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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작스레 속도 올린 노루그룹 승계작업, 지금인 이유 지주사 주가 부진, 미래 먹거리 담당 더기반 흑자 전환도 성공

김위수 기자공개 2022-05-25 09:37:29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3일 10: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영재 노루그룹 회장(사진)이 지주사인 노루홀딩스 지분 4.51%를 디아이티로 넘긴 일은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진다. 디아이티는 한 회장의 아들인 한원석 전무가 최대주주이로 있는 IT기업이다. 지분율은 97.7%에 달한다.

이로써 한 전무는 지주사의 지분 8.26%를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게 됐다. 한 전무는 지난 2014년, 2016년, 2020년에도 노루홀딩스 지분을 매입한 바 있다. 특히 2016년에는 한 회장의 지분 3.28%를 한꺼번에 61억원을 주고 인수하기도 했고, 이를 통해 지주사 지분율을 3.69%까지 올릴 수 있었다.

지분율이 크지는 않지만 조용히 승계작업을 진행해온 셈이다. 조용히 진행해오던 승계작업에 최근 속도를 낸 모습이다. 노루그룹 오너일가가 타이밍을 '지금'으로 잡은 이유는 뭘까.

먼저 노루홀딩스의 주가 흐름을 배경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디아이티는 주당 1만1650원에 노루홀딩스 주식 60만주를 한 회장에게 사들였다. 이 가격은 최근 1년 중 저점에 가깝다. 노루홀딩스의 주가 중 최고가격은 지난해 6월 2일 장중 터치한 1만5600원이고, 최저점은 같은해 12월 1일 장중 기록한 1만1050원이다. 주가가 높지 않을때 지분을 매입해 승계에 드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승계를 위한 재원 마련은 모든 기업인의 공통된 고민이다. 지분율 확대나 증여세 납부를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한데,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이 되는 금액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주가가 최근 1년 새 최고점 대비 약 30% 하락한 만큼 지분 매입을 위한 적기가 될 수 있었던 셈이다.
노루홀딩스 최근 1년 주가. (출처: 네이버 금융)
실제 코로나19로 국내 기업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던 2020년 3~4월에도 한 전무는 5억원을 들여 노루홀딩스 주식 6만2339주를 매입했다. 당시 노루홀딩스의 주가는 6000원대까지 곤두박질쳤었다.

비용 절감은 노루그룹이 디아이티를 통해 우회적으로 승계에 나선 이유와도 상통한다. 지분 확보를 위해 디아이티를 앞세우며 한 전무가 소요해야 할 자금을 아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축한 금액은 추후 추가 지분 확보나 상속세 납부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승계의 명분이 쌓인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70여년 간 도료업에 집중해온 노루그룹은 2010년대 중반이 돼서야 신사업 개척에 나섰다. 농생명 사업이 그 주인공이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육성하는 중책을 진 것은 한 전무다. 실제 한 전무는 2014년 노루로지넷에 이사로 입사하며 경영수업에 나선 뒤 2015년 '더기반'의 비상근 이사직을 겸직하기 시작했다. 더기반은 종자 사업을 영위하는 노루그룹 계열사다. 현재는 한 전무가 더기반의 대표이사로 있다.

문제는 농생명 사업이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점이다. 더기반은 2015년 설립된 이후 매년 적게는 10억원 미만, 많게는 7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왔다. 농생명 사업이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여겨졌던 만큼 '더기반 살리기'는 한 전무의 경영능력을 입증하기 위한 관문으로 여겨졌다.
적자를 이어온 농생명 사업은 반전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더기반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년 대비 54.4% 증가한 159억원의 매출을 냈고, 영업이익 5억원과 당기순이익 12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큰 영업이익을 내지는 않았지만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온 차세대 사업 계열사를 흑자로 돌려놓은 것만으로도 노루그룹은 한 숨을 돌리게 됐다. 남은 과제는 흑자로 돌려놓은 농생명 사업 캐시카우로 키우는 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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