 등 모두 5개의 전문위원회가 설치돼 있다. 이중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게 ESG위원회다. 작년 7월 이사회에서 신설안이 처리돼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눈에 띄는 건 멤버 구성이다. 사내·외이사를 막론하고 등기임원 전원이 위원회에 속해 있다. 사외이사로 과반을 채워 독립성과 투명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사내이사도 함께 넣어 주요 경영진들이 직접 ESG에 신경을 쓰도록 했다.

이는 ESG 관련 이슈를 회사의 경영 전략이나 계획과 엮어 심도있게 논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음만 먹으면 즉각적인 반영도 가능하다. 현재 사내이사진은 조현범 회장과 이수일·박종호 사장 이렇게 셋이다.

한국타이어는 사추위도 이사 일곱명으로 꾸렸다. 다만 지속가능경영위는 사내이사 전원(3명)으로, 내부거래위와 감사위는 사외이사 전원(4명)으로만 조직했다. 위원회별 성격에 맞춰 가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선의 조합을 고민한 결과로 풀이된다.

ESG위원회는 역할이 크진 않아 보인다. 회사 측은 설치 목적과 권한에 대해 "지속가능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관한 심의 및 의결"이라고 소개한다. 실제로 지난 10개월 간의 행적을 살펴보면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이 기간 ESG위원회는 출범 첫날을 포함해 모두 네 차례 열렸다.


이사회가 ESG위원회 신설안을 만장일치 찬성으로 처리한 건 작년 7월30일이다. 같은 자리에서 위원 선임과 위원회 규정 제·개정도 이뤄졌다. ESG위원회 역시 이날 첫 회의를 가졌다. 안건은 'ESG위원회 위원장 선임' 하나였다.

위원 전원은 이미라 사외이사를 초대 ESG위원장에 선임하는데 찬성했다. 맥쿼리그룹 한국 최고운영책임자(COO)과 제너럴 일렉트릭(GE) 한국인사총괄 등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글로벌 여성 리더다. 작년 3월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 분리선출 방식으로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후 회의가 세 차례 더 개최돼 현재까지 모두 네 번 열린 것으로 파악된다. 분기당 한번 꼴이다. 다만 심의 안건 자체가 많지 않았다. 작년 10월과 올 1월 열린 회의는 위원들이 ESG활동과 기업지배구조 현황, 탄소중립 로드맵을 보고받고 끝났다. 가장 최근인 지난 9일 회의에선 기업지배구조 헌장 제정안이 가결됐다. 모두 ESG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내용들이다.

재계에서 'ESG 모범생'으로 거론되는 곳들을 보면 ESG위원회가 상당히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 SK㈜와 포스코홀딩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이사회 안건에 대한 사전 심의 기능을 수행한다. 먼저 의안을 살펴보고 이사회에 올리는 식이다. 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이사회 상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특히 SK㈜의 경우 ESG위원회가 회사의 투자나 재무와 관련된 사항까지도 살펴본다. 투자전문회사를 표방하고 있다는 점 등이 고려됐겠지만 ESG가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비재무적' 요소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례적이다. 재무를 포함한 모든 의사결정을 할 때 ESG를 밑바탕에 깔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한국타이어 역시 오래전 부터 ESG를 중시해온 기업인 만큼 향후 위원회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회사는 ESG활동이 임직원들의 업무에 자연스럽게 반영될 수 있도록 2010년 'ESG 추진 체계'를 수립해 지금껏 관리해오고 있다. 추진 체계는 최고경영진 차원의 전략위원회와 실무를 맡는 운영위원회(8개), 실무협의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ESG 추진 체계 구성. <출처:한국타이어>

전략위원회가 전사 ESG 방향성과 이슈에 대해 의사결정을 내리면 운영위원회가 주축이 돼 ESG 활동을 실행한다. 중점 영역별 부문장이나 담당임원들이 ESG 이슈를 공유하고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방식이다. 8개 운영위원회 간사로 이뤄진 실무협의회는 각 위원회간 핵심 이슈를 공유하고 협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기업지배구조 헌장을 발표하는 등 ESG경영에 더욱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객관성과 투명성을 갖춘 이사회를 바탕으로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해 ESG경영 선도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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