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생산은 배터리 업체에서" 정의선 회장 발언 재조명 LG엔솔과 합작한 '인도네시아 모델' 유력...연간 배터리셀 30만대 물량 생산 목표
김서영 기자공개 2022-05-25 15:09:58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3일 10: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터리의 경우 배터리 업체와 함께 셀 연구를 할 수 있겠지만, 생산은 배터리 업체에서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은 지난해 11월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청년희망ON' 프로젝트 행사에서 배터리 생산 내재화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로부터 6개월이 지난 이달 22일 현대차그룹은 6조3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조지아주에 첫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을 짓는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같은 날 정 회장은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면담하고 추가 투자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미국 현지에 5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6조36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발표한 투자액까지 합치면 100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투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배터리 생산을 잘하고 있는 기업과의 합작사 설립이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 될 것"이라며 "다만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고 추후에 공장 설립 방식이 결정되는 대로 다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배터리셀 공장 증설을 바라보는 자동차업계는 현대차그룹이 이른바 '인도네시아 모델'을 따를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 합작법인 'HLI그린파워'를 설립했다. 2024년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에 공급한다는 구상으로 지난해 9월 착공에 돌입했다. 연간 10GWh(기가와트시) 규모로 내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한다.
배터리셀 제조기술은 LG에너지솔루션에 있다. 그렇다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 관계에서 현대차그룹의 역할은 무엇일까.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생산에 가장 중요한 '품질' 관리를 맡고 있다.
배터리만 단독으로 생산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배터리를 전기차에 장착했을 때 일정 수준의 성능을 갖췄는지는 전기차를 만들어 대입해보지 않고선 측정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현대차그룹은 1960년대 이전부터 자동차 대량생산체계를 유지하며 고품질의 완성차를 만들어내는 제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배터리셀 생산 과정에 도입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측에서 배터리 설계를 반영하도록 요구하면 그에 맞춰 대응하는 방식"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제품 완성도와 생산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노하우를 공유해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심은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미국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배터리 기업에 쏠린다.
미국 배터리 시장에 먼저 진출한 건 SK그룹이다. SK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SK온을 앞세워 미국 조지아주 인근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첫 전기차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밝힌 조지아주와 같은 주에 있다. SK의 조지아 제1공장은 연산 9.8기가와트시 규모로 현재 가동에 돌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GM과 합작해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제1공장은 올해 하반기 공장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테네시주에도 GM과 합작한 제2공장 설립이 진행 중이다. 또 올해 1월 미시간주 랜싱에 제3 합작공장을 세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84만대 판매를 목표로 잡았다. 조지아주에 설립하는 배터리셀 공장은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라고 밝혔다. 산술적으로 54만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셀이 모자란 수준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남은 배터리셀 물량은 수입 등 공급 방법을 다양화해 단계적으로 공급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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