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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은 지금]'정도경영' 자리 잡았나①3년전 쇄신 위해 구성한 정도경영위원회 해산, 자신감으로 해석 가능

김위수 기자공개 2022-06-22 07: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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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은 이호진 전 회장의 출소 이후 정도경영위원회를 해산시켰다. 이는 별도 컨트롤타워 없이도 정도경영을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읽히기도 한다. 올바른 경영활동을 뜻하는 정도경영에 대한 해석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지금의 환경에서는 ESG 경영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더벨이 태광그룹의 정도경영 현황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0일 08: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그룹 정도경영위원회(정도경영위)는 오너 경영인의 불법 행위로 바람 잘 날이 없었던 태광을 다시 세우겠다는 의지의 상징이었다. 당시 'PD수첩 검사'로 이름을 날린 소신파 검사를 위원장으로 영입하며 강도 높은 쇄신을 예고했다.

그때로부터 3년 넘게 운영한 정도경영위를 더 이상 가동하지 않기로 한 것은 소임을 다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위원회의 기능이 아예 사라지지는 않았고 각기 다른 부서로 업무를 이관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유관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없어진 셈이다.

달리 보자면 위원회 해산은 더 이상 정도경영을 총괄할 별도의 기구가 필요치 않을 정도로 정도경영이 기업문화에 스며들었다는 태광그룹의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태광그룹이 정도경영위를 설립한 배경에는 이호진 전 회장의 구속이 있다. 2011년 횡령·배임, 법인세 포탈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이 전 회장은 2018년 12월 구속 수감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정도경영위를 통해 경영활동에 탈·위법 요소가 없는지 살펴보겠다는 게 태광그룹의 계획이었다. 단지 위법 여부를 감시하기 위한 기구라면 '정도경영'보다는 '준법경영'이 더 적합했다. 하지만 태광그룹이 위원회 명칭에 정도경영을 넣은 배경은 준법경영을 뛰어넘어 기업문화 전반을 개혁하기 위해서였다.

정도경영은 태광그룹의 창업주인 고 이임용 회장(사진)이 내세운 경영이념이기도 했다. 한자로 '바를 정(正)'과 '길 도(道)'를 쓰는 정도경영. 기업을 올바른 방법으로 경영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임용 회장의 평소 철학을 살펴보면 그가 추구한 정도경영이 무엇인지 보다 구체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그는 '나무는 숲과 함께 자라야 한다'는 생각으로 태광그룹을 운영했다. 여기서 나무는 기업, 숲은 사회를 뜻한다. 기업은 경영활동으로 성장하고, 기업의 성장이 사회발전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즉 준법·윤리경영,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 정도경영이었다.

기업을 운영하는 것 자체로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던 시기가 있었다. 태광그룹의 경우 전쟁 후 폐허와 다름없던 땅에서 섬유·화학 사업의 기반을 다지며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이끌었다. 기업의 일자리 창출도 사회에 필요한 일이었다. 즉 법적인 테두리에서 윤리적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사회공헌을 하는 것으로 정도경영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며 기업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의 역할이 수익을 내고 경제성장을 이끄는 데 집중됐다면, 이제는 수익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사회에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또 제품의 생산과정과 판매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까지 내다봐야 한다. 정도경영의 근본적인 의미는 이임용 회장이 태광을 경영하던 시절과 같지만, 시대와 환경의 변화로 정도경영이 발현되는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살펴봤을 때 정도경영은 최근 경영계를 휩쓴 트렌드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과 상통하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투명한 지배구조를 바탕으로 환경과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인 ESG 경영은 윤리경영으로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정도경영과 비슷한 점이 있다.

태광그룹은 3년 전 전면적인 쇄신을 위해 고 이임용 회장의 경영철학인 정도경영을 꺼내들었다. 정도경영은 다시 자리를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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