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에스피 모기업 '금강공업', 삼미금속 M&A 우회 지원 CB 원리금 상환에 170억 출자, 50억 규모 채무 조정이익 효과
신상윤 기자공개 2022-06-21 10:09:26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7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박용 엔진밸브 스핀들 및 형단조 전문기업 '케이에스피(KSP)'가 경영난을 겪던 동종업계 경쟁사 '삼미금속'을 품에 안으면서 외형 확장의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현금 유출이 없는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통해 시너지를 넓힐 수 있게 됐다. 관건은 오래된 경영난으로 재무구조가 열악해진 삼미금속의 정상화다. 이런 가운데 전장열 회장 등 오너일가가 지배하는 케이에스피 모기업 '금강공업'이 삼미금속 인수를 우회 지원해 눈길이 쏠린다.코스닥 상장사 케이에스피는 오는 8월30일을 주식교환일로 삼미금속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다음달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를 골자로 한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승인받아 본격적인 절차를 밟는다. 케이에스피와 삼미금속은 교환비율 1대 0.2062721주다. 이를 통해 상장사인 케이에스피는 삼미금속 지분 100%를 인수하고, 삼미금속 주주들은 케이에스피 신주를 받는다.
삼미금속 최대주주(69.44%)는 KB인베스트먼트가 GP로 있는 '(합)코에프씨밸류업 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코에프씨밸류업)'다. 이번 거래로 코에프씨밸류업은 케이에스피 신주 309만4081주(7.61%)를 받는다. 그 외 삼미금속 주주는 1% 내외의 케이에스피 신주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코에프씨밸류업 등 일부 주주가 받은 케이에스피 신주 417만2833주는 1년의 보호예수가 설정될 예정이다.
케이에스피의 삼미금속 인수는 형단조 사업부문의 경쟁력 확보 차원이다. 1977년 4월 설립된 삼미금속은 지난해 매출액 534억원을 기록한 중견기업이다. 과거 삼미그룹 산하의 자동차 및 선박 부품기업이었으나 외환위기 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04년 삼호그룹에 편입돼 경쟁력을 회복했으나 모기업의 경영난 등으로 2012년 중순에 사모펀드에 넘어갔다. 당시 K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 등이 LP로 참여한 '코에프씨밸류업'을 통해 삼미금속 지배력을 확보했다.
문제는 최근 몇 년간 전방 산업 침체 등의 영향으로 경영난을 겪으며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다는 점이다. 최근 3년간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계속 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와 관련 삼미금속은 지난 4년 연속 순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누적된 적자 경영 등으로 부채비율은 264%에 달한다.
특히 1년 내 만기가 도래할 유동성 차입금도 754억원을 넘는다. 금융권 차입금뿐 아니라 상환해야 할 전환사채(CB)도 있다. 2012년 사모펀드에 인수됐을 당시 발행했던 CB다. 발행 당시 300억원이었던 CB는 이듬해 절반에 대한 전환권 행사가 이뤄졌고, 현재는 액면총액 150억원과 이자 등을 포함해 220억원 규모로 알려진다.
이에 삼미금속의 악화된 재무구조를 얼마나 빨리 개선하느냐가 케이에스피의 이번 인수합병(M&A) 시너지와도 직결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케이에스피는 우선 발등에 떨어진 차입금 문제부터 해결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코에프씨밸류업과는 이자를 포함한 CB 원리금 가운데 170억원만 상환하는 것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여기엔 케이에스피 모회사 '금강공업'이 조력자로 나섰다. 금강공업이 삼미금속이 발행할 17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에 투자해 코에프씨밸류업과의 채무 관계를 끊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금강공업은 강관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아울러 코에프씨밸류업도 나머지 50억원가량을 상환받지 않는 조건에 합의함으로써 양측이 삼미금속 경영정상화에 손을 모았다. 이는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전 회장을 필두로 오너 및 경영진의 결단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으로 관측되는 대목이다.
코에프씨밸류업에도 나쁘지 않은 조건으로 풀이된다. KB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코에프씨밸류업이 삼미금속을 인수한 시점은 2012년 중순이다. 올해로 벌써 10년이 넘은 것이다. 코에프씨밸류업이 한정된 기간에만 운용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이번 거래로 비상장 기업인 삼미금속이 아닌 시장성이 있는 케이에스피를 통해 엑시트 구조를 짤 수 있게 된 것이다.
케이에스피는 이번 거래로 사업적 측면뿐 아니라 재무적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우선 자본금의 증가 효과다. 삼미그룹 인수 과정에서 발행한 교환 신주는 자본금 증가 효과로 이어진다. 현재 181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은 삼미금속 인수 후 203억원 상당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여기에 케이에스피는 주주에 KB인베스트먼트가 GP이자 산업은행이 주요 LP인 '코에프씨밸류업'을 맞이하는 만큼 직간접적인 효과를 누릴 수도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에스피 관계자는 "모기업 금강공업이 삼미금속의 CB 차입금 일부를 갚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가 이번 인수와 맞물려 짜였다"며 "상환하지 않아도 되는 채무는 회계상 조정이익으로 반영돼 삼미금속 순이익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딜
-
- FI 지분 되사온 CJ올리브영, ‘승계 플랜’ 본격 가동하나
- KDB인베, '전기차 부품사' 네오오토·오토인더스트리 330억 투자
- SK렌터카 매각 성사, 수펙스 결단에 달렸다
- NH증권-하나은행, '한앤코의 사이노슈어 인수' 우군 나선다
- '동남아 대체투자 전문' 인디스캐피탈, 한국 시장 접점 넓힌다
- [Korean Paper]'흥행몰이' 광해공업공단, '윈도' 앞당긴 전략 주효했다
- [PE 포트폴리오 엿보기]'두 배 뛴 실적' 코팬글로벌 매각 원동력 됐다
- [PE 포트폴리오 엿보기]한화생명금융서비스, 미국 GA 성장 궤적 따라간다
- '시공 75위' 대우산업개발, 인가전 M&A 닻 올린다
- '기존 주주 반대' 기앤파트너스, 티오더 투자 결국 무산
신상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DL이앤씨 인사 격변]인적분할 4년차, '가이던스 달성 실패' 후폭풍 거셌다
- [DL이앤씨 인사 격변]감원 칼바람, 임원 10명 중 3명 짐 쌌다
- 김준년 삼목에스폼 회장, 주주갈등·회계오류 '모르쇠'
- 삼목에스폼, 10년만에 다시 불붙은 소액주주 갈등
- 동원개발, '대관식 못한' 오너 2세 장호익 부회장
- [건설산업 스몰캡 리포트]동원개발, 환기종목 지정됐다 해제된 까닭은
- 디벨로퍼 신영그룹, 오너 2세 입지 구축 본격화
- 'E&A' 전환 삼성엔지니어링, 대표 직속 '혁신센터' 신설
- SK에코플랜트, 신창호 SK PM부문장 이사회 합류
-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 상장사 경영 보폭 확대 '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