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인수합병이 신사업 속도 '열쇠' 될까 오너3세 정기선 사장 대표이사 선임으로 기술분야 신사업 탄력
강용규 기자공개 2022-05-26 14:19:31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5일 08: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조선해양이 친환경 미래선박기술 관련 신사업을 위해 자체 기술개발과 외부 협업뿐만 아니라 인수합병까지 검토하고 있다. 올해 안에 신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속도를 내는 것으로 해석된다.24일 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신사업 준비 과정에서 인수합병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선박용 수소 연료전지기술의 경우 우리의 ‘숙원사업’이지만 지금껏 해보지 않은 분야이기도 하다”며 “기술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면 인수합병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은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사업지주사로의 전환을 위해 친환경 미래선박의 기술 라이선싱과 관련 기자재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신사업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사업을 통해 5년 안에 매출 5000억원, 중장기적으로 1조원을 내는 것이 목표다.
당시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안에 가시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신사업 추진의 속도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술 확보를 위해 인수합병까지 검토하는 것도 속도 중시의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현대중공업 지분 1.7%(150만9000주)를 블록딜로 매각해 1821억원을 확보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MSCI지수에 편입된 것을 계기로 주식의 유동성을 확대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한 것”이라면서도 “매각 대금을 신사업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은 2022년 1분기 말 별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이 1조3265억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별도기준 부채총계는 3246억원이다. 보유 현금만으로 부채를 전부 갚고도 1조원이 남을 만큼 현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추가 현금을 마련한 것을 놓고 업계 안팎에서는 인수합병 등 투자가 본격화를 앞두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조선해양이 이처럼 신사업의 속도를 중시하는 것은 리더십의 교체와 맞닿아 있다는 시선이 많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오너3세 정기선 사장이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한국조선해양의 새 공동대표이사로 내정된 뒤 올해 3월 정식으로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가삼현 부회장과 함께 그룹 조선사업의 지휘봉을 잡았다.
정 사장은 내정자였을 때부터 기술분야 신사업 추진의 밑그림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신년사를 통해 “한국조선해양은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제조업에서 벗어나 기술 중심의 엔지니어링 회사로 완전히 탈바꿈해야 한다”며 “친환경·디지털 선박기술로 조선업의 패러다임 대전환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정 사장의 주문에 맞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각종 온실가스 저감장치와 선박 보조추진장치, LNG 연료탱크 등을 개발한다는 자체 기술개발 계획을 내놨다. 관계자에 따르면 저인화점 연료 분사장치(인화점이 낮은 연료를 엔진에 공급하는 장치)는 이미 올해 실증을 거쳐 상용화에 들어가겠다는 수준까지 개발이 진행됐다.
외부 협업을 통한 기술확보에도 나섰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9일부터 6월20일까지 조선 분야의 미래기술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참여 스타트업을 모집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최종 선정된 스타트업과 공동사업을 진행하고 우수 스타트업에 지분투자를 진행할 계획도 있다는 정도의 입장이다. 다만 조선업계에서는 이번 오픈 이노베이션에도 인수합병의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 사장은 현대중공업지주(현 HD현대) 경영지원실장 시절부터 계열사들의 신사업 발굴 및 지원업무를 진두지휘해 온 만큼 신기술 확보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한국조선해양도 신사업의 속도에 목말라 있는 만큼 우수 스타트업의 지분투자를 넘어 인수합병으로 기술의 완전한 내재화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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