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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에 대한 IB의 자세 [thebell note]

이상원 기자공개 2022-06-23 13:55:03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1일 07: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따로 연락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공모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섭섭한 마음을 숨길 수는 없습니다." 얼마전 만난 한 기업 대표의 말이다.

지난해 실패에 이어 올해 두번째 상장 도전이었다. 이번에는 기필코 성공하기 위해 주관사도 대형사로 교체했다. 여러곳을 놓고 고민했지만 자신을 믿어보라는 IB 임원의 자신감 있는 모습에 신뢰를 보냈다.

주관사로 선정되자 해당 IB 임원은 수백명이 근무하는 자신의 사무실에 발행사 대표를 초대했다. 거대한 조직에 대표도 살짝 주눅이 들었다고 한다. 그만큼 성공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올랐다. 그 후 거래소 예비심사 과정에서 상장이 좌절됐다. 그럼에도 IB로부터 연락은 오지 않았다.

발행사와 IB의 좋지 않은 관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계속되는 변동성 확대로 기업공개(IPO) 시장이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다. 조단위 빅딜이 연달아 상장을 철회하며 IB들 역시 정신이 없다. 하지만 위로의 전화 한통이 그렇게 어려웠을까.

한 IB 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때 일수록 발행사와 IB 간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관계는 IB의 진정성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시장 상황이 좋을 때는 어떻게 해도 수요예측에 성공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변수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주관사는 밸류에이션 수정을 제안하기도 한다. 성공을 위해서는 시장 친화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그러나 평소에 꾸준한 소통없이 대뜸 공모가액을 낮추자고 한다면 발행사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무리하게 강행한다면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 주관사를 교체하는 이유는 대부분 이처럼 관계 형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제 국내 IPO 시장에서는 무조건 대형사가 좋다는 인식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한다. 올들어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이 소위 '빅3'를 제치고 리그테이블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담당자가 누구인지가 중요한 검토 사안이 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IPO는 평생 단 한번뿐인 이벤트다. 기업의 가치를 인정받고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제2의 도약을 꿈꾼다.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는 지난해 IPO를 앞두고 이를 '결혼'으로 비유했다.

이에 반해 IB에게는 수 많은 딜 중 하나일 수 있다. 공모 규모가 작다면 더더욱 그렇다. 위에서 언급한 대표의 아쉬움이 상장의 실패보다는 IB의 무관심에 있듯이 말이다. 불확실성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IB의 진정성 있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발행사와 IB가 함께 웃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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