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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지원책도 '피봇'이 필요하다 [thebell note]

이종혜 기자공개 2022-06-21 07:57:11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0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심축을 유지한 상태로 회전하는 '피봇'(Pivot). 가장 잘 활용한 전설적인 농구선수가 하킴 올라주원이다. 나이지리아 태생인 그는 큰 키와 뛰어난 성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힘을 늘리는 방법 대신 '피봇'기술을 업그레이드시켜 경쟁력을 쌓았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역으로 이용해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테크닉을 구사했다. 자신만의 피봇 기술을 50여개 가량 구사했다.

스타트업에게도 핵심 성장전략인 피봇은 최근 더 절실해지고 있다. "매주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어요." 펀딩 중인 스타트업 대표들은 VC의 자금이 매주 인색해져가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도 이제 고평가 스탠스를 버리고 냉혹한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에 이윤부터 개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증시가 하강국면에 진입하면서 벤처생태계에는 피아식별이 무색해졌다. 자본의 증발로 공고할 줄만 알았던 성장 파트너인 이해관계자들은 각자도생을 위해 상호비판이 난무하기도 한다. 기업가치만 1등으로 만든 주범(?)인 심사역들은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물론 시장 분위기를 체감하지 못하는 섹터도 있다. 크립토(암호화폐)분야는 선호 투자자 순위가 뒤집힌 지 오래다. 개인투자자, 게임 분야 대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가 각광을 받는다. VC는 3순위로 밀려난 지 오래다. 때문에 현재의 시장 상황과 무관한 듯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스타트업과 VC들은 생존을 고민하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 취임 후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대기업 위주의 지원정책만 쏟아져나온다. 한 대형 VC 대표는 "스타트업은 산업 구성원으로서 소외돼있고 규제완화 논의에서도 마찬가지다. 또 양극화를 만들어내는 정책이 나올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산업 육성 측면에서 '정책'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간 한국에서 벤처 정책은 산업육성보다는, 구조개혁과 벤처기업 육성을 결합하며 한계가 있었다. 벤처기업은 IMF 위기 이후 재벌기업을 대체할 주역이자 청년실업 문제를 타개할 수단이었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스타트업은 고용증가율을 3배 높였다는 점만 강조된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신(新)산업을 재편해가는 스타트업을 위한 정책적 피봇이 필요하다. 윤 정부 등장 후 벤처생태계향 정책은 각론없이 '민간 중심 성장'이라는 총론만 존재한다. 시스템반도체 등 소·부·장을 비롯해 플랫폼, 콘텐츠 등 롱텀 산업 육성적 관점에서 정책 논의가 필요하다. 미국, 프랑스 등은 경제적 혼란에 오히려 테크 산업 지원을 강화했다. 그 결과 테크 글로벌기업이 탄생했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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