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 변천사]한화, 사업보국 거쳐 미래로...우주산업 혁신올해 창립 70주년..."대한민국을 에너지·우주사업의 글로벌 허브로 키울 것"
이호준 기자공개 2022-06-13 07:07:15
[편집자주]
시대가 달라지면 기업가정신도 달라져야 한다. 오늘날 우리는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인구절벽 등 전에 없던 새로운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기업과 사회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기업들이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해결책을 함께 모색할 것. 이것이 바로 '신기업가정신'을 선포한 이유다. 더벨은 신기업가정신을 위해 서로 손을 맞잡은 대기업의 기업가정신을 살펴보고 미래에 한국 재계가 걸어갈 길을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0일 11: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을 관통하는 기업가정신은 '사업보국(事業報國)'이다. 1952년 한국화약에서 2022년 ㈜한화에 이르기까지, 7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기업 경영을 통해 사회와 국가 번영을 이루겠다는 사업보국 이념은 한화그룹의 변하지 않는 핵심 가치로 전해진다.30년 뒤, 한화그룹이 그리는 '100년 한화'는 어떤 모습일까. 힌트는 여전히 사업보국 이념에 있다는 평가다. 고(故) 김종희 창업주가 화약 국산화 등 조국 근대화에 대한 갈망을 보여줬다면 손자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한국을 에너지·항공우주사업의 글로벌 허브로 키워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의 노벨'이 주입시킨 사업보국 이념
고(故) 김종희 창업주는 한화그룹에 사업보국 이념을 주입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1952년 조선화약공판을 인수한 뒤 한화그룹 전신인 한국화약주식회사를 창립했다. 1955년 인천화약공장을 재건한 그는 국가 발전을 위해선 산업용 화약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 인력과 설비를 다이너마이트 제조에 집중해 1957년 화약 국산화에 성공했다.
의리를 중요시하는 사풍도 그가 형성했다. 화약 사업은 작은 사고에도 큰 피해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상호 간의 신뢰와 정직성 등이 강조된다. 당시 "화약은 정직한 장소에서 정직한 시간에 폭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화약을 만드는 사람은 경영자를 중심으로 관리자, 기술자, 기능원 등 모두가 화약처럼 진실되고 정직해야만 한다"는 그의 말은 회사가 의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의 노벨'이라는 애칭이 붙여진 뒤에도 그의 경영 스타일은 철저히 사업보국 이념에 기반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소비재 사업 대신 국가에 진정 필요한 분야를 개척하고자 했다. 화약업을 발판 삼아 눈을 돌린 분야 역시 국가 기간산업이었다. 그가 타계하기 직전 해인 1980년까지 한화그룹은 기계, 전력, 무역, 건설, 운수 등의 기간산업을 육성했다.
거침없이 성장하던 시기, 돌연 김종희 창업주가 타계했다. 1981년 8월 그의 장남 김승연 회장이 회사를 승계받았다. 당시 29살, 김 회장은 최연소 총수가 됐지만 "아버지 무릎에서 큰 나보다 우리 회사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후 김 회장은 보란듯이 한화그룹 전성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그 기반에는 역시 사업보국 이념이 깔려 있다. 특히 축적된 화약기술력을 바탕으로 'K-방산'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2014년 삼성그룹과 방위산업·화학계열 4개사 빅딜을 성사시키며 방산 공룡이 됐다. 유도 무기부터 탄약, 우주사업에 이르기까지 방산 분야에서의 국가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오늘날 한화그룹은 8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7위 대그룹으로 커졌다. 김 회장의 과감한 인수합병(M&A)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인데 이 과정에서도 고용 보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리'가 빛났다. 과거 대한생명 인수 당시 김 회장이 보험설계사와 임직원들을 직접 만나 고용 보장을 약속하는 등 적극적인 소통을 펼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한화그룹은 오는 10월 창립 70주년을 맞이한다. 시간은 흘렀지만 사업보국 이념이라는 기업가정신은 여전히 한화그룹을 지탱하고 있다. 올해 초 김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포부 역시 "70년 역사에 걸맞은 깊은 책임감으로 우리 한화는 다 함께 살아갈 밝은 미래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였다.
◇'한화 3세' 김동관..."한국을 에너지 공급 기지와 우주산업 혁신 허브로"
'고(故) 김종희 창업주-김승연 회장'에게서 기업가정신을 넘겨 받을 인물로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이다. 김 회장의 세 아들 중 첫째인 김동관 사장은 한화그룹 승계 1순위다.
경영권 승계자인 김 사장이 한화그룹 주력 계열사 전반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그가 보여줄 기업가정신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 김 사장이 에너지사업과 방산, 항공우주사업에 관심이 큰 만큼 관련 분야에서 사업보국 이념이 발휘될 수 있다는 평가다.
현재 김 사장은 한화그룹의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한화그룹의 에너지사업을 주력 사업 중 하나로 두고 있는 한화솔루션의 수장이다. 또 ㈜한화의 전략부문장이자 사내이사이며, 우주·항공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 직에 올라 있다.
때문에 김 사장은 대한민국을 친환경 에너지 공급 기지와 글로벌 우주산업 혁신 허브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관련 사업에 20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며 일자리 창출도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엔 기업 경영을 통해 느끼는 사회적 책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작년 3월 우주사업 총괄 조직 '스페이스허브'를 신설할 당시 "엔지니어들과 함께 우주로 가는 지름길을 찾겠다"라며 "누군가 해야 하는 우주산업에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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