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5월 23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장가격 혹은 실적이 실체나 실익 대비 지나치게 많이 오른 경우를 '거품'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그동안 IT버블, 부동산 버블, 벤처버블 등 수많은 거품을 경험해 왔다.거품론이 실제로 적중하며 시장 붕괴를 목도한 적도 있지만 또 어떤 경우엔 해프닝으로 끝나기도 했다. 거품론이 옳고 그른 지를 따지려면 결국 밸류에이션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밸류에이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제약바이오 시장에 늘 거품론이 꼬리표처럼 따르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최근 실적 대박을 친 진단기업들은 거품론이 다소 억울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형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단 한번도 벌어들인 적 없는 3조원의 매출을 먼저 달성했지만 그 누구도 진단기업들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코로나가 한창 극성일 때 주가가 기존 대비 10배 이상 올랐다가 다시 고꾸라져 제자리를 맴돈다.
매출 폭증의 배경인 코로나가 종식되면 실적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것이란 분석은 합리적으로 들린다. 진단업종은 수십년간 제약바이오 시장 내 돈 안되는 변두리 아이템으로 치부됐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말 진단기업들의 실적은 거품일까. 1분기 실적을 보자. 방역지침이 느슨해지고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됐음에도 에스디바이오센서·씨젠·엑세스바이오 등 중상위 진단기업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코로나에 대한 의견은 전문가들마다 다르지만 종식보다는 풍토병으로 자리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변종 바이러스가 출연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에선 코로나 확진자가 또 늘었고 병원 및 연구소, 정부기관은 진단키트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나섰다. 진단수요가 미미하지만 꾸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적을 논외로 보더라도 진단기업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쌓은 자산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분기 현금성자산 기준으로 에스디바이오센서 1조2000억원, 씨젠 5900억원, 엑세스바이오 7000억원이다. 중소 진단기업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키트 및 시약을 만드는 데 큰 비용이 소요되지 않는 덕에 우수한 수익성을 자랑한다.
보유현금을 무기로 성장 동력 발굴에도 한창이다. 앞다퉈 투자전열을 갖추고 있고 또 상당한 자금을 국내외 바이오 투자에 집행하고 있다. 주변인일 뿐이던 진단기업들이 제약바이오 시장 '큰 손'이 됐다.
코로나는 진단기업들의 역량이 빛을 발한 하나의 계기일 뿐이다. 당장 실적은 다소 주저앉을 수 있지만 진단이 제약바이오 시장의 주요아이템으로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건 주목해야 한다. 다양한 바이오벤처와의 협업도 기대할 부분이 있다. 오히려 이제 막 성장을 위해 달릴 출발선 앞에 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누가 어떻게 어떤 성장을 이룰 지 관심있게 지켜볼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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