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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행장=장관 영전’ 차기 수장 경쟁 ‘치열’ 최종구·은성수·방문규 잇따라 장관 승진…후임에 기재부 출신 김철주·최희남·황건일 거론

김규희 기자공개 2022-06-14 08:10:17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3일 15: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방문규 전 한국수출입은행장이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장관급)에 임명되자 후임 수장 인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종구·은성수 전 행장에 이어 방 전 행장까지 장관으로 영전하자 수출입은행이 ‘장관 등용문’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 출신 고위관료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권우석 전무이사(수석부행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수출입은행 안팎은 차기 수장 인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실제 선임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재부 산하기관인 수출입은행은 그동안 기재부 출신 고위관료들이 은행장을 독차지해왔다. 역대 수출입은행장들을 살펴보면 ‘기재부 1급’이 승진해서 가는 곳이었다. 수출입은행장은 기재부 장관의 제청에 이어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쳐 선임되는 것과 관련 있다.

실제 역대 수출입은행장 중에서 기획재정부 등 정통 관료 출신이 아니었던 인물은 극소수다. 지난 2014년부터 3년간 수출입은행을 이끌었던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을 포함해 이광수 기업은행장과 류돈우 주택은행장 뿐이다. 1976년 수출입은행이 출범한 이래 총 21명의 은행장이 부임했는데 이 중 18명이 기재부 출신이다.

민간 출신이었던 이덕훈 전 행장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냥 ‘민간 출신’은 아니다. 우리은행장과 한국은행 금통위원을 지냈으나 박근혜 정부 시절 금융권 실세로 통했던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멤버였다.

수출입은행이 기재부 고위 관료들의 ‘텃밭’이었지만 ‘장관 등용문’으로 통한 건 최근 일이다. 수출입은행을 거쳐 다시 공직에 돌아가는 경우는 없었다. 자산관리공사 등 공기관이나 자산운용협회, 은행연합회 등 민간협회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최종구 전 행장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최 전 행장은 지난 2017년 SGI서울보증보험에서 수출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지 4개월 만에 금융위원장에 임명돼 공직에 복귀했다. 후임이었던 은성수 전 행장은 2017년 9월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상임이사에서 수출입은행장에 임명된지 2년만에 금융위원장으로 영전했다.

수출입은행장이 연달아 금융위원장에 임명되자 방 전 행장도 금융위로 부임하는 게 아니냐는 예측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은 새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을 지명했다.

방 전 행장이 장관급인 국무총리실 국조실장에 임명되면서 ‘수출입은행장=장관 영전’ 공식이 유지됐다. 특히 방 전 행장이 김경수 경남지사 시절인 2018년 경남 경제혁신추진위원장을 맡은 바 있어 새 정부에서는 승진이 어려울 것이란 얘기가 많았기 때문에 이 공식에 대한 관심이 계속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금융권은 차기 행장으로 누가 오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역시 기재부 출신 인사가 내려올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인사 역시 기재부 고위관료가 대부분이다.

김철주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최희남 전 외교부 금융협력대사, 황건일 세계은행 상임이사 등이 물망에 오른다. 김 전 비서관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조지아주립대 재정학 석사를 받았다. 행시 29회로 기재부에서는 경제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최 전 대사는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전 비서관과 행시 동기로,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 국제경제관리관을 거쳐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황 이사는 연세대 경제학 학사, 서울대와 미국 오리건대 석사 학위를 받았다. 행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 국제경제관리관 등을 맡았다.

수출입은행 내부에서는 내부 출신 인사가 임명될 시기가 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같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에서는 내부 출신들이 은행장에 오른 사례가 수차례 나온 만큼 수출입은행도 내부 승진을 통해 사기를 북돋우고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기관으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은 ‘장관 등용문’이라는 인식이 확실하게 자리 잡으면서 은행장 가치가 과거보다 크게 상승했다”며 “기재부 산하기관인 만큼 차기 수출입은행장 역시 경제관료가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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